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마 흡연, 귀국 후 처벌될까 — 형법 속인주의
해외 대마 흡연, 귀국 후 처벌될까 — 형법 속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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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마 흡연, 귀국 후 처벌될까 — 형법 속인주의 

전우석 변호사

태국, 캐나다, 미국의 여러 주. 휴가지에서 대마가 편의점 물건처럼 팔리는 풍경을 보고 "여기서는 합법이니까"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해외 대마 흡연이 귀국 후에 처벌되느냐는 질문을 최근 부쩍 자주 받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정확히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국민은 대마가 합법인 나라에서 흡연했더라도 한국법으로 처벌됩니다. 여행 전에, 그리고 이미 다녀온 뒤라면 더더욱, 이 구조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근거는 형법 제3조입니다. "본법은 대한민국 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 이른바 속인주의로, 행위지의 법이 어떻든 한국 국민의 국외 행위에 한국 형법이 따라간다는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외국 카지노 도박 사건들에서 이 원칙을 분명히 했습니다. 도박이 허용된 외국 카지노에서의 도박이라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고(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2도2518 판결), 카지노 출입이 합법인 나라에서 도박을 했더라도 형법 제3조에 따라 한국 형법이 당연히 적용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1. 9. 25. 선고 99도3337 판결 참조). 같은 법리가 대마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흡연·섭취 금지(제3조 제10호)와 그 처벌 규정(제61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은 흡연 장소가 방콕이든 토론토든 달라지지 않습니다.

"현지에서 합법이라 죄가 되는 줄 몰랐다"는 항변은 어떨까요. 형법 제16조는 자기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했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지만, 판례는 이 조항을 매우 좁게 운용합니다. 한국법을 몰랐다는 것은 '단순한 법률의 부지'일 뿐 법률의 착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태도이고, 해외 거주·여행 후 귀국한 대마 사건들에서 하급심은 이 항변을 반복적으로 배척해 왔습니다. 수사기관에서 "한국에서는 마약인 줄 알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한 마디라도 나오면 그 주장은 사실상 끝나고, 입국 시 세관 신고서에 체크하지 않은 사정까지 불리한 정황으로 쌓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건은 어떻게 시작될까요. 공항에서 전수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는 동행자나 지인의 제보, 함께 여행한 일행 중 한 명이 다른 사건으로 조사받다가 나온 진술, SNS에 남긴 사진과 영상이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일단 입건되면 소변·모발 검사로 이어집니다. 모발에서는 상당 기간 전의 성분까지 검출될 수 있어 "몇 달 전 여행"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방어 지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모발감정 결과를 토대로 투약 시기를 추정하는 방법은 개인차와 검사 조건의 변수 때문에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려워, 감정 결과만으로 범행 일시를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7도44 판결).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모발·소변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공소사실에 적힌 '국내에서의 흡연'을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하기 어렵다며 흡연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사례,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으나 제보자가 법정에서 직접 목격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해 특정 시점의 흡연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검출 시점과 해외 체류 기간의 관계, 공소사실의 일시·장소 특정은 이 유형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끝으로 두 가지를 구분해 드립니다. 첫째, 해외에서 피우고 온 것과 국내로 들여온 것은 완전히 다른 사건입니다. 대마를 소지한 채 입국하면 흡연죄와는 차원이 다른 수입죄의 영역이 되고, 젤리·오일·카트리지 같은 가공품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행 가방에 무심코 남은 제품 하나가 사건의 무게를 바꿉니다. 둘째, 처분의 폭입니다. 해외 흡연 단독의 초범 사안은 수사 협조와 재범 방지 노력에 따라 기소유예나 집행유예로 종결되는 사례가 있는 반면, 반입·구매 대행이 결합되면 실형 위험이 뚜렷해집니다. 다만 "초범이면 선처된다"는 일반화는 성립하지 않고, 대마의 양·반복성·유통성·자백 여부가 실제 처분을 가릅니다. 그리고 유죄가 인정되면 형과 별개로 재범예방 수강명령 또는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병과되고 집행유예 시 보호관찰이 함께 붙을 수 있다는 점(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도 미리 알아두실 부분입니다. 8월 귀국을 앞두고 있다면, 기억해야 할 문장은 하나입니다. 그 나라의 합법은 한국 국민의 면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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