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에 정식 등록된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2020. 7. 31.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아주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임차인에게 1회에 한하여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인데요. 흔히 '계약갱신청구권'이라고들 부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흔히 2+2 = 4년의 거주를 보장하는 법이라고 칭해지곤 하는데요. 이는 집주인의 실거주 사유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세입자가 최소 4년간의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등장한 말입니다.
하지만 세입자의 거주 기간이 꼭 4년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과거에 묵시적 갱신 등으로 2년 이상의 계약을 유지해온 경우라면,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6년, 8년, 10년 등 더 오랜 거주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묵시적 갱신으로 임대차계약을 갱신해온 경우,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법률과 실제 사건의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묵시적 갱신의 근거 법령
임대차의 묵시적 갱신에 대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6조(계약의 갱신) 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호간에 만기 6개월~2개월 사이의 기간 동안 계약 갱신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았다면, 같은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되는 것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횟수 제한 : 1회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횟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2항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양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임차인은 제1항에 따른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에 한하여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본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기간 전체에 한해서 단 1회만 사용할 수 있지요.
묵시적 갱신을 했더라도, 여전히 계약갱신청구권 1회 행사 가능
이상과 같이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청구권은 근거 법령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계약갱신청구권을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서는 임차인이 1회에 한하여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묵시적 갱신이 된 계약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등의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즉 임대차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온 경우라면 여전히 세입자는 1회에 한하여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세입자가 살아온 기간이 4년이건, 6년이건, 8년이건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몇 년을 살아 왔건 간에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적이 없다면, 세입자는 앞으로 1번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했던 사건에서도 묵시적 갱신 후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가능하다고 확인되었습니다.
2020년 최초 임대차 시작
의뢰인은 2020년에 집주인과 서울 소재의 한 아파트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임대차기간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이었습니다.
2022년 만기 2개월 전까지 계약 갱신에 대해 아무런 논의가 없었음
2022년경 계약 만료를 앞두고, 만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은 아무런 연락을 해오지 않았습니다.
세입자 역시 따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집주인은 의뢰인에게 보증금 5% 증액을 요구, 묵시적 갱신을 이유로 거절
이후 집주인은 갑자기 의뢰인에게 '재계약을 하려면 보증금을 5% 올려달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의뢰인은 '이미 묵시적으로 갱신되었으니 증액 요구에 응할 수 없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렇게 최초 임대차계약은 조건 변경 없이 2년간 더 이어졌습니다.
2024년 의뢰인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그로부터 다시 2년이 흐른 후, 의뢰인은 집주인에게 2년 더 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였습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며 갱신거절
그러나 집주인은 만기가 되면 자신의 아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라는 이유로 원고의 갱신요구를 거절하였습니다.
약 5개월 뒤, 집주인의 재임대
그로부터 다시 5개월이 흐른 후, 집주인은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였습니다.
의뢰인의 손해배상 청구 제기
이에 의뢰인은 집주인을 상대로 '부당한 갱신거절을 했으니 손해를 배상하라'라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집주인 : 2022년에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
소송 과정에서 집주인은 2022년에 의뢰인이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므로 2024년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그러니 자신은 손해배상할 것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뢰인 : 2022년은 묵시적 갱신이니 관련이 없고, 2024년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리고 저는 의뢰인을 대리하여 아래와 같이 주장했습니다.
2022년의 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된 계약이다
판례에 따르면 묵시적 갱신 여부에 대해서는 묵시적 갱신을 부정하는 쪽(이 사건의 경우 임대인)에 입증 책임이 있다
임대인은 2022년 당시 명시적으로 갱신에 대해 논의한 후 계약을 갱신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대한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2022년 갱신은 묵시적 갱신이 분명하고, 의뢰인은 2024년에 얼마든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 그밖에도 이 사건에서는 실거주 의사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쟁점이 되었습니다만, 이 글에서는 묵시적 갱신 부분에 대해서만 다루었습니다.
판결 결과 :
최초 임대차계약은 묵시적 갱신되었으므로 2024년에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법원은 제 주장을 받아들여 2022년도 갱신은 묵시적 갱신이었으므로 그 당시 의뢰인(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였습니다.
나아가 법원은 임차인이 2024년에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바, 임대인이 2024년에 자신의 아들의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다음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를 한 것이므로,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의뢰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청구권은 엄연히 별개의 제도입니다.
묵시적 갱신이 되었더라도, 계약갱신청구권은 당연히 행사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묵시적 갱신과 계약갱신청구권이 엄연히 별개의 제도라는 점, 따라서 묵시적 갱신이 되어 온 계약이라 할지라도 임차인은 1회에 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이는 단순히 법률 검토에 따른 이론이 아니라, 실제 사건의 판례를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임대인과의 사이에 묵시적 갱신 및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둘러싸고 다툼이 있으시다면, 오늘 설명드린 법리를 잘 기억하셨다가 임차인의 소중한 권리를 잘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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