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계약 체결 전, 흔히 ‘가계약’을 하고는 합니다. 보통 계약금보다 적은 돈을 가계약금으로 내고, 며칠 뒤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나머지 계약금을 내고는 하죠.
그런데 가계약 후 매수인이 변심하여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아래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가계약만으로도 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만약 계약이 성립된 것이라면 매수인이 위약금으로 얼마를 내야 하는 것인지,
두 번째는, 매도인이 ‘가계약금’을 반환해야 하는지 아니면 ‘가계약금’이 해약금으로 몰취되는 것인지
입니다.
위 첫 번째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가계약 파기, 위약금 내야 하나요?’라는 포스팅으로 소개한바 있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www.lawtalk.co.kr/posts/50530
오늘은 두 번째 문제인,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아래 사례를 보겠습니다.
A는 세모시 네모구 행복아파트 401호의 소유자인데, 아파트를 팔기 위해 부동산에 내놓았습니다.
B는 아파트를 알아보던 중, 좋은 매물이 나왔다면서 총매매대금은 10억 원인데 값이 더 오르기 전에 빨리 가계약금 1,000만 원을 입금하라는 부동산 중개인의 말에 덜컥 1,000만 원을 매도인 A의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B는 위 1,000만 원을 보내기 전,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 계약규정에 따릅니다. 동의하시면 ‘네’라고 대답한 뒤, 1,000만 원을 송금해주세요.”라는 특약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B는 아무리 생각해도 10억 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 같아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1,000만 원을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A는 일반 계약규정에 따라 가계약금 1,000만 원은 해약금으로 몰취되었다면서 돌려줄 수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B는 1,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1.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민법 제565조 제1항은 “매매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당시에 금전 기타 물건을 계약금, 보증금등의 명목으로 상대방에게 교부한 때에는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의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매매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계약이 성립한 때에는 별다른 약정을 하지 않아도 매도인은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고,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위 해약금 규정이 가계약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였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 대법원은 2022다247187 판결을 통해,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하게 인정되는 경우에만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몰취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약정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 (중략) … 당사자 사이에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원고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더라도 가계약금이 몰취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2다247187 판결>
2. 사안의 경우 : A는 B에게 가계약금 1,000만 원을 반환해야 합니다.
위 판시에 따르면 매도인 A와 매수인 B 사이에 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매수인 B는 이를 포기하고, 매도인 A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 즉 가계약금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을 하였음을 명백하게 인정할 수 없으므로, 비록 매수인 B가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매도인 A는 가계약금 1,000만 원을 몰취할 수는 없고 매수인 B에게 반환해야 합니다.
가계약은 진짜 계약이 아니고 임시로 하는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가계약이라고 할지라도 계약의 내용 등에 대해 꼼꼼하게 따지고 체결한다면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까지 가계약에 관하여 해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법적 대처 방안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행위 전 반드시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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