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체 임대차기간을 통틀어 단 1회만 행사 가능
보증금과 월세는 5% 한도 내에서 인상 가능
그런데 일부 임대인들은 계약은 갱신하되 5% 이상의 인상을 고집하여 임차인을 곤란에 빠뜨리곤 합니다. 이럴 때 임차인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요?
오늘은 주택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5% 이상의 인상을 고집할 때 세입자가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갱신거절 사유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임대인이 무조건 갱신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차인은 자신이 아래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지 먼저 잘 알아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임차인이 2기의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임대인이 정말로 실거주하려고 보이는 경우 등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이 5% 이상의 차임 증액을 요구하는 데에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위 사유들이 없는지를 반드시 체크하여야 합니다.
이 포스트는 위에서 살펴본 갱신거절 사유가 없다는 전제 하에 작성되었습니다.
연장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계약은 갱신됩니다.
앞에서 살펴본 사유 중 어떤 것에도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계약을 갱신하면서 5% 이상의 차임 증액을 요구할 경우, 임차인은 굳이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이때 임차인 입장에서는 "새로 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쫓겨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는데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순간 계약은 이미 연장되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아래와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연장된 기간 : 2년
조건 :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
차임과 보증금 : 5% 이상 증액 불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② 임차인은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③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본다. 다만, 차임과 보증금은 제7조의 범위에서 증감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서 정한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바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형성권입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8. 25. 선고 2021가단204490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3. 11. 선고 2020가단569230 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1가단105843 판결 등).
따라서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순간 연장계약서를 쓰건, 쓰지 않건 간에 계약은 당연히 연장됩니다.
그러므로 임대인이 5% 이상의 증액을 요구하며 연장 계약서 작성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임차인은 이에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응하지 않더라도 계약은 갱신되므로, 임차인이 쫓겨날 일은 없습니다. 임차인은 5% 인상분만 임대인에게 지급하고, 계약 갱신을 계속해서 주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연장계약서를 이미 썼더라도, 임차인은 5% 이상 증액한다는 약정이 무효라고 주장하면 됩니다.
임차인이 분명히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의 무리한 요구로 인해 5% 이상 증액을 한다는 내용의 연장계약서를 쓰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위반된 약정을 하였더라도, 그것이 임차인에게 불리한 경우에는 무효이기 때문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강행규정)
이 법에 위반된 약정(約定)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5%를 초과하는 부분만큼은 무효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만약 이미 5% 이상을 지급하였다면, 임대인은 그 초과분을 임차인에게 반환하여야 합니다.
※ 아래 판례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차임 증액에 관한 것입니다만, 주택임대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대법원 2014. 4. 30. 선고 2013다35115 판결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2009. 1. 30. 법률 제93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의 입법 목적, 차임의 증감청구권에 관한 규정의 체계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증액비율을 초과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차임에 관한 약정은 증액비율을 초과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임차인은 초과 지급된 차임에 대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구할 수 있다.
실제로 임차인이 5% 이상 증액분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한 사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의한 임대차 갱신
이 사건의 임차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였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5%를 초과하는 차임 인상
임대인은 기존 보증금 4억 7천만 원을 2억 원 인상하여 6억 7천만 원으로 전세 보증금을 인상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임차인은 어쩔 수 없이 임대인이 요구하는대로 전세보증금을 2억 원 인상하여 지급하였습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
본래 이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으므로, 임대인은 보증금을 5%만 인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대인은 이를 훨씬 초과하여 보증금을 인상하였죠.
기존 전세보증금 : 4억 7천만 원
5% 인상 한도 : 4억 9,350만 원
이 사건에서 인상한 전세보증금 : 6억 7천만 원
5% 초과분 : 1억 7,650만 원
이에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5%를 초과하는 금액인 1억 7,65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고등법원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써 체결된 임대차계약에 포함된 보증금 수수에 관한 약정 중 주택임대차법 제7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증액 한도를 넘는 보증금을 수수하기로 하는 부분은 무효이고, 그 임대차계약의 임차인으로서는 임대인에게 지급한 보증금 중 주택임대차법 제7조 제2항 본문에서 정한 증액 한도를 넘는 보증금 상당액에 대해서 부당이득으로서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봄이 옳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5% 초과분인 1억 7650만원을 반환하라"라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위반하여 5% 이상의 인상을 요구하던 임대인의 갑질을 철저히 무력화시킨 것이지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5% 이상의 증액을 요구할 때 임차인이 어떤 대응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주의하실 점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 하에 재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임차인은 5% 이상의 증액분에 대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는 점입니다.
* 물론 이 경우,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그대로 남아있게 되므로 추후에 다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기는 합니다.
그러므로 임대인의 강압으로 5%를 초과하여 차임을 인상하게 되었다면 반드시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갱신하는 계약"이라는 점에 대한 증거를 잘 수집하셔서 임대인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요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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