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혼인신고로 법적인 관계를 맺습니다. 반대로 이혼으로 그 관계를 끊을 때도 법적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런데 부부 일방만 이혼을 원하면 어떻게 할까요.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둘 관계가 다시 남남이 될 수 있을까요.
이런 경우 이혼을 하기 위해선 소송을 해야 합니다. 양측 의사가 엇갈리기 때문에 법원 판단을 받아 결정하는 것이죠.
다만 소송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은 법에 규정된 내용에 따라 엄격하게 이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재판상 이혼은 어떤 경우여야 가능할까요. 구체적인 사례로 하나씩 짚어봤습니다.
목차
결심이 섰다면? 이혼을 하는 방법 두 가지
이혼의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부부가 이혼에 합의한 경우 협의 이혼을 할 수 있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땐 재판상 이혼을 거쳐야 합니다.
서로 합의하에 정리하는, 협의 이혼
협의 이혼은 부부가 이혼에 합의하면 가능합니다. '어떤 사유(성격 차이 등)'로 이혼하게 됐는지는 묻지 않습니다. 위자료, 재산분할, 그리고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양육⋅친권에 관해 두 사람이 서로 합의하면 됩니다. 협의 이혼과 관련 더 자세한 내용은 [‘협의이혼하는 법’ 총정리]에서 알아볼 수 있습니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재판 이혼
두 사람이 합의하에 이혼하지 못하면 소송을 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때 민법 제840조에서 규정한 6가지 이혼 사유에 해당해야 가정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재판상 이혼 사유:
-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이혼소송 대응 및 방법원문보기
남편이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혼 의사가 없다고 거절했더니 이혼 소송을 하겠다고 합니다. 남편이 정말 소송을 진행하면 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최민형 변호사
법무법인 에이시스
재판 이혼은 상대 배우자에게 민법 제840조의 사유가 있을 경우 청구하는 것입니다. 아내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남편이 주장하는 이혼 사유가 민법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혼인을 유지해나가고 싶다는 것을 주장해야 합니다.
최안률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남편의 이혼 청구에 민법상 이혼 사유가 있는지 확인부터 하십시오. 해당 사유가 없다면 이혼 청구 기각을 주장해야 합니다.
법에서 정한 이혼이 가능한 6가지 경우
위에서 말했듯, 민법에 규정된 6가지의 경우에 해당 해야 이혼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상대방에게 혼인 생활이 어긋나게 된 뚜렷한 책임이 없는 경우엔 재판 이혼이 성립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각 사유에 규정된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나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은 어떤 의미일까요. 상황별 사례들을 를 통해 그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①)
배우자의 부정행위란 부부 중 한쪽이 본인의 의지로 성적 순결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 '부정행위'를 이유로 재판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순결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는 반드시 성관계의 유무만으로 판단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법원은 부부의 정조의무(貞操義務)는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으로 보고, 그 행위가 부정행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평가되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2므68 판결).
그렇다면, 외도를 근거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주장하려면 언제, 어떤 증거 등을 준비해야 할까요? 또 배우자의 외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니, 위자료를 달라고 할 수도 있을까요?
상간녀와 바람 피운 남편을 상대로 소송하고 싶습니다.원문보기
최근 남편이 회사 사람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둘이 같이 찍은 사진과 카카오톡 메시지도 증거로 갖고 있습니다. 이혼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최진혁 변호사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
민법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재판 이혼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부정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아내 불륜으로 인한 이혼 소송원문보기
불륜을 저지른 아내와 상간남을 상대로 소송을 하려고 합니다. 상간남이 아내가 유부녀인 점을 알고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자백했으며 이를 녹음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 재판 이혼이 가능할지, 위자료 등을 주장할 수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황수호 변호사
법률사무소 로플
재판상 이혼 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재판 이혼을 통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 양육권, 양육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혼 소송과 별도로 상간남을 상대로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를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동규 변호사
법무법인 대진
상간남이 부정행위를 시인했고 유부녀인 사실을 알았다는 내용을 녹음했다면 그 자체로 불륜 증거자료가 됩니다. 재판 이혼을 하면서 아내에게 재산분할, 위자료 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을 통해 상간남에게 위자료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자료는 부정행위 기간과 성교 횟수 등 부정행위의 정도, 상간자와의 부정행위로 인한 부부관계 파탄 여부에 따라 그 금액이 결정됩니다.
구체적인 이혼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경우와 위자료 예상 금액 등은 [이혼 위자료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들!]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악의로 배우자를 유기했을 때(②)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에 대한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민법상 이혼 사유 중 하나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들이 여기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가출도 유책사유될까?원문보기
부부간 갈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가출을 하여 민법상 부부의 의무인 동거, 부양, 협조의 의무를 저버린다면 유책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부간 불화가 지속되어 일방적으로 남편이 가출한 뒤 어린 자녀들의 양육비와 생활비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면 이는 남편의 유책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고 불륜이 의심되어 이혼하려고 합니다.원문보기
남편이 결혼 초기부터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제가 벌어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집안일은 뒷전이고 오히려 불륜이 의심되는 행동을 합니다. 만약 소송을 한다면, 이혼이 가능할까요?
권민경 변호사
권민경 법률사무소
배우자가 가정을 소홀히 하고 생활비도 주지 않고 집에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 것이 혼인생활을 계속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로 판단이 됩니다. 따라서 재판상 이혼청구가 가능합니다.
자신(③)이나 자신의 직계존속(④)이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때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배우자나 그 부모 등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도 재판 이혼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배우자의 부모 등 직계존속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당한 대우'란 육체적 학대 뿐만 아니라 정신적 학대 등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그 정도는 혼인 생활의 계속이 고통스러울 정도여야, 법에서 정한 '심히 부당한 대우'로 볼 수 있습니다.
과연 그 '부당한 대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이혼하고 싶습니다원문보기
남편은 결혼생활 내내 불륜을 저지르고,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모진 말을 내뱉거나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런 탓에 저는 항상 불안한 감정을 안고 살았습니다. 남편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소송이라도 하여 이혼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동규 변호사
법무법인 대진
과거 남편의 유책으로 인해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남편의 진심어린 반성의 태도 또한 찾기 어려워 보이므로 질문자님의 혼인관계는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보입니다.
결혼 3개월 차 이혼하려 합니다원문보기
결혼 직후 게임만 하는 아내 때문에 이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사건건 부부관계에 개입하는 장모님과 장모님 말이 우선인 아내를 더 이상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이혼하기 싫다고 합니다. 재판 이혼을 하면 이혼이 가능할까요?
김형민 변호사
법무법인 태일
장모로부터 지속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데도 아내가 이를 중재하지 않거나 오히려 장모 편을 들어 불화를 키웠고, 그 정도가 심하다면 '배우자 및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사유로 이혼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부부가 불화로 인해 다소 소원한 관계가 됐더라도 상대 배우자가 혼인관계 유지를 원하면 이혼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혼인관계가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모의 개입 등으로 부부갈등이 심화돼 혼인이 파탄났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혼소송 시 이혼사유가 궁금합니다원문보기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남편은 제게 정서적인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가정보다 시부모님이 우선이어서, 저와 시부모님이 갈등을 겪을 때 중재도 해주지 않았습니다. 육아나 집안일도 온전히 제 몫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재판상 이혼을 할 수 있을지, 이혼 사유를 여러 개 선택해 소송을 해도 될지 궁금합니다.
정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기세
우선 남편이 정신과에 다니고 있고 그로 인해 정서적으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것 정도로는 이혼 사유가 되기 부족합니다. 시부모를 더 챙긴다는 것만으로도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시부모가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선 부당한 대우를 했거나, 남편이 아내와 시부모의 갈등을 중재하지 않아 혼인관계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면, 이혼이 가능합니다.
이혼 사유는 가장 중대한 이혼 사유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광덕 변호사
법률사무소 신조
남편의 정신 병력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되기보다 그로 인해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점은 유책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시부모와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이혼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혼 사유는 다수를 택할 수 있고,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시어머니 고소 가능할까요?원문보기
결혼 전 남편의 만류로 과거 이혼한 사실을 시어머니에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사실을 알게 된 시어머니가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며 수시로 폭언과 협박을 합니다. 저는 시어머니에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김춘희 변호사
법무법인 다산
시어머니의 폭언으로 인해 남편과 이혼을 고려한다면, '배우자의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사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시어머니의 폭언과 협박 등은 형사상 협박죄가 될 수 있고, 민사상 위자료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관련 증거를 확보해 시어머니를 상대로 접근금지가처분 신청도 가능합니다.
이혼 소송 진행하고 싶습니다원문보기
평소 폭언이 잦던 아내가 저희 부모님에게 갑자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말을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후 장인 어른은 아내 말만 듣고 제 부모님에게 인격적으로 깎아내리는 문자까지 보냈더군요. 이 경우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나요?
박성현 변호사
법률사무소 유 (唯) 대표변호사
재판상 이혼 사유인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불분명할 때(⑤)
배우자와 연락이 끊겨 수년간 생사를 모를 때도 이혼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대 배우자 없이 소송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가출한 배우자와 이혼을 고려 중이라면, 공시송달 이혼원문보기
배우자가 장기간 가출하여 부부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경우, 이는 이혼 소송에서 유책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 법적으로 공시송달제도를 이용하여 이혼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시송달은 상대방의 거주지나 근무지를 알 수 없을때 법원이 공적인 매체를 통해 서류를 공시하는 제도입니다. 이 공시를 통해 소송 서류가 전달되었다고 간주하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⑥)
앞서 언급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이혼 청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어떤 경우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성격 차이로 인한 이혼원문보기
배우자의 집착과 의심, 음주운전, 화나면 자해하려는 행동 등 성격 차이 때문에 이혼하고 싶습니다. 이런 사유로도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주명호 변호사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
집착과 의심 등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외도를 했습니다원문보기
제가 외도한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됐습니다. 핑계로 들릴 수 있지만, 남편의 폭행과 폭언으로 힘들어하던 중 만난 남성이었습니다. 폭행 당한 사진과 진단서도 있습니다. 사실 남편은 거부하지만 이혼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외도를 한 유책배우자인 제가 이혼 소송을 할 수 있을까요?
김장천 변호사
유승 종합법률사무소
아내의 부정행위가 있었지만, 그 전에 남편의 폭언, 폭행 등으로 인해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가 존재한다는 내용으로 이혼 소송을 할 수 있습니다. 폭행 사진, 진단서 등을 증거로 이혼 소송을 청구하면 되겠습니다.
처와 처가가 계속 속이는데 이혼사유가 되나요원문보기
아내가 저 몰래 땅을 산 일이 들통났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장인, 장모가 그 땅에서 집을 짓고 살고 있고 아내가 땅을 담보로 수억원을 대출받은 점은 숨겼더군요. 처가식구들과 함께 말입니다. 이제 아내와 이혼하고 땅 매입 등에 들어간 재산까지 분할 받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김현중 변호사
리라법률사무소
배우자를 속이고 혼인공동생활에 기여한 재산을 지속적으로 처분하는 경우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아내의 경우 이 사유에 해당할 여지가 높으며, 남편의 재판상 이혼 청구가 가능해 보입니다.
남편의 기여도가 있는 재산으로 아내가 부동산 매입 등을 한 것이라면, 당연히 이에 대한 재산분할청구도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도박중독이예요원문보기
남편은 4년간 도박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박 때문에 빚도 지는 바람에 제가 일부를 대신 갚아주기도 했습니다. "다시 도박하면 부동산 등은 아내가 갖는다"는 내용의 각서도 썼지만 그때뿐이었습니다. 이혼할 수 있을까요?
노경희 변호사
노경희 법률사무소
재판상 이혼사유가 충분합니다. 다만 남편이 작성한 각서는 이혼 소송 시 도박에 대한 증거 자료가 될 뿐입니다.
유책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이렇듯 법에 정해진 사유만을 가지고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데요. 여기서, 하나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법원은 혼인이 깨지게 된 대해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는 이혼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유책주의(有責主義)입니다. 예를 들어, 부정행위 등을 저질러 부부관계를 깨트린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혼을 원해도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게 원칙입니다. 이때, 당연하게도 상대방은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므28 원문보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부정하는 취지
혼인의 파탄에 관하여 유책배우자는 그 파탄을 원인으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는 바, 이는 혼인의 파탄을 자초한 자에게 재판상 이혼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혼인제도가 요구하고 있는 도덕성에 근본적으로 배치되고 배우자 일방의 의사에 의한 이혼 내지는 축출이혼을 시인하는 부당한 결과가 되므로 혼인의 파탄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희망하지 않고 있는 상대배우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혼을 할 수 없도록 하려는 것일뿐, 상대배우자에게도 그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까지 파탄된 혼인의 계속을 강제하려는 취지는 아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구체적인 사례를 판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결혼 전만 해도 아내의 종교 활동을 이해하겠다고 약속한 남편. 하지만 결혼 이후 아내가 종교적인 이유로 집안 제사에 참여하지 않자 갈등이 생겼고 아내는 이를 이유로 가출하게 됩니다. 법원은 폭행을 동반한 남편의 행위가 결혼생활이 깨진 주요한 원인으로 보고, 남편을 유책배우자라고 판단해 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1990. 8. 10. 선고 90므408 원문보기
남편(청구인)과 그의 어머니가, 아내(피청구인)가 혼인전부터 특정 종교를 신봉하는 것을 알고 그 신앙을 양해하여 혼인하게 된 것인데, 혼인 후 아내가 제사에 참여하지 아니하고 일요일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교회에 나가는 것에 불만을 품고 신앙을 바꿀 것을 요구하였으나 아내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남편이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는 이유로 여러차례 폭행을 가하였다. 마침내 이를 견디지 못한 아내가 가출함으로써 가정생활이 파탄에 빠진 것이라면, (중략) 그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으니 남편은 (아내의 가출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
간혹 혼인 생활이 사실상 회복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난 경우 책임 소재와 상관없이 이혼을 허용하는 '파탄주의'를 취한 판결도 나오긴 하지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뿐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다시한번 대법원 판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남편이 아내와의 갈등을 견디다 못해 총 3차례 이혼 소송을 청구했습니다. 첫 번째 소송은 곧바로 취하했지만 두 번째 소송을 할 무렵에는 집까지 나갈 정도로 강하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이혼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사실 1·2심 법원도 유책주의를 근거로 남편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집을 나가는 행동을 하며 결혼생활을 깨트린 남편은 유책배우자이기 때문에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후에도 남편은 별거를 이어가며 다시 이혼 소송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혼인 관계가 파탄났다면, 책임 있는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혼 청구를 무조건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재판부는 아내에게서 혼인 관계를 이어가려는 의사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 원문보기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의 판단기준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그 배우자가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 및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중 드러난 상대방 배우자의 언행 및 태도를 종합하여 그 배우자가 악화된 혼인관계를 회복하여 원만한 공동생활을 영위하려는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혼인유지에 협조할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대법원의 판단에는 장기간 별거를 이어오면서 부부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 원문보기
민․형사소송 등 혼인관계의 회복과 양립하기 어려운 사정이 남아 있음에도 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의 별거가 고착화된 경우, 이미 혼인관계가 와해되었고 회복될 가능성이 없으며 상대방 배우자에 대한 보상과 설득으로 협의에 의하여 이혼을 하는 방법도 불가능해진 상태까지 이르렀다면, 종전 이혼소송의 변론종결 당시 현저하였던 일방배우자의 유책성이 상당히 희석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현재 이혼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남편의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가정법원으로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편집 = 조소혜 디자이너>
협의 이혼은 오로지 부부의 의사에 따라 결정할 수 있지만, 재판 이혼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법적 요건이 까다로워 꼼꼼하게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합니다.
부부가 이혼을 하려는 사유가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부터 살펴보는 것이 그 첫 번째 단계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소송 청구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는만큼, 전문가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확한 검토를 받아보는 것도 고려해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