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징계권자의 징계재량권
징계위원회(지방공무원의 경우 인사위원회)의 징계에 대한 심의는 2개의 단계적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먼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를 정하게 됩니다. 후자를 특히 ‘징계양정’이라고 합니다.
판례는 징계양정에 있어서 징계권자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교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례는 징계재량권 행사가 공익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경우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봅니다.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2. 포상 등 공적에 의한 징계감경
징계양정에 관하여 국가공무원의 경우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서, 지방공무원의 경우 「지방공무원 징계규칙」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공무원이든 지방공무원이든 법령에서 징계양정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과 그에 따른 징계기준을 정하고 있고, 특정 유형의 비위, 즉 청렴의무 위반이나 성 관련 비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별도의 징계기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징계기준에 따라 해당 공무원에게 적용될 징계가 정해진다고 하더라도, 징계를 감경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징계감경사유로는 1) 포상 등 공적에 의한 감경사유, 2) 2) 제반 사정을 고려한 감경사유가 있고, 후자의 경우 다시 ① 성실하고 능동적인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실로 생긴 경우와 ② 징계감경 제외 대상이 아닌 비위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고로 인한 비위를 들고 있습니다. 이중 특히 징계양정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포상 등 공적에 의한 감경사유입니다. 실제로 공무원이 훈장이나 포장을 받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표창을 받은 공적이 문제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표창은 원칙적으로 공무총리 이상의 것만 인정되지만, 6급 이하의 공무원의 경우 중앙행정기관인 청장 이상의 표창(국가공무원)이나 특별시장ㆍ광역시장ㆍ특별자치시장ㆍ도지사ㆍ특별자치도지사ㆍ교육감 및 시ㆍ도의회의 의장 이상의 표창(지방공무원)도 인정됩니다. 포상감경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일정한 비위행위의 경우 포상감경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점입니다.
3. 포상감경 미적용의 법적 문제
포상감경 역시 징계양정의 문제로서 징계권자의 징계재량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포상감경 적용 여부는 징계재량의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이 있습니다. 앞서 보았듯이 징계 관련 법령은 포상감경을 할 수 없는 경우를 15가지나 열거하고 있는데, 여기에 더하여 또다시 포상 등의 공적이 있음에도 징계재량권을 행사하여 감경을 하지 않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앞서 판례는 징계재량권 행사가 공익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경우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하였는데, 포상감경을 적용하지 않는 경우 특히 평등의 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습니다. 징계 관련 법령은 이미 공직사회에 대한 결과반가치가 커서 포상 등으로 상쇄될 수 없는 비위행위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도 인간인 이상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뜻하지 않게 어떤 사건ㆍ사고에 휘말릴 수도 있고 업무적으로 실수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비위사실로 인정될 경우 이와 상쇄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포상ㆍ표창 등의 공적이 활용되는 것이 공직사회의 현실이자 또한 현직 공무원들의 상식입니다. 이러한 공무원의 기대는 합리적이고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감경이 불가능한 비위행위가 아니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포상 공적에 따른 감경규정은 적용해야 함이 마땅한 것입니다.
4. 포상 등 공적 미제출, 미심의의 법적 문제
판례는 징계위원회의 징계 심의 과정에 공적 사항이 제시되지 아니한 채 징계처분의 결정이 있게 되면 절차상 위법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두10505 판결). 이를 이유로 취소판결이 있게 되면 취소판결의 기속력에 의해 징계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징계위원회에 공적 사항이 제시되었으나 감경 여부에 대한 심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도 문제인데, 이러한 경우 징계재량권의 해태 또는 불행사에 해당합니다. 판례는 법령에서 정한 임의적 감경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처분상대방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 보고 있으므로(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9두52980 판결), 공적 사항의 심의 누락은 징계재량권의 일탈ㆍ남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심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가장 정확한 것은 징계위원회 회의록을 확인하는 것인데, 이러한 회의록은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어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그 내용을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 첨부된 징계의결서의 기재 내용을 통해 추측하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다만, 소청심사위원회에서는 그 회의록을 볼 수 있으므로, 소청심사청구를 한 경우에는 포상 등 공적에 관한 심의가 제대로 있었는지 확인해 줄 것을 요청해야 할 것입니다.
[김차 변호사 주요 약력]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석사(과학수사학), 박사(법학, Ph.D)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 39회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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