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빈 변호사입니다.
"배우자는 그대로 두고 저한테만 소송을 걸었습니다. 정작 바람을 피운 건 두 사람인데, 왜 저 혼자 위자료를 다 물어야 하나요?" 상간소송을 당한 분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억울함이 이 지점입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내가 전부 물어주더라도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내 몫을 넘어 부담한 부분은 나중에 배우자에게 되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바람은 배우자와 상간자 두 사람이 함께 저지른 일입니다. 민법 제760조 제1항은 이렇게 여럿이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연대하여 배상 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원고는 둘 중 한 사람에게만 전액을 청구할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함께 진 책임이라면 그 몫도 나뉘는 것이 원칙이고, 가담 정도가 대등하다면 그 몫은 절반에서 출발합니다. 즉 내가 전액을 물어줬다면, 배우자 몫만큼은 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원고가 왜 배우자는 두고 상간자만 걸었는지, 공동불법행위와 연대책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준 뒤 배우자에게 구상한다는 것이 어떤 뜻인지, 그리고 이 되받을 권리까지 내다보고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저 혼자 다 물어주면, 그 돈은 영영 돌려받지 못하나요?"
1. 왜 원고는 나만 걸었을까
상간소송에서 원고가 배우자는 그대로 두고 상간자만 피고로 세우는 데는 몇 가지 반복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 이혼까지는 원하지 않는 경우 — 배우자와의 혼인관계는 유지하고 싶은 원고라면, 배우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 자체를 피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 가정 내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선택 — 배우자를 직접 상대로 소송을 걸면 이혼이나 별거로 이어질 수 있어, 상간자만 상대로 정리하려는 경우가 흔합니다
- 법이 정한 순서가 아니라 원고의 전략 — 상간자만 피고로 세우는 것은 법이 정한 유일한 방법이어서가 아니라, 원고가 자신의 가정 상황에 맞춰 고른 선택일 뿐입니다
- 그래서 억울함은 남습니다 — 배우자는 소송 밖에 남고 상간자만 소송 안에 놓이는 구도는, 실제 책임의 배분과는 다른 그림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원고가 상간자만 걸었다는 사실이, 상간자가 이 관계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진 사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이 구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정작 함께 책임져야 할 배우자는 소송 밖에서 아무 부담도 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2. 공동불법행위와 연대책임(제760조)
이 억울함의 답은 민법 제760조 제1항에 있습니다. 이 조항은 여러 사람이 함께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의 책임 구조를 정하고 있습니다.
- 민법 제760조 제1항의 내용 —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각자는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 배우자와 상간자는 공동불법행위자 —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는 부정행위는 배우자와 상간자가 함께 저지른 것으로 평가되어, 이 조항의 적용을 받습니다
- 연대책임의 의미 — 연대하여 책임을 진다는 것은, 원고가 두 사람 중 누구에게든, 심지어 한 사람에게만 손해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전액 청구가 가능한 이유 — 원고 입장에서는 배상받을 방법이 여럿으로 쪼개지지 않고 한 사람에게 집중해도 되므로, 상간자만 상대로 전액을 구하는 소송이 성립합니다
결국 나 혼자 전액을 청구받는 상황은 법 구조상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억울하다고 해서 이 청구 자체를 다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연대책임은 내가 전액을 부담하고 끝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부담한 몫을 넘는 부분은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다시 정산될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3. 물어준 뒤 배우자에게 구상할 수 있습니다(98다52469)
연대책임의 다음 단계가 바로 구상권입니다. 대법원 1999. 2. 26. 선고 98다52469 판결은 이 부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 구상권의 근거 판례 — 공동불법행위자 중 한 사람이 자기 부담부분을 넘는 금액을 변제해 공동면책을 이루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내 몫을 넘는 부분이 대상 — 위자료 전액을 내가 지급했다면, 그중 내 부담부분을 넘는 금액에 대해서만 배우자에게 구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부담부분은 비율의 문제 — 구상할 수 있는 금액은 전체 책임을 배우자와 나눈 부담부분 비율에 따라 정해지고, 두 사람의 가담 정도가 대등하다면 그 비율은 절반에서 출발해 사안에 따라 조정됩니다
- 혼자 뒤집어쓰는 구조가 아님 — 전액을 지급했다고 해서 그 부담이 온전히 나에게만 남는 것은 아니고, 배우자를 상대로 정산을 청구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원고에게 전액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이 사건의 끝은 아닙니다. 그 지급이 오히려 배우자를 상대로 한 구상 청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상 비율을 얼마로 볼 것인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되는 영역이어서,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4. 구상까지 내다보고 대응해야 합니다
상간소송에 대응할 때는 눈앞의 청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지급 이후 구상까지 이어지는 흐름 전체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 합의서에 숨은 함정 — 합의 과정에서 구상권을 포기하는 조항이 포함되면, 나중에 배우자에게 되받을 수 있었던 몫까지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가 됩니다
- 지급과 구상은 한 세트 — 위자료를 얼마나, 어떻게 지급하느냐에 따라 이후 구상 청구의 근거와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배우자와의 관계 설정 — 구상을 청구하려면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부담부분을 어떻게 다툴지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 대응 전략에 구상을 포함해야 함 — 답변서 작성 단계부터 지급 이후의 구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나중에 되받을 권리를 놓치지 않습니다
결과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지급으로 끝나는 대응과, 구상까지 내다본 대응은 이후에 남는 부담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혼자 다 뒤집어쓴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합의서에 서명하면, 정작 되받을 수 있었던 권리까지 함께 접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왜 나만 물어주나"라는 억울함의 답은 두 층위입니다. 원고가 나만 걸 수는 있지만, 그것이 나 혼자 최종 부담을 진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연대책임 때문에 원고에게는 전액을 물어줄 수 있어도, 그 뒤에 공동불법행위자인 배우자에게 부담부분만큼 되받는 길이 따로 남아 있습니다. 문제는 이 구상까지 내다보지 않고 눈앞의 청구에만 대응하면, 합의 조건이나 소송 대응 과정에서 그 되받을 권리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간소송은 지금의 청구를 줄이는 것과 나중의 구상을 지키는 것을 함께 보고 설계해야 합니다.
실제로 임승빈 변호사는 카카오톡 대화와 사진, 모텔 결제내역까지 제출된 사건에서도 청구금액 3,000만원 전부를 방어했고, 부정행위 자체를 다투기 어려웠던 다른 사건에서는 혼인관계 파탄을 입증해 3,000만원을 1,00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두 사건 모두 원고가 청구한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툴 지점과 줄일 지점을 끝까지 짚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래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과 똑같은 고민에서 시작된 실제 해결사례입니다. 눌러서 어떻게 풀어냈는지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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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간소송 방어 — 카톡·사진·모텔 결제내역에 2년간 만남 이력까지 있었지만, 기혼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정황증거로 소명해 위자료 3,000만원 청구 전부 기각
두 사례 모두, 청구된 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툴 지점부터 짚었습니다. 전액을 지급하게 되는 상황이라 해도, 그 부담이 온전히 나 혼자만의 몫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에게 되받을 수 있는 부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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