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에 정식 등록된 부동산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이 갱신요구를 하였다 하더라도, 임대인(직계존비속 포함)이 직접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그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임대인이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로부터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재임대를 한 경우,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재임대한 사건, 손해배상 전액 승소 사례
나아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손해배상금액을 산출하는 방법에 대해서까지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는데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⑥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거절 당시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음 각 호의 금액 중 큰 금액으로 한다.
1. 갱신거절 당시 월차임(차임 외에 보증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증금을 제7조의2 각 호 중 낮은 비율에 따라 월 단위의 차임으로 전환한 금액을 포함한다. 이하 “환산월차임”이라 한다)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2.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3. 제1항제8호의 사유로 인한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막상 임차인이 법률에 근거하여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임대인은 '손해배상금액을 감액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임대인이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금액을 감액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사건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 이 사례는 최아란 변호사가 직접 수행한 사례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이 정한 손해배상액 산정 방법
사실관계
전세 만기를 약 2개월 남짓 앞둔 시점, 임차인 A씨는 임대인 B씨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내 아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세컨하우스로 사용해야겠다. 그래서 임대차계약을 갱신할 수 없다. 만기가 되면 이사를 나가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는 계약을 갱신하고 싶었지만, B씨의 아들이 세컨하우스로 쓰겠다는 마당에 뾰족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에 A씨는 만기에 즈음하여 인근의 다른 집으로 이사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A씨가 이사를 하고 약 5개월 뒤, B씨는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첫 번째 쟁점은 임대인이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한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이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였어야 하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였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B씨는 자신의 아들 딸이 이 사건 아파트에 일정기간 실거주했으며, 갑자기 다른 집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할 사정이 생겨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하게 되었다고 주장하였기 때문에 이 부분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두 번째 쟁점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금액이 얼마인지 여부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갱신청구권 거절 사건에서는 전 임차인의 환산월차임과 신규 임차인의 환산월차임 사이의 차액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는데요.
이 사건에서는 A씨가 이사를 한 후, B씨가 재임대를 하기까지 약 5개월 간의 시간차가 있었고, 그사이 해당 아파트의 전세 시세가 올라 B씨가 예상보다 높은 금액으로 재임대에 성공하였다는 특수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B씨는 '시세가 올라 신규 임차인의 환산월차임이 높아진 것이니, 이 부분은 손해배상금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사건의 두 가지 쟁점: 재임대의 정당한 사유 여부와 손해배상금액
소송전략
B씨의 재임대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반박을 펼쳤습니다.
B씨는 아들의 세컨하우스 사용을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다.
그런데 B씨의 아들은 가족과 거주 중인 집이 따로 있다.
B씨의 아들이 이 사건 아파트를 세컨하우스로 사용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
다른 집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은 갱신 거절 당시부터 이미 예견할 수 있는 사정이었으므로 이를 갑작스러운 사정변경이라고 볼 수 없다.
아울러 손해배상금액에 대해서는 관련 판례를 근거로 들며 아래와 같이 주장했습니다.
A씨는 단순히 금전적인 손해를 넘어, 원치 않는 이사를 감행함으로 인하여 시간적, 정신적으로 큰 손해를 입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법정 손해배상액을 정하고 있다.
임차인을 두텁게 보장하려 하는 법률의 취지를 고려할 때, 갱신거절로 인한 손해배상금액은 결코 함부로 감액되어서는 안된다.
판결 결과
재판부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B씨가 주장하는 사정변경은 제3자에게 임대하게 된 불가피한 사정변경이라고 할 수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피고의 감액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청구금액 전부를 인용한다.
즉 임차인 A씨가 전부 승소했습니다.
임차인 전부 승소 판결문의 주문과 손해배상액 계산 내용
이 사건에서 볼 점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 법률은 많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손해배상 금액의 계산 방법까지 규정한 법률은 흔치 않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그 흔치 않은 법률 중에 하나입니다. 임대인이 허위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했을 때,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얼마의 손해배상을 하여야 하는지 그 계산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니까요.
이렇듯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손해배상금액의 산출 방법까지 규정한 이유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그만큼 두텁게 보장하고, 임차인이 입증곤란의 어려움에 빠져 소송을 포기하지 않게끔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인데요.
이러한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금액은 결코 쉬이 감액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늘의 판결은 손해배상금액 감액 주장을 배척함으로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6항의 취지를 명확히 확인하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습니다.
글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변호사, 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
이 사건을 수행한 법률사무소 아란 최아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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