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빈 변호사입니다.
"형사에서 무혐의만 나오면 학교 문제도 정리되는 것 아닌가요?" "재판에서 이기면 복직할 수 있겠죠?" 교원으로 재직하시던 분들이 형사 절차에 집중하시면서 자주 하시는 말씀입니다. 형사 결과가 모든 것을 정리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자연스럽지만, 학교 내부의 절차는 형사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교원 징계는 형사 절차와 별개의 절차입니다.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관계된 형사사건이 아직 수사 중이거나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고,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징계처분이 가능합니다. 형사에서의 결론이 징계 절차의 결론을 자동으로 정해 주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는 형사와 징계가 왜 다른 절차인지, 품위 손상이 어떻게 그 자체로 징계 사유가 되는지, 징계의 종류와 강등의 효과가 무엇인지, 그리고 형사 단계에서 왜 징계까지 함께 준비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형사에서 무죄가 나오면 징계도 없던 일이 되는 걸까요?"
1. 형사와 징계는 다른 절차입니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전제가 이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형사 절차를 본선으로, 징계 절차를 그 결과를 따라오는 후속 절차로 생각하십니다. 그러나 두 절차는 판단하는 주체도, 판단의 기준도, 목적도 서로 다릅니다. 그래서 한쪽의 결론이 다른 쪽의 결론을 그대로 정해 주지 않습니다.
- 판단 주체가 다릅니다 — 형사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판단하지만, 징계는 임용권자나 소속 기관이 자체 절차에 따라 판단하게 됩니다
-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 형사는 범죄의 성립과 처벌 수위를 따지지만, 징계는 교원으로서의 본분과 품위에 어긋났는지를 따로 판단합니다
- 유죄판결이 전제가 아닙니다 —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형사사건이 수사 중이거나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더라도 징계처분이 가능합니다
- 무죄여도 남을 수 있습니다 — 형사사건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징계처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형사 결과가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형사 절차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는 징계 절차에서도 그대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형사에서의 결론이 곧 징계에서의 결론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대응의 순서가 어긋납니다. 형사에만 모든 자원을 쏟다가, 정작 신분이 걸린 절차에서는 준비 없이 서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품위 손상은 그 자체로 징계 사유입니다
징계가 형사와 별개로 성립할 수 있는 이유는 사유 조항의 구조에 있습니다. 사립학교법 제61조는 징계 사유를 세 가지로 정하고 있는데, 그중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명문의 징계 사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직무와 무관한 사생활 영역의 일이라도 이 조항의 적용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 첫 번째 사유 — 이 법과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교원의 본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징계 사유로 정해져 있습니다
- 두 번째 사유 —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하였을 때 역시 별도의 징계 사유로 같은 조항에 나란히 규정되어 있습니다
- 세 번째 사유 —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가 그 자체로 독립한 징계 사유가 됩니다
- 범죄 성립과 별개입니다 — 사유의 문언이 범죄의 성립을 요건으로 삼고 있지 않아, 형사 결론만으로 사유 해당 여부가 정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정리해 두겠습니다. 품위 손상이 사유로 규정되어 있다고 해서,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징계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실관계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그 내용이 조항이 말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별도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절차에서도 다툴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다만 그 다툼은 형사와는 다른 언어와 다른 자료를 필요로 합니다.
※ 징계 사유 조항의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사립학교법 제61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징계 6종과 강등의 효과
징계의 무게는 그 종류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립학교법 제61조는 징계의 종류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여섯 가지로 정하고 있습니다.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에도 국가공무원법 제79조가 같은 여섯 가지를 징계의 종류로 정하고 있습니다. 어디에 해당하느냐에 따라 신분을 잃는지, 유지하는지가 갈립니다.
- 여섯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이 징계의 종류이며, 어느 쪽인지에 따라 신분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집니다
- 강등의 내용 — 강등은 동종 직무 내의 하위 직위에 임명하는 것으로, 신분은 보유하지만 3개월간 직무에 종사할 수 없게 됩니다
- 보수 전액 감액 — 강등 처분을 받으면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그 기간 동안 보수를 전액 감액하도록 조항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강등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 다만 고등교육법 제14조에 해당하는 교원 및 조교에게는 강등을 적용하지 아니하도록 별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파면이나 해임이면 교원의 신분 자체를 잃게 되고, 감봉이나 견책이면 신분은 유지되는 구조입니다. 그 사이에 놓인 강등과 정직은 신분은 남지만 상당 기간 직무에서 배제되는 처분입니다.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 사안이라도 어느 수위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4. 형사 단계에서 함께 준비해야 하는 이유
지금까지의 내용을 하나로 모으면 결론은 단순해집니다. 형사와 징계가 별개 절차라는 말은, 두 절차를 각각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두 절차가 공유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실관계입니다.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자리는 대부분 형사 수사 단계입니다.
- 사실관계가 공유됩니다 — 수사 단계에서 정리된 내용이 이후 징계 절차의 판단 자료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 초기 정리가 중요합니다
- 진술의 무게가 다릅니다 — 형사에서 가볍게 인정한 부분이 징계에서는 품위 손상의 근거로 다뤄질 수 있어, 표현 하나까지 신중해야 합니다
- 절차가 시차를 둡니다 — 수사 중인 사건은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어, 형사가 끝난 뒤에 절차가 다시 움직일 수 있습니다
- 소명 자료의 준비 — 형사 결과만 기다리기보다 사건의 경위와 소명 자료를 미리 함께 정리해 두어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교원 사건은 형사와 징계라는 두 절차가 시차를 두고 이어지고, 그 둘의 출발점이 모두 수사 초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형사만 바라보고 대응하다가 뒤늦게 징계 절차를 맞으면, 이미 굳어진 사실관계를 되돌리기는 훨씬 어려워집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지금이 두 절차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시점입니다.
실제로 임승빈 변호사는 불리해 보이는 정황 속에서도 혐의의 성립 자체를 다투고 증거의 빈틈을 파고들어 불송치 처분을 이끌어냈습니다. 형사 단계에서 정리된 사실관계는 이어지는 징계 절차에서도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아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비슷한 고민에서 시작된 실제 해결사례입니다. 눌러서 어떻게 풀어냈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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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성년 성매매 불송치 —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다퉈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
3️⃣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강간 불송치 — 진술의 신빙성을 다퉈 경찰 단계 불송치
이 사례들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불리해 보이는 정황이 남아 있더라도, 어떤 사실이 실제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초기부터 끝까지 다퉜다는 것입니다. 교원에게는 이 다툼의 결과가 형사 처분에서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징계 절차의 판단 자료에까지 그대로 이어집니다.
결국 핵심은 본인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는 데 있습니다. 아직 수사 초기 단계인지, 이미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정리된 단계인지, 학교에 통보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문제 된 행위가 징계 사유 조항의 어느 유형에 걸릴 수 있는지에 따라 준비해야 할 대응이 달라집니다. 막연한 불안에 휩싸이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안심하기보다, 내 상황이 그 스펙트럼의 어디쯤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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