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예측시장 폴리마켓의 국내 이용자들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2026년 6월 강원경찰청이 이용자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그 무렵 폴리마켓의 한국어 서비스가 중단되었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미국에서는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이라 "합법 서비스를 쓴 것뿐인데 왜 피의자가 되느냐"는 반응이 많은데, 우리 법의 틀에서 이 사건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먼저 해외 합법이라는 사정은 국내 처벌을 막지 못합니다. 형법은 대한민국 국민이 국외에서 한 행위에도 적용되고(속인주의), 해외 대마 사건에서 정리했듯 행위지에서 합법이라는 사정은 우리 형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서버가 어디에 있든, 베팅 버튼을 누른 사람이 한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대한민국 국민의 베팅 행위 자체가 평가 대상이 됩니다.
다음으로 죄명입니다. 무엇에 베팅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갈릴 수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 결과에 대한 베팅이라면 사설토토 글에서 정리한 국민체육진흥법상 유사행위 이용 도박(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구조와 겹치는지가 먼저 검토될 것이고, 선거 결과·금리 결정·시사 이벤트처럼 운동경기와 무관한 대상에 대한 베팅이라면 형법 제246조의 도박죄가 문제 됩니다. 도박죄의 본질은 우연한 사정에 따라 재물의 득실을 다투는 것인데, 예측시장 쪽에서는 "분석과 정보에 기초한 예측 거래이지 우연에 의한 도박이 아니다"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고, 실제로 수사 개시 이후 법조계에서도 단순 도박죄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논쟁이 보도되고 있습니다. "예측이니까 도박이 아니다"라는 말 한마디로 정리될 문제는 아니지만, 거꾸로 도박이라고 단정하기도 이른 영역입니다. 미국에서는 예측시장이 파생상품 규제당국의 감독 틀 안에서 제도권 금융시장의 하나로 수용되는 흐름에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역을 도박으로 볼지, 새로운 금융시장으로 받아들일지, 입법으로 정리할 문제인지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는 초기 단계입니다. 형사법의 틀 안에서도 무엇에 걸었는지, 거래 구조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도박성과 우연성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 유형은 처음부터 다툴 지점이 분명한 사건군입니다. 아직 기소와 재판으로 정리된 선례가 없는 지금이야말로 초기 대응이 결론을 좌우하는 시기입니다.
가상자산 결제라는 특성은 두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수사의 방향에서 보면, USDC 입출금은 국내 거래소를 거치는 순간 실명확인 기록과 온체인 이동 경로가 남아 이용자 특정의 단서가 됩니다. 익명처럼 보이는 지갑 거래가 오히려 자금 흐름의 증거가 되는 셈입니다. 자산의 방향에서 보면, 도박 자금으로 평가되는 순간 몰수·추징의 문제가 붙고, 거래소 계정이 수사 대상과 연결되면 계정 동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소 입출금 내역과 베팅 내역을 대상 종목별로 분리해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 준비의 출발점입니다. 스포츠 대상 베팅과 그 외 베팅은 적용 조문이 다를 수 있어, 사설토토 사건에서 미니게임 베팅을 분리해 다투는 것과 같은 구조의 방어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수사 단계의 대응 원칙은 다른 도박 사건과 같습니다. 베팅 규모와 횟수, 기간에 따라 단순도박과 상습도박의 경계가 정해지고, 초범이고 규모가 크지 않으면 기소유예나 벌금 수준에서 정리되는 것이 도박 사건의 일반적 분포입니다. 다만 이 사건은 죄명 구성 자체가 다투어지고 있는 초기 단계라, 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하는지가 이후 유형 전체의 처리 방향과 맞물릴 수 있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혐의 구성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고, 베팅 대상과 자금 흐름을 정리한 뒤에 조사에 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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