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작년초까지만 하더라도 전세품귀현상이 있을 정도로 전세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였지요. 이때 수많은 임차인들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여 자신의 임차권을 보장받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임대차의 경우, 임대인이 자신이 실거주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였는데요. 그 중 상당수의 임대차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이때 임대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내가 실거주를 하지 못하게 된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라고 주장하는데요. 물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면 비록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세를 놓았더라도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실제 판결에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오늘은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한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임대를 해도 되는 정당한 사유가 무엇인지, 실제 사건에서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판결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제3자에게 세를 놓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란
판례는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세를 놓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라 함은 임대차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말미암아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 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수 없던 사정 예컨대 실거주를 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건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대다수의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세를 놓은 사정을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판결이 선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했던 사건들을 예로 들어 살펴볼까요?
부모님이 병원 통원을 하기 위해 실거주를 하시려고 했는데 부모님 건강이 악화되어 실거주를 못하시게 되었다 ->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부모님 건강에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점을 주장하는 데에 성공함)
임차인이 이사를 늦게 나가는 바람에 계획이 틀어져서 실거주를 못하게 되었다 ->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임차인은 임대인과 협의 하에 이사일자를 조정하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에 성공함)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빼주려고 대출을 받았는데 이자가 감당이 안돼서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게 되었다 -->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임대인의 일방적인 경제적 형편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박하는 데에 않음)
근처에 직장을 구해서 이사를 하려고 했는데 다른 곳에 직장을 구하게 되어 실거주를 못했다 -->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임대인의 이직 시기와 갱신거절의 시기가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박하는 데에 성공함)
자녀를 근처 학교로 전학시키려고 했는데 전학에 실패해서 실거주를 못했다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하기 전에 이미 자녀의 전학은 불가능한 시기였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에 성공함)
다른 집을 팔아야 실거주를 할 수 있었는데 다른 집을 팔지 못해서 실거주를 못했다 --> 정당한 사유 불인정, 임차인 승소(임대인의 일방적인 경제적 형편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박하는 데에 않음)
실거주 갱신거절 후 공실 방치하다가 세입자를 들인 사례 | 로톡 (lawtalk.co.kr)
계약갱신청구권 손해배상 승소사례 | 로톡 (lawtalk.co.kr)
실거주 거짓말 합의금 거부하고 손해배상 청구하여 승소한 사례 | 로톡 (lawtalk.co.kr)
실제 판결에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실제 판결에서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않고 제3자에게 세를 놓은 데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 경우는 지극히 드뭅니다. 물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어렵게 찾은 임대인이 승소한 판결을 소개해드립니다.
임대인은 교정공무원(교도소에서 일하는 공무원)입니다.
임대인은 충북 진천에 있는 관사에 살고 있었고, 가족들은 경기도에 살고 있는 주말부부였습니다.
임대인은 2021. 7.경 인사 이동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임대인은 자신이 세를 내놓은 건물과 30분 거리에 있는 근무지로 인사발령을 신청할 예정이었습니다.
이에 임대인은 2020. 10.경 임차인에게 "만기가 되면 내가 실거주할 예정이라 갱신할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임차인은 2021. 2.경 만기가 도래하자 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즈음 임차인이 인사발령을 신청하려던 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발했습니다. 그리고 2021. 4.경에는 수용자 사망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해당 구치소에서는 근무방식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고 업무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이에 임대인은 해당 구치소로의 인사이동을 포기하고 2021. 5.경 다른 교도소를 1순위로 하여 인사발령을 신청하여 그곳으로 인사발령을 받았습니다.
임대인이 인사발령을 받은 근무지는 기존에 임차인에게 세를 놓았던 건물과는 출퇴근이 불가능한 거리였습니다.
그즈음 임대인은 제3자에게 임대를 놓았습니다.
이 사건은 당초 교정공무원이었던 임대인에게 실거주를 하려던 충분한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동하려던 구치소 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임대인이 예상했던 근무지로 인사이동을 하지 못할만한 사정이 생기자,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을 신청하였는데, 그 인사발령지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도저히 실거주를 할 수 없었던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실제 판결에서 정당한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위와 같은 정도의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실거주하지 않은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임대인은 지극히 드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임대인이 실거주하지 못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인 사유가 아니라면 결코 그 사정을 정당한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하였던 실거주 갱신거절 사건에서는 한 건도 빠짐없이 임차인이 승소한 것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임대인의 갱신거절이 의심스럽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보시기 바랍니다. 임차인의 주거의 안정은 반드시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니까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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