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문제가 되나
공유형 전동퀵보드의 이용자가 많아짐에 따라 그로 인한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동퀵보드는 비교적 빠른 속력으로 이동하면서도 아무런 소음이 없고, 도로와 보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운행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를 중심으로 한 교통체계에서 위협이 되고 있고, 반대로 전동퀵보드 운전자도 기존 교통수단에 의한 사고에 매우 취약합니다.
도로교통법은 전동퀵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PM)를 법체계에 편입시키고 있으나, 그에 따른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어떤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동퀵보드를 운전하다가 대인사고(신체 상해)가 발생하는 경우 운전자의 형사책임이 어떻게 되는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원동기장치자전거인지, 자전거인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가)목
“차”란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1) 자동차
2) 건설기계
3) 원동기장치자전거
4) 자전거
5)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動力)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 다만, 철길이나 가설(架設)된 선을 이용하여 운전되는 것, 유모차, 보행보조용 의자차, 노약자용 보행기, 제21호의3에 따른 실외이동로봇 등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기구ㆍ장치는 제외한다.
도로교통법상 ‘차(車)’의 구분은 좀 복잡합니다. ‘차’는 러프하게 말해서 ‘탈것’의 가장 최상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가 포함되어 있고, 오토바이, 스쿠터, 자전거 같은 것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자전거는 운전자 스스로 페달을 밟아서 운전하는 것이어서, 엔진 등(원동기, motor)으로 구동되는 ‘자동차’와는 명확히 구별하면서도 ‘차’로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은 이륜차(바퀴가 두 개인 차)입니다. 자전거와 달리 원동기를 사용하여 운전 가능한 이륜차는 자동차의 분류상 ‘이륜자동차’(바퀴가 두 개인 자동차)라 하고(자동차관리법에서 규정), 이러한 이륜자동차는 도로교통법상 다시 ‘자동차’에 해당하는 것과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분합니다. 즉 자동차관리법상 ‘이륜자동차’가 도로교통법에서는 ‘자동차’일 수도 있고, ‘원동기장치자전거’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원동기로 작동되는 이륜자동차는 순수한 ‘자전거’일 수는 없으니 반드시 그 앞에 ‘원동기장치’라는 말이 붙어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전동퀵보드는 통상 이륜차와 구별되는 별개의 존재(퀵보드)로 인식되나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1)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2) 전동킥보드, 전동이륜평행차.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를 특히 ‘개인형 이동장치’라고 하고 있습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 내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는 별도의 규율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카카오T 바이크와 같은 공유자전거는 ‘전동기의 동력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전거’인 개인형 이동장치(PM)가 아니라 운전자가 페달을 밟아야만 전동기가 작동하는 것이어서( pedal assist system, PAS), 이를 특히 ‘전기자전거’라고 부르면서 도로교통법상 ‘자전거’에 포함시킵니다.
도로교통법상 전동퀵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일종이지만 전기자전거의 속성도 갖고 있어 다른 원동기장치자전거와 달리 자전거와 동일하게 규율될 필요도 있는데, 이 경우 도로교통법은 ‘자전거등’으로 함께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자동차등’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함께 지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도로교통법 등 교통 관련 법령을 볼 때는 해당 법규정이 ‘차’에 대한 것인지, ‘자동차’ 또는 ‘자동차등’에 관한 것인지, ‘자전거등’에 관한 것인지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3. 운전면허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동퀵보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있는 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이러한 면허 없이 전동퀵보드를 운전한 경우 무면허운전에 해당합니다. 이에 따른 형사처벌도 규정하고 있으나 다른 원동기장치자전거와 달리 법정형을 다소 낮게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범칙행위의 처리 특례가 적용됩니다. 그리고 제1종 보통면허나 제2종 보통면허로도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으므로(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53조 별표 18 참조) 이러한 면허로도 전동퀵보드를 운전할 수 있지만, 이러한 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에는 전동퀵보도를 운전할 수 없고, 음주상태에서 전동퀵보도를 운전한 경우 이를 운전할 수 있는 모든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도로가 아닌 곳에서 운전면허 없는 운전은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되지 않음은 자동차, 다른 원동기장치자전거와 동일합니다. 도로는 불특정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의미하나(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참조), 구체적 사안에 따라서는 이러한 도로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4. 음주운전
자동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PM 포함) 그리고 자전거 운전자까지 음주운전은 금지됩니다. 이러한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를 말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따라 다르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다만,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장치의 경우 음주운전으로 인한 위험성이 낮다고 보고 혈중알코올농도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가볍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음주측정거부를 처벌하는 것도 동일하나, 재범으로 인한 가중처벌 규정(제48조의2 제1항)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범칙행위의 처리 특례가 적용됨은 무면허운전과 같습니다. 참고로, 아직도 자전거 음주운전은 처벌되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2018년 개정으로 처벌 대상이 되었고, 2020년 개정으로 개인형 이동장치를 자전거와 같은 수준으로 처벌하도록 하였습니다.
5. 대인사고로 인한 형사처벌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죄(대인사고)를 범한 경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처벌되지만, 뺑소니(도주), 음주측정거부, 12대 중대위반 사고가 아닌 한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합의서)가 있거나 종합보험 등에 가입된 경우 처벌되지 않습니다. 다만, 중상해에 해당하는 경우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대물사고인 경우 합의가 있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언제나 처벌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대인사고는 12대 중대위반 사고에 해당하여 합의 또는 종합보험 가입사실로 형사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도로교통법상 모든 ‘차’에 적용되므로 전동퀵보드를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경우 일반적인 자동차 교통사고와 동일한 법 적용이 있게 됩니다. 음주상태로 전동퀵보드를 운전하다가 대인사고를 낸 경우 역시 형사책임이 면제되지 않고, 오히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에 해당하게 됩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13430 판결 참조).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은 ‘자동차등’을 운전한 자의 형사책임을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법에서 이러한 ‘자동차등’에 원동기장치자전거를 포함시키면서도 개인형 이동장치를 제외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결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험운전치상은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되어 있으므로(1,000만원~3,000만원), 피해자와의 합의 등 정상참작 사유가 있으면 500만원 내지 1,000만원 사이에서 벌금형이 선고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12대 중대위반 등이 아닌 대인사고의 경우 보험 가입으로 인한 형사책임 면제가 가능할 것인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험은 보험회사가 피보험자를 갈음하여 피해자의 치료비에 관하여는 통상비용의 전액을, 그 밖의 손해에 관하여는 보험약관으로 정한 지급기준금액을 우선 지급하되, 종국적으로는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상 피보험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 제2항), 즉 종합보험을 말하는 것입니다. 종국적으로 전액을 보상할 수 있어야 하므로, 종합보험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사보험이라면 이와 동일하게 취급될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전동퀵보드 운전자가 승용자동차의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대비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하고 전동퀵보드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에 대해서도 종국적으로 전액 보상이 가능한 보험상품(보장특약)에 가입해 있다면 동일한 취급이 가능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전동퀵보드 회사가 가입한 단체보험에 의존해 피해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단체보험은 보장한도가 제한적이어서 종합보험에 해당하지 않으며, 보험금 지급만으로 형사책임을 면할 수는 없게 됩니다. 따라서 형사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자와 별도의 합의를 봐야 할 것입니다.
[김차 변호사 관련 경력]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고려대 법학과 졸업
경북대 과학수사학석사(과학수사, 법의학, 보건의료 전공) / 경북대 법학박사(행정법 전공)
국선전담변호사(성폭력/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
경찰서 민원상담 변호사, 경찰서 민원조정위원회 외부위원(현)
군사법원 국선변호인(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현),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