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포츠토토 이용으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도박죄니까 벌금 몇백이면 끝나는 것 아닌가요"입니다. 형법만 보면 틀린 말이 아닙니다. 형법 제246조 제1항의 도박죄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 징역형 자체가 없습니다. 문제는 사설토토 이용자에게 실제로 붙는 조문이 형법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26조 제1항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수탁사업자가 아닌 자가 체육진흥투표권 또는 이와 비슷한 것을 발행해 결과를 적중시킨 사람에게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유사행위'로 정해 금지합니다.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 쪽은 이 조항 위반으로 제47조 제2호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이나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리고 그 사이트에 베팅한 이용자에게는 제48조 제3호가 적용되는데,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벌금형만 있는 형법 도박죄와 달리 징역형이 정면에 있는 조문이고, 실제 하급심에서도 초범 이용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예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형법 도박죄와 겹치는 것인지가 문제인데, 하급심은 제48조 제3호가 단순도박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면서 '유사행위를 이용하여'라는 요소를 더 요구하고 법정형도 무거우므로 특별관계에 있다고 보아, 이용행위에 대해서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죄만 성립하고 형법상 단순도박죄는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시오락에 불과하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법 제246조 제1항 단서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 단서가 인정된 사안들은 대체로 아는 사람들끼리 한두 시간, 수만 원 규모로 이루어진 오락이었고, 수백 회 반복되는 온라인 베팅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다투어야 할 지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제48조 제3호는 '제26조 제1항의 금지행위를 이용하여' 도박한 자를 처벌하므로, 내가 한 베팅이 유사행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이 조문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홀·짝 게임에 베팅해 배당금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제48조 제3호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대법원 2022. 7. 14. 선고 2021도15134 판결). 유사행위는 체육진흥투표권과 비슷한 것을 발행하는 행위와 적중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가 같은 주체에 의해 이루어질 것을 전제하는데, 사다리·홀짝 같은 미니게임 베팅은 그 구조에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이트를 썼더라도 스포츠 경기 결과에 건 것인지 미니게임에 건 것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법정형이 달라지므로, 베팅 내역을 종목별로 분리해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다만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처벌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베팅이 오래되고 잦으면 상습성이 따라붙습니다. 상습성은 반복해 도박하는 습벽이라는 행위자의 속성이어서, 도박 전과가 없더라도 기간과 횟수, 도금의 규모, 도박에 대한 의존도를 종합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수백 회 베팅과 수억 원대 충전이 확인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이때는 입금 횟수와 실제 베팅 횟수가 같지 않다는 점, 환전한 돈을 다시 충전한 것이 별개의 도박 횟수로 계산되어 있지는 않은지가 다투는 지점이 됩니다.
돈 문제도 오해가 많습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51조는 몰수·추징의 대상을 제47조 제1호·제2호와 제48조 제1호·제2호로 한정해 열거하고 있고, 이용자 처벌조항인 제48조 제3호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실제 판결에서도 추징은 총판이나 운영진이 취득한 수수료·수익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었고, 이용자가 충전한 금액이나 환전한 금액 전부를 이 조문으로 추징한 예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사건마다 다른 법률에 근거한 추징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공소장에 어떤 조문으로 추징이 청구되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인지 아닌지의 경계입니다. 회원을 모집하거나 추천코드를 운영하고 베팅액에 연동한 수수료를 받았다면 이용자 사건이 아니라 총판 사건이 되고, 유사행위 전체에 공모·가담한 것으로 평가되면 제26조 제1항 위반의 공범으로 7년 이하의 징역까지 열립니다. 단톡방에 사이트를 공유했거나 지인의 가입을 도운 정황이 있다면 그 대가를 받았는지가 곧바로 쟁점이 되므로, 조사 전에 언제 무엇을 어떤 계좌로 얼마나 베팅했는지와 함께 다른 사람의 가입에 관여한 흔적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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