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남이는 병원을 한 번 개원했다 망한 이후 본인 명의로는 개원이 어려웠습니다.
마침, 더 이상 병원 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선배의사에게 부탁을 해 명의를 빌렸고 선배 의사 명의로 병원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런데 갑남이네 병원이 다른 사람 명의로 병원을 운영 중임을 누군가가 고발했습니다.
선배명의로 병원을 운영하며 요양급여를 받은 갑남이는 사기죄로 처벌받는 것일까요?
타인의 명의로 병원을 운영했다면 얼핏 보기에도 법률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의사가 병원 개원만 타인 명의로 한 경우임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죄가 인정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타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
타인 명의의 의료기관 개설은 하지 못하게 되어 있으며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것도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해 받는 것도 불법일까요?
검사는 위와 유사한 사안에서 병원이 타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된 것으로 의료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고, 의료법을 위반하여 개설된 의료기관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는데, 피고인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였으므로 이는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은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문제삼았습니다.
2.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신청
이에 대해 법원은 “의료법 제4조 제2항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이하 ‘의료인’이라 한다)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나, 이를 위반하여 개설·운영되는 의료기관도 의료기관 개설이 허용되는 의료인에 의하여 개설되었다는 점에서 제4조 제2항이 준수된 경우와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면서 실시한 요양급여도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정상적인 의료기관이 실시한 요양급여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의료법이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제33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와 달리, 제4조 제2항을 위반하여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의료인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았다면, 설령 그 의료기관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개설·운영되어 의료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하였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서 제외되지 아니하므로, 달리 요양급여비용을 적법하게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 내지 요건이 흠결되지 않는 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피해자로 하는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9도1839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의료인 자격이 있는 사람이 의료행위를 한 것 자체는 거짓이 아니니 그에 따라 요양급여를 신청하는 것도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법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얼핏보면 의료법에 위반했으니 다 잘못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으니까요.
다만, 이런 부분을 잘 잡아내는 것이 법조인의 역량입니다.
어떤 변호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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