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임대료를 5%까지만 증액할 수 있다는 점,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데요. 전세 시세가 급등하는 지역에 집을 소유한 임대인들은 이 제도를 부당하다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의견이 어떠하건 간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대다수의 임대인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인정하고, 2년간의 계약 연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임대인의 경우, 5% 이상 전세금을 올려볼 요량으로 세입자의 갱신청구권을 거절하고 새로운 임차인을 들일 궁리를 하게 됩니다. 이때 임대인들이 주장할 수 있는 유일한 사유가 바로 '임대인이 실거주하겠다'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임대인이 자신이 실제로 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다음, 제3자에게 임대를 하자, 임차인이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명 : 손해배상(기)
의뢰인은 2020년경, 임대인과 서울 송파구 소재의 한 아파트에 대해 임대차보증금을 10억 원으로 정해 전세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로부터 약 2년 뒤인 2022. 1.경, 임대인은 의뢰인에게 '내가 실거주해야 하니 이사를 해라'라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갱신을 포기하고 인근의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의뢰인이 이사를 한 때로부터 약 3달 뒤,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를 놓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의뢰인이 소송을 제기하자, 피고는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먹이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신도 전세를 살고 있었는데, 그 집의 집주인이 재계약을 못해주겠다고 해서 이 사건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 했는데, 그 집의 집주인의 갑자기 마음을 바꿔 재계약을 해주겠다고 했다.
때마침 몸도 아픈데 이사를 안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이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니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될 정당한 사유가 있다.
결국 이 소송에서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것인지, 임대인이 주장하는 사유가 제3자에게 임대를 할만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때 실거주하겠다던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를 할만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려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사유"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고, 그와 같은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임대인이 증거를 들어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에 이 소송에서는 아래와 같은 사유를 집중적으로 반박하였습니다.
임대인이 종전에 살던 전셋집의 재계약 시기는 이 사건에서 갱신을 거절하는 시기와 일치하지 않는다.
임대인이 살던 전셋집의 집주인이 재계약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 대해 아무런 증거가 없다.
임대인은 이사를 못할 만큼 몸이 아프지도 않다.
임대인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므로,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결 결과 : 세입자 승소
위와 같이 치열하게 다툰 결과, 법원은 임대인에게는 자신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한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세입자(의뢰인)이 승소하였습니다. 이후 임대인은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마찬가지로 세입자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임대인의 거짓말, 법정에 가면 다 들통나게 되어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된 것은 2020년의 일입니다. 저는 2020년경부터 수많은 임차인을 대리하여 임대인을 상대로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왔는데요.
그 많은 소송을 진행하며 제가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쉽게 굴복하는 임대인은 없습니다. 임대인은 항상 자신이 실거주하지 않은 데에 대한 이유가 있습니다.
임대인은 온갖 집안 사정을 들먹이며 강력하게 다툽니다. 임대인은 소송에서 자신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부모나 자식의 사정을 들먹이거나, 본인의 건강상태를 들먹이는 등 다양한 핑계를 댑니다.
임대인의 거짓말은 결국 들통납니다. 임대인이 주장하는 사유들은 실거주하지 못한 것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사유이거나, 증거 없이 주장만 늘어놓는 사유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소송 과정에서 증거를 파고들다 보면 임대인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점이 들통나기 마련입니다.
판사도, 변호사도, 임차인도 결코 바보가 아닙니다. 임대인이 주장하는 거짓말은 눈가리고 아웅 하는 수준의 얕은 거짓말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판사도, 변호사도, 임차인도 그 얕은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실거주하겠다던 임대인이 실거주하기는커녕 제3자에게 세를 놓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시기 바랍니다. 진실은 결국 밝혀지기 마련이니까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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