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거절 후 집주인 실거주, 이후 제3자에게 임대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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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거절 후 집주인 실거주, 이후 제3자에게 임대한 사례 

최아란 변호사

세입자 승소

서****

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전세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2년마다 이사를 다니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특히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러한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을 고려하여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인정하는 법률이 도입되었는데요. 과거에는 상가 임차인에게만 있었던 계약갱신요구권이, 2020년부터는 주택 임차인에게도 인정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위와 같은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었지만, 집주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재산권 행사의 중대한 제한이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입자와 집주인들 사이에는 갱신요구권 행사를 둘러싼 다툼이 줄을 이어 왔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실제로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후, 약 6개월 실제로 거주하였다가, 이후 제3자에게 임대를 놓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례는 제가 수행하였던 사례이기도 한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사건에서는 세입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승소하였습니다. 단, 집주인이 거주한 기간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금액은 청구금액의 절반 정도​로 인정되었습니다.

전세가가 폭등하는 시기일수록, 실거주하겠다는 임대인이 많습니다.

전세가가 치솟는 시기에는 2년 전에 세를 놓을 당시에 비해 지금의 시세가 월등히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집주인은 당연히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올리고 싶어 하지요.

문제는 기존에 살고 있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경우, 전세금을 최대 5%까지밖에 증액하지 못한다고 법에 못박아두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집주인 입장에서는 지금 세입자와 계약을 갱신하여서는 원하는만큼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없게 됩니다.

이럴 때 집주인은 지금 세입자를 내보내고, 시세에 맞추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궁리를 하게 되는데요.

이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핑계가 '집주인이 내가 실거주하겠다'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집주인이 실거주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엡니다.

요컨대 전세가가 폭등하는 시기일수록,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세입자를 내보낼 방편으로 '임대인의 실거주'를 언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실거주 의사가 대단히 의심스럽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임차인 입장에서 보았을 때, 집주인이 갑자기 내가 살던 전셋집에 들어와서 살겠다고 할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입니다.

딱히 들어와 살 이유가 없는 임대인이 갑자기 실거주하겠다고 말하는 경우, 세입자 입장에서는 실거주 의사를 크게 의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세입자의 선택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실거주 의사를 의심하여 이사를 거부하는 선택​

2. 일단 이사를 한 후, 실거주를 하는지 지켜보는 선택

많은 세입자들은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딱히 실거주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대한 증거도 없기 때문에, 일단 이사를 하고 실거주하는지 여부를 지켜보곤 합니다.

2년 이내에는 임대를 하여서는 안됨

이렇듯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경우, 집주인은 향후 2년 동안은 그 집을 제3자에게 임대하여서는 안됩니다.

만약 제3자에게 임대를 한 사실이 발각된 경우, 기존 세입자의 갱신요구를 부당하게 거절한 데에 대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단, 집주인이 2년 내에 제3자에게 임대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관련 포스

실거주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 (실제 판례 사건) | 로톡

이사를 나온 후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기까지 사이에 시간차가 큰 경우에는, 집주인에게 다양한 사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존 세입자가 이사를 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면, 그것은 애당초 실거주할 생각이 없는 상태에서 세입자를 들였다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실제로 제가 수행하였던 사례 중에서는, 기존 세입자가 이사를 나오는 당일에 새로운 세입자가 이사를 들어온 케이스도 있었는데요. 아주 당돌한 집주인을 상대로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전부 승소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기존 세입자가 이사를 나온 때로부터 오랜 기간이 경과한 다음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이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크게 두 가지의 경우로 나뉩니다.

1. 그 사이에 정말로 집주인에게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제3자에게 임대를 하게 된 경우

  • 이 경우에는 세입자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하기가 어렵습니다.

2. 집주인이 높은 금액으로 임대를 시도하다가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 시간이 걸린 경우

  • 이 경우에는 세입자가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내 사건이 위 두 가지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소송을 진행해 보아야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간혹 네이버 매물 등재를 주시하여 매매나 임대를 시도해왔다는 증거를 수집해오시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만, 이런 경우가 흔치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사 이후 새로운 세입자를 들일 때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큰 경우일수록, 집주인의 기존 거주지역, 의심스러운 행태를 보인 정황 등을 고려하여 소송을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갱신거절 손해배상 청구 사례]

실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이 사건의 의뢰인은 전세 세입자입니다.

의뢰인은 만기를 5개월 가량 앞둔 시점에 집주인으로부터 '실거주 해야 해서 갱신할 수 없다. 만기가 되면 이사를 가라'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의뢰인이 갱신요구를 해보기도 전에 먼저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한 것이지요.

(집주인이 선제적으로 실거주를 통보한 경우, 세입자는 명시적으로 갱신요구를 하지 못했더라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갱신거절을 받아들이고 이사

의뢰인은 갱신거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집을 구해서 이사를 했습니다.

당시는 전세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사로 인한 의뢰인의 손해가 대단히 컸지만,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고 하니 선택의 여지 없이 이사를 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이사하고 7개월 뒤, 제3의 세입자가 거주중임을 확인

그런데 의뢰인이 이사를 한 때로부터 7개월 뒤, 의뢰인은 이웃으로부터 "옆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왔다. 집주인은 아닌것 같다"라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이에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확정일자 부여현황을 확인해보았는데요. 정말로 새로운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고 거주 중임이 확인되었습니다.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제기

의뢰인은 크게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로지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의뢰인은 갱신요구를 하지 못했고, 이사 시기의 전세가 폭등으로 인해 엄청난 손해를 입었으며, 의뢰인 뿐만 아니라 자녀까지도 이사 및 전학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의뢰인은 부당하게 갱신요구를 거절한 데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마음먹고 저희 사무소를 찾아주셨습니다.

소송 도중 밝혀진 집주인의 실거주 사실

실거주로 인한 갱신거절 사건에서, 세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해보면, 집주인들이 '내가 실제로 거주를 좀 했다가 세를 놓았다'라고 주장하는 케이스가 대단히 많습니다.

다만 다수의 사건들에서는 전기, 수도 사용 내역 등을 확인해보면 실거주했다는 말이 거짓말로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만큼은 달랐습니다. 의뢰인이 이사를 한 직후, 집주인이 정말로 6개월가량 실거주를 하였던 것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사실에 의뢰인도 저도 놀라긴 하였으나, 이대로 소송을 포기할 수는 없지요.

6개월 실거주는 인정. 하지만 2년 내에 재임대 한 데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앞에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를 들어 갱신을 거절한 경우에는, 기존 세입자의 만기일로부터 2년간은 제3자에게 임대를 놓아서는 안됩니다.

만약 2년 내에 제3자에게 임대를 놓았다면, 실거주를 중단하고 임대할 수밖에 없게 된 데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임대인이 스스로 입증하여야 합니다.

이에 저는 "6개월간 실거주 한 것은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2년 내에 재임대를 하지 않았느냐, 그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러자 이 사건의 임대인은 자신이 무리하게 실거주를 계속하려다보니 돈이 부족했고, 갑자기 대출금리가 올라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대출금리 인상은 갱신거절 이전부터 이미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사정이므로, 그 이유 때문에 제3자에게 임대한 것은 정당하지 않다'라고 강력하게 다투었습니다.

세입자의 손해배상청구 승소, 단 손해배상금액은 일부 금액만 인정

그 결과, 의뢰인의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여졌습니다.

다만 당초 청구했던 금액 약 6,000만 원 중 절반인 3,000만 원만 승소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실제로 집주인이 6개월 이상 실거주하였다.

  2. 집주인이 제3의 세입자에게 재임대하였으나, 그로 인해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했다(이 사건은 2022년 하반기 전세 시장의 급변에 따른 시기적인 특수성이 있었습니다. 즉, 의뢰인이 이사를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전세금이 폭등하고 있었으나, 이사 직후부터 전세금이 폭락하여 집주인은 제3의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거의 증액하지 못했기 때문에 부당한 갱신거절에도 불구하고 얻은 이익이 거의 없었습니다).

상당기간 실거주 하더라도 2년 내 임대하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인정한 데에 의의가 있는 판결

물론 이 사건의 전부를 승소하지 못한 점은 대단히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만 부당하게 갱신거절을 한 임대인이 정말로 실거주까지 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기 때문에 집주인이 단기간이라도 실거주를 하였다면, 법원에서는 '일단 들어와서 산 걸 보면 실거주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있었던 것 아니냐, 살다가 세를 놓은 것이면, 그럴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겠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실제로 하급심 판례 중에는 집주인이 1개월간 거주하다가 제3자에게 매매를 한 경우, 부당한 갱신거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판례가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집주인이 실제 거주를 이유로 들어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후, 상당기간 실거주를 하였더라도,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임대를 한 경우에는 세입자에게 부당한 갱신거절에 대한 손해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판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가 제한된 상태에서 소송을 할 수밖에 없는 세입자의 입장

일반적인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이 각각의 사실관계와 증거를 가지고 소송을 이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집주인의 실거주 사유로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한 소송은 다릅니다.

이 소송은 소송의 승패 여부를 결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오로지 집주인측의 사정에 달려있기 때문에 세입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제한된 상태에서 소송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이 소송의 핵심은 소송을 '제기'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이 주장하는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라고 조목조목 다투어 가는 데에 있습니다.

만약 집주인의 주장이 변명의 여지 없이 정당한 사유(갑자기 지방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실거주하려던 사람이 사망하였다 등)라면 아무리 잘 다투어도 세입자가 승소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극단적인 사유가 존재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소송의 승패는 집주인이 주장하는 정당한 사유가 객관적, 논리적, 합리적으로 보았을 때에 결코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세입자가 얼마만큼 잘 따져드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당한 갱신거절을 당했다고 생각하신다면, 무턱대고 소송을 제기하시기보다는 먼저 전문 변호사와 충분히 상의하셔서 예측가능한 변수, 승소가능성 및 패소시의 위험성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민사법 전문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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