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안의 쟁점
원고(임차인)은 피고(임대인)과 사이에서 전세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세권설정계약과 전세권등기를 경료하였고,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도 해두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및 우선변제권도 확보해 두었습니다.
피고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자 원고는 전세권등기에 기해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이후 경매절차에서 신청채권자 경 전세권자로서 보증금 중 절반정도의 대금을 배당받았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에 대한 현황조사 이후 전출을 하였고, 이로 인해 대항력을 상실하게 되어 경매 낙찰자가 임대인 지위 승계를 하지 않게 되었는데, 낙찰자에게 부동산을 인도한 이후 피고에게 나머지 보증금을 반환해달라는 보증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위 행동에 대해 신의칙 위반이라는 주장을 하였고, 원심(하급심) 재판부는 “원고의 대항력 상실로 낙찰자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지는 못하였지만,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현황조사를 마친 후 전출함으로써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다고 기재되도록 하는 등의 외관을 만든 이상 피고에게 남은 임차보증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에 관해 다른 판단을 하였습니다.
2. 대법원 판결요지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0다276914 판결 임대차보증금]
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따라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임차인의 경우 임차주택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었더라도 임대인이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소외인이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원고가 전출함으로써 대항력을 상실한 이상 임대인의 지위는 소외인에게 승계되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잔여 임차보증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
나. 임차주택의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임차권자라도 스스로 임대차관계의 승계를 원하지 않을 때에는 승계되는 임대차관계의 구속을 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원칙 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부합한다(대법원 1996. 7. 12. 선고 94다37646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현황조사를 마친 후 전출함으로써 대항력을 상실하고 피고에게 남은 임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고 하여 이를 두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더구나 원고의 이러한 행위로 이 사건 경매절차의 매각물건명세서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기재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고에게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를 더 이상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대항력을 상실하여 소외인에게 임차인의 지위를 주장하지 못하는 원고로 하여금 피고에 대한 남은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까지 행사할 수 없도록 한다면 임차인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게 된다.
다.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시사점
위 사건은 임차인에게 전세권설정등기가 존재하였기에 나올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만일, 임차인에게 선순위 전세권등기가 없었다면 대항력을 포기하게 되는 전출신고를 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계약체결시 임차인에게 전세권설정등기를 해주었을 때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는 상황과 위험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권자로서나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서나 어느 쪽으로도 보호를 받겠다는 선택을 할 수 있으므로 보다 안전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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