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임대차3법이 시행됨에 따라 세입자는 1회에 한해 집주인에게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계약 갱신을 요구받은 집주인은 자신이 실제로 거주하겠다는 등의 예외적인 사유가 없는 한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그런데 간혹 집주인이 지금의 세입자를 내쫓고 더 높은 금액으로 다음 세입자를 들일 요량으로, 일단 자신이 실거주하겠다고 말해서 임차인의 갱신권을 거절한 다음, 일시적으로 실거주하다가 얼마 후 제3자에게 임대를 놓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이렇듯 집주인이 진정한 실거주 의사 없이 눈속임 용도로 실거주를 한 경우, 세입자는 집주인을 상대로 부당한 계약갱신 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수행한 사례로서, 집주인이 일시적으로 실거주를 하다가 2년이 지나기 전에 제3자에게 임대를 놓은 데에 대해 세입자가 임대차 3법 갱신권 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받아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명 : 손해배상(기)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
의뢰인은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아파트의 전세 임차인입니다.
전세계약 만기를 5개월 앞둔 어느 날, 집주인은 의뢰인에게 전화를 걸어 '만기가 되면 내가 실거주할테니 이사를 해라'라는 뜻을 밝혀 왔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만기에 맞추어 인근의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임대인의 일시적인 실거주
의뢰인이 이사를 마치고 얼마 후, 임대인은 인테리어를 마치고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했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6개월 간 이 사건 건물에 임대인이 실거주했습니다.
(의뢰인은 임대인이 실거주하였는지까지는 알지 못하다가, 소송 진행 과정에서야 임대인의 실거주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기간 실거주 후 제3자에게 임대
그로부터 또다시 몇 개월이 흐른 뒤, 의뢰인은 잘못 온 택배를 찾으러 이 사건 건물을 방문했다가 집주인이 아닌 제3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길로 의뢰인은 주민센터를 찾아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발급받아 보았는데요.
집주인이 전세금 액을 높여 제3자에게 임대를 하였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확인했습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이에 의뢰인은 법률사무소 아란을 찾아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의뢰하셨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임대차 3법 갱신권 규정에 따라, 임대인이 실거주 사유를 들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한 경우, 임대인은 그로부터 2년간 제3자에게 다시 임대를 해서는 안됩니다.
만약 이를 어기고 제3자에게 임대를 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단, 임대인이 제3자에게 세를 놓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던 경우라면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됩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소송전략 : 임대인에게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
이 사건에서 임대인(피고)은 갱신거절 이후 자신이 실거주를 하였는데, 이후 갑자기 사업이 망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도저히 직접 살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임대를 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아래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 사건 건물은 서울 서초구 소재의 아파트로서 매매 시세가 30억이 넘고, 원고의 전세 보증금도 10억이 넘는다. 피고는 대출 하나 없이 원고의 이 사건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대출 하나 없이 원고의 전세 보증금을 반환하였다. 즉 피고가 경제적으로 곤궁하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제3자에게 임대한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는 '갱신거절 이후' 예측 불가능한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런데 피고의 폐업은 갱신거절일로부터 훨씬 전에 발생한 사정이지 갱신거절 이후에 발생한 사정이 아니다.
피고는 갑자기 대출금리가 인상되어 자신의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기에 제3자에게 임대를 놓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대출금리 인상 역시 갱신거절 이전부터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사정이다.
법원의 판단 : 정당한 사유 없다. 임차인에게 손해배상하라
법원은 저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피고는 임대차 3법에 따른 임대인의 실거주 요건을 일정 기간이나마 충족한 후 시세에 맞추어 높은 금액의 보증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신규 계약을 체결하려는 의도로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 이유를 밝혔죠.
그 결과, 의뢰인은 임대인으로부터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임대인이 일시적으로나마 실거주를 한 경우라면, 소송의 난이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임대인이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임대차 3법에서 정한 임차인의 갱신권을 거절한 사건의 경우, 임대인이 조금도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세를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경우, 결과적으로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부에 "처음부터 임대인에게 실거주 의사가 없었구나"라는 심증을 주는 것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반면에 이 사건과 같이 임대인이 작정하고 임대차 3법에서 정한 임차인의 갱신권을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일시적으로나마 실거주를 한 경우,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의 난이도는 수직상승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임차인은 임대인이 임대차 3법을 잠탈할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실거주를 가장했다는 점까지 밝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 사건 소송에서도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였다는 점 때문에 소송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었던 것은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던 의뢰인의 신뢰
그 신뢰에 보답하려 했던 변호사로서의 노력
그리고 사건의 겉만 보지 않고 숨은 진실까지 파악하려 했던 재판부의 혜안
이라는 3가지 요소가 잘 갖추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사례에서 보신 것과 같이 법은 결국 억울한 사람의 편에 섭니다. 그러므로 임대인의 허위 실거주로 임대차 3법에 따른 갱신권을 거절당했다면,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그 억울함을 달래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관련 포스팅 함께 보기]
임대차3법 실거주 손해배상청구 소송 승소 사례 | 로톡
허위 실거주, 지연이자 청구로 하루 만에 손해배상을 받아낸 사례 | 로톡
계약갱신청구권, 1심 패소 뒤집고 2심에서 임차인이 승소한 사례 | 로톡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