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한 경우, 점유는 누구에게?
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한 경우, 점유는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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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한 경우, 점유는 누구에게? 

최아란 변호사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전세 계약의 경우, 전세금의 액수가 크다 보니 종전 임차인의 퇴거와 후속 임차인의 입주가 같은 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임대인이 후속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지급받아 그 돈을 종전 임차인에게 지급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대다수의 임대차계약에서는 이삿날 별 문제 없이 임차인 교체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간혹 임대인이 후속 임차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종전 임차인에게 지급하지 않아 임차인 간에 분쟁이 발생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한 경우, 종전 임차인과 후속 임차인 중 누가 건물을 점유할 권리가 있을까요?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한 법리와 함께 실제 사건의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요약]

  1. 기본적으로 종전 임차인의 점유에 속합니다.

  2. 종전 임차인이 이미 인도를 했다면, 후속 임차인의 점유에 속합니다.

  3. 입주청소, 도배 등을 위해 비밀번호를 알려준 경우에는 종전 임차인의 점유에 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실제 사건의 판례에서도 종전 임차인의 점유로 판단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종전 임차인의 점유에 속합니다.

임차인의 건물인도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습니다.

따라서 종전 임차인은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이사를 하지 않고 계속해서 점유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후속 임차인이 제아무리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지급하였다 할지라도, 후속임차인이 임대인에게 '건물을 인도해라'라고 주장할 수는 있을지언정 종전 임차인에게 '내가 전세보증금을 냈으니 나가라'라고 주장할 권리까지는 없습니다.

한 마디로 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하여 종전 임차인이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했다면, 종전 임차인이 건물을 계속해서 점유할 권리가 있습니다.

종전 임차인이 이미 인도를 했다면, 후속 임차인의 점유에 속합니다.

그런데 간혹 종전 임차인이 건물을 먼저 인도하고, 그 이후에 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종전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점유를 이전한 순간 점유를 상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그때부터는 종전 임차인의 점유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종전 임차인이 먼저 인도를 한 다음, 후속 임차인이 인도를 받아 점유를 시작하였다면, 그때부터는 후속 임차인의 점유에 속합니다.

종전 임차인은 후속 임차인에게 '내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으니 집이라도 돌려달라'라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입주청소, 도배 등을 위해 비밀번호를 알려준 경우에는 기존 임차인의 점유에 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일부 사건에서는 종전 임차인이 완전히 인도를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도를 안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후속 임차인이 입주 청소나 도배 등을 하기 위해 먼저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종전 임차인이 이에 응하여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임대인이 전세금을 먹튀하게 되면 후속 임차인과 종전 임차인 사이에서 점유를 둘러싸고 큰 갈등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점유를 확보하는 자는 최악의 경우 전셋집을 경매에 붙여 전세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점유를 확보하지 못하는 자는 최악의 경우 전세금 전액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종전 임차인이 후속 임차인의 입주청소나 도배 등을 위해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후속임차인에게 점유를 이전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즉, 기존 임차인의 점유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종전 임차인이 후속 임차인의 내부 점검과 입주청소를 위해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는데 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한 사건에서, 법원이 기존 임차인의 점유에 속한다고 판단한 판결을 살펴볼까요?

사건명 :
점유권확인(본소)
점유회복의 소(반소)
청주지방법원 2025. 1. 21. 선고 2024가단58***, 2024가단68*** 판결

사실관계

이 사건에서 후속 임차인이 이사를 들어오기로 한 날은 2023. 12. 11.입니다.

2023. 12. 10.

종전 임차인은 관리비를 정산하고 짐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경 공인중개사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었습니다.

2023. 12. 11.

다음 날, 후속임차인은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모두 송금한 다음 공인중개사로부터 비밀번호를 전달받아 내부상태를 확인·점검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날 임대인이 후속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전세금을 종전 임차인에게 반환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자 종전 임차인은 이날 전셋집으로 들어가 현관문 비밀번호를 변경하였습니다.

2023. 12. 12.

후속 임차인의 의뢰를 받은 에어컨 설치기사가 현장에 방문하였는데,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어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후속 임차인은 열쇠공을 불러 현관문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이사를 강행하여 계속해서 점유하였습니다.

후속 임차인과 종전 임차인 사이의 소송

이후 후속 임차인은 종전 임차인을 상대로 '이 집의 점유자는 나다'라는 사실을 확인해달라는 점유권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종전 임차인은 '후속 임차인이 불법으로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이 사건 주택에 들어가 내 점유를 침탈하였다. 그러니 인도해달라'라며 점유회수의 소를 반소로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는 종전 임차인과 후속 임차인 중 누가 이 사건 주택을 점유한다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관련한 대법원 판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택의 인도'는 임차목적물인 '주택에 대한 점유의 이전'을 말한다(대법원 2017. 8. 29. 선고 2017다212194 판결 등 참조). 점유자가 점유의 침탈을 당한 때에는 그 물건의 반환 등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점유회수의 청구에 있어서는 점유를 침탈당하였다고 주장하는 당시에 점유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만을 살피면 된다(민법 제204조 제1항). 여기서 점유란 '물건이 사회통념상 그 사람의 사실적 지배에 속한다고 보여지는 객관적 관계에 있는 것'을 말하고, 사실상의 지배가 있다고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물건을 물리적·현실적으로 지배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과 사람과의 시간적·공간적 관계와 본권관계, 타인지배의 배제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관념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9다202795, 202801 판결 등 참조).

법원의 판단 : 종전 임차인의 점유다

법원은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어 기존 임차인이 임대인 또는 후속 임차인에게 주택을 인도한 적이 없다며, 여전히 기존 임차인의 점유에 속한다고 보았습니다.

  • 보증금 반환과 인도는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보증금을 반환받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비를 정산하고 다른 곳으로 짐을 모두 옮겼다는 사실만으로 임차목적물을 인도할 의사가 있거나 인도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 새로운 임차인이 임차주택의 상태 확인 및 청소 등 이사준비를 위해 입주전에 미리 임차주택을 방문·점검하고, 기존 임차인이 이에 협조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이 사건에서도 후속 임차인은 이사 준비 등의 목적으로 이 사건 주택을 방문한 것이다.

  • 후속 임차인은 주택의 내부상태를 확인했을 뿐 비밀번호를 변경하거나 자신의 짐을 옮겨두지도 않았다. 비밀번호는 여전히 종전 임차인의 지배 하에 있었고, 실제로 종전 임차인이 이를 변경했다.

  • 후속 임차인이 임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여 피해자로 인정되었다는 것은 후속 임차인이 점유권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결국 법원은 후속 임차인이 종전 임차인에게 점유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피해자들끼리의 싸움, 승소하지 못하면 더 큰 피해자가 됩니다.

사실 임대인이 이삿날 전세금을 먹튀했다면, 이 사건의 가해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임대인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러한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종전 임차인과 후속 임차인 사이에서 소송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점유를 확보해야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고, 대항력을 취득하면 그나마 전세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유를 확보하지 못한 임차인 쪽은 대항력을 얻을 수 없고, 이 경우 오로지 임대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받아내야만 하는데, 임대인이 전세금을 먹튀할 정도면 사실상 남은 재산이 없어 전세금을 회수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삿날 아래의 사항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 전세금을 받기 전에는 어떤 이유에서건 건물을 인도해서는 안됩니다.

  • 입주청소나 도배, 내부점검 등의 이유로 후속 임차인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준 적이 있다면 당장 비밀번호를 바꿔야 합니다.

  • 당연히 전입신고도 옮겨서는 안됩니다.

  • 만에 하나 후속 임차인이 점유를 강행한다면, 당장 점유회수의 소를 제기하여 점유를 회복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종전 임차인의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부동산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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