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행정상 오류로 호봉 획정이 잘못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한번 호봉 획정이 잘못되면 근무연수가 늘어날수록 그 불이익이 누적된다는 점에서 해당 교원에게는 묵과하기 힘든 손해를 발생시킵니다. 그런데 행정직원들이나 교직원들 사이에서 호봉의 획정이나 재획정, 호봉의 정정과 같은 기본개념에 대해서도 많은 혼란이 있는 듯합니다. 이 글에서는 초ㆍ중등교육을 실시하는 학교(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의 교원에 한정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법체계를 간단히 살펴봅니다
같은 교원이라도 국공립학교 교원은 교육공무원의 신분을 갖기 때문에 교육공무원법 등이 적용되고, 사립학교 교원은 공무원은 아니어서 교육공무원법이 아닌 사립학교법 등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교육업무에 종사한다는 점에서 이들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는 없으므로 교육기본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지법), 초ㆍ중등교육법 등은 이들 모두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교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불복하는 절차 역시 교지법 제정에 따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로 일원화되었습니다.
교원의 보수에 있어서는,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공무원 보수규정이 적용되는 것으로 하고 있고(교육공무원법 제34조 제2항, 공무원 보수규정 제1조 참조),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사립학교법에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교지법에서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수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제3조 제2항). 교육행정 실무 역시 양자를 다르게 취급하지 않고 있고, 호봉 획정, 재획정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2. 호봉의 획정과 재획정
우선 보수의 개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공무원의 직무 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금전은 ‘임금’이라 하지 않고 ‘보수(報酬)’라고 하며, 이러한 보수는 봉급(기본급)과 수당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봉급은 직책별 기본급(여)과 계급별ㆍ호봉별 기본급(여) 등으로 구분됩니다. 이를 통해 봉급 책정에 호봉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공무원 보수규정에서 호봉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승급에 관한 규정 내용을 보면 임용 당시 획정한 초임호봉을 기초로(경력환산이 되지 않는다면 1호봉) 근무연수에 따라(특별승급이나 승급이 제한되는 경우도 존재) 한 호봉씩 승급하고, 이를 기초로 기본급이 책정됨을 알 수 있습니다.
임용권자가 일정한 절차에 따라 개별 공무원의 호봉을 정하는 것을 ‘호봉의 획정’이라 하고, 공무원 신규채용 시에는 임용 전 경력을 경력환산율표에 따라 반영하여 호봉을 정하게 되는데, 이를 특히 ‘초임호봉의 획정’이라 합니다. 이에 반해 재직 중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여 호봉을 다시 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호봉의 재획정’이라 합니다. 사정변경에 따라 호봉을 다시 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획정 사유 중 해당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호봉획정 방법이 변경된 경우라면 초임호봉 획정의 방법에 의하도록 하고 있을 뿐 다른 재획정 사유와 달리 재획정 시기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재획정은 기존에 획정된 호봉을 사정변경에 따라 다시 정하는 것이어서 장래효만 있다고 봐야 할 것 같고(전주지방법원 2023. 7. 20. 선고 2021구합1425 판결 참조), 초임호봉 획정의 방법에 따른다고 하여 임용 당시로 소급하여 호봉 획정을 다시 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3. 호봉의 정정
이러한 호봉의 획정이나 재획정과 달리 호봉의 정정은 호봉의 획정 또는 승급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잘못된 호봉발령일로 소급하여 정정하는 것을 말합니다(제18조 제1항). 따라서 초임호봉의 획정뿐만 아니라 호봉의 재획정을 잘못한 경우 역시 호봉의 정정사유에 해당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해당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호봉획정 방법이 변경되었는데도 그 변경된 방법으로 호봉을 재획정하지 않고 기존의 방법대로 호봉을 획정하거나 승급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임용권자가 재획정하지 않은 시점으로 소급해서 정정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호봉획정 방법이 변경된 경우는 다른 정정사유, 즉 새로운 경력을 합산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하였거나 초임호봉 획정 시 반영되지 않았던 경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나중에 제출하는 경우와 달리 경력 합산의 신청을 요하지 않고, 임용권자 스스로 그 사유에 해당하는 공무원의 호봉을 재획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임용권자가 해당 공무원이 재획정 신청을 하지 않았으니 호봉 재획정을 하지 않은 것은 정당하다고 하거나 현재 그 사유를 알게 되었으니 재획정해서 향후 적용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법해석상 부당합니다. 이러한 법리를 교원에게 적용하게 되면, 해당 교원은 임용권자에게 호봉정정신청을 한 후 정정이 거절되면 이를 소송으로 다툴 수 있게 됩니다.
4. 소송절차
국공립학교 교원이든 사립학교 교원이든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때에는 그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교육부에 설치)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결정에 불복이 있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호봉정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은 교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해당하고, 해당 교원은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라 호봉정정신청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어 거부처분을 다툴 수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2022. 7. 28. 선고 2021구합78138 판결 참조). 그런데 사립학교 교원은 학교법인(사립학교 경영자, 학교의 장)을 상대로 거부처분에 대해 소청심사를 청구해야 합니다.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이러한 거부처분은 사법행위(私法行爲)에 해당하여(즉 행정처분이 아님) 해당 교원은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사립학교 교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기각결정에 불복하려면 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위원회 결정을 대상으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국공립학교 교원은 교육장을 상대로 원칙적으로 원처분인 거부처분을 대상으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구분되는 이유는 행정소송법상 법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 글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5. 과거분 보수의 지급청구 문제
호봉정정거부가 위법하다는 취지의 소청결정 또는 법원의 판결이 있더라도 잘못된 호봉 획정 또는 승급으로 인해 지금까지 지급받지 못한 보수 부족분에 대해 지급청구를 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보수지급채권(지연손해금 포함)은 민법에 따라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소 제기 전 3년분에 한하여 지급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됩니다.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논란이 있는데, 민법이 국가재정법이나 지방재정법에서 규정하는 5년의 소멸시효보다 더 단기의 소멸시효를 규정하고 있어서 사립학교 교원과 마찬가지라는 견해와 이들에게는 애초에 민법이 적용될 수 없어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습니다.
정정사유가 발생한 지 한참 지난 교원의 경우에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3년간의 부족분을 지급받는 것 외에 향후 정정된 호봉의 적용으로 기본급여 책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송상 실익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차 변호사 주요 약력]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석사(과학수사학), 박사(법학, Ph.D)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 39회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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