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북스캔 어디까지 허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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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북스캔 어디까지 허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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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북스캔 어디까지 허용되나? 

최보람 변호사

대학 전공 서적이 필요할 때, 구매한 무거운 책을 편하게 들고 다니고 싶을 때, 구매하고 싶은 책이 이북이 없을 때, 별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책을 복사하거나 스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책은 저작물에 해당하고, 책을 쓴 저자가 저작자에 해당하여 저작권을 가지게 되며, 저작물의 복제권 역시 저작자가 가지게 되는데요(저작권법 제2조, 제4조, 제16조). 저작자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은 복제는 저작권 침해가 됩니다.


그런데 어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복사 또는 스캔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게 맞는 말일까요?

우선 아래 사례를 보겠습니다.


A는 책의 저자입니다.

B는 출판사를 통해 A가 쓴 책을 구매한 자입니다.

C는 전문 복사 업체, 소위 북스캔 업체입니다.

B는 A가 쓴 책을 구매한 뒤, C에게 책을 스캔하여 PDF파일로 만들어달라고 의뢰하였고, C는 B의 의뢰에 따라 책을 스캔하여 PDF파일로 만들어 B에게 전달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A가 저작권 침해라고 항의하자, B는 “돈을 주고 직접 책을 구매하였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스캔한 것일 뿐, 제3자에게 판매하거나 공유한 사실이 없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B의 말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저작권법상 허용하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원칙적으로 저작물의 복제할 권리인 복제권은 저작물을 창작한 저작자가 가집니다(저작권법 제16조). 즉, 책의 저작자가 아닌 구매자는 책을 함부러 복사, 스캔할 수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저작권법은 재판, 교육 등 일정한 경우에는 저작자의 저작권을 제한하고 있는데(저작권법 제23조 내지 38조), 그 중 하나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입니다.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다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 스캐너, 사진기 등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복제기기에 의한 복제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① 비영리 목적으로, ②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③ 복사 또는 스캔할 때,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 저작자가 아니라도 복제가 허용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 스캐너, 사진기 등에 의한 복제’에 전문 복사 업체에 맡겨서 복사 또는 스캔을 하는 것이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대법원은 명시적인 판결을 내놓은 적이 없으나, 문화체육관광부 유권해석, 일본 대법원 판례 등에서는 전문 복사 업체에 맡겨서 복사 또는 스캔을 하는 것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권해석>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북스캔 어디까지 허용되나? 이미지 1

<일본 2013년 도쿄지방법원, 2014년 지적재산 고등법원, 2016년 대법원 판결>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 북스캔 어디까지 허용되나? 이미지 2


2.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책임


저작권법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倂科)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저작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저작물을 복사 또는 스캔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 징역과 벌금을 함께 부과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형사적 처벌 이외에도 저작자에게 손해를 끼친 것이 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역시 인정됩니다(저작권법 제125조).



3. B와 C의 책임


앞선 사례에서 B는 직접 책을 구매했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책을 스캔하여 PDF파일로 만들긴 했지만, 가정에 구비한 복사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전문 복사 업체 C를 통해 ‘공중의 사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복사기기’를 이용하여 복제하였기 때문에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즉, B가 전문 복사 업체를 통해 책을 스캔한 것은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전문 복사 업체 C는 B에게 대가를 지급받고 영리를 목적으로 A의 허락 없이 책을 스캔했기 때문에 역시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B와 C는 저작권법 위반의 공동정범에 해당하고, 실제로 형사처벌 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처럼 타인의 저작물을 소유한 자라 하더라도 저작자의 동의 없이 전문 복사업체나 스캔업체를 통해 복제하는 경우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하게 됩니다. 내 돈주고 산 책이니까 업체에 맡겨서 스캔해도 문제없지 않을까? 라는 안일한 생각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형사소송에 휘말리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저작권법상 허용되는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의 범위, 처벌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법적 대처 방안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행위 전 반드시 법률전문가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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