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실관계
피의자는 현역 군인신분(소령)인바, 2021. 10.경부터 다음해인 2022. 10.경까지 A부대 인사과장으로 근무하였습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하급자인 인사과 재정부사관 B가 위 기간 동안 부대 예산 약 3억 5,000만원을 임의로 소비하는 업무상횡령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피의자는 B로부터 지출결의서 등을 보고받고 결재하는 업무(전자결재)를 담당하였는데, B에게 본인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가르쳐주면서 B로 하여금 대신 결재하도록 하였는바, 이에 군사경찰(구 헌병대)은 B를 업무상횡령으로 입건함과 아울러 피의자를 직무유기죄로 입건하여 수사를 개시하였고, 피의자에 대하여 기소의견으로 군검찰에 송치하였습니다.
2. 직무유기죄 구성요건 개관
제122조(직무유기)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죄의 성립에는 주관적으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과 객관적으로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가 있어야 하는 것으로 직무집행의사로 직무를 수행한 이상 태만, 분망, 착각 등 일신상 또는 객관적 사유로 직무수행을 소홀히 하여 부실한 결과가 초래되었다고 하여도 직무유기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2. 12. 13. 선고 83도1157 판결 등)
핵심 : 직무를 버린다는 의식(주관적 요건)과 직무 또는 직장을 벗어나는 행위(객관적 요건)
3. 이 사건에서의 중요 포인트
[ 포인트 1]
피의자는 현역 군인으로서 군형법 적용 대상이지만, 군형법 제24조의 직무유기는 '지휘관'을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고, 피의자는 A부대의 지휘관(부대장)이 아닌 인사과장이었기 때문에, 군형법이 아니라 일반형법이 적용됩니다
군형법은 일반형법보다 처벌수위가 훨씬 높습니다.
군형법 제24조(직무유기) 지휘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적전의 경우 : 사형
2. 전시, 사변시 또는 계엄지역인 경우 :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
3. 그 밖의 경우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 포인트 2]
직무유기죄(군형법상 직무유기죄 포함)는 법정형에 벌금형이 없습니다. 따라서 피의자가 만약 혐의가 인정되어 기소가 될 경우에는 벌금형을 받을 수가 없고 무죄를 받지 않는한 최소한 징역이나 금고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집행유예 이상의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군인신분을 상실하게 됩니다.
따라서 피의자로서는 반드시 수사단계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설령 기소되더라도 법원에서 반드시 무죄를 다투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4. 이 사건에 대한 '추변'의 대응전략
직무유기죄는 법리적으로 죄의 성립을 엄격히 보는 판례의 경향 활용
- 형법 제122조에 규정하고 있는 직무를 유기한 때라고 함은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는 포기 등 정당한 이유없이 그 직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1977. 11. 22. 선고 77도2952 판결 등)고 하여 직무유기죄의 성립을 엄격히 보고 있으므로, 본 사안에서도 이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피의자와 재정담당관 B간의 재정업무 관련 업무프로세스 정밀파악
- 위와 같은 판례의 태도를 적극 활용하기 위하여는, 피의자와 B간 재정업무 관련 업무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 정밀하게 파악한 후, 피의자가 다소간 업무의 소홀함에 있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형법상 직무유기죄의 성립에 이르는 정도로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는 포기'를 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파악된 사실관계에 기초한 정밀한 법리적 주장
- 의뢰인(피의자)와의 수차례 미팅 및 의뢰인으로부터 제출받은 관련 자료 검토를 통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파악하여 본 결과, 피의자는 재정담당관 B가 서면으로 작성하여 결재상신한 '교부결의서'를 자세히 검토하고 결재한 후, 이와 동일한 내용의 NDIFIS(국방통합재정정보시스템의 약칭)상 전자결재절차만 맡겼을 뿐 피의자의 업무 자체를 재정담당관에게 일임한 적은 없다는 점에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 따라서 우선 의견서에 이 사건 관련 파악된 사실관계를 자세히 적시(재정부사관의 각 실무부서별 예산사용 관련 공문 확인, 재정부사관의 교부결의서 작성, 피의자에게 서면결재상신, 피의자의 서면검토 및 결재, NDIFIS상 전자결재절차 대행허여 등)하고, 직무유기죄 관련 판례의 기본적인 태도를 설명(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 내지는 포기가 있어야 하고 단순히 업무소홀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하면서, 직무유기죄가 문제된 실제 유사사례들에 대한 무죄 사례들을 아울러 적시하여, 이 사건에서도 피의자에게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공유한 점에 대하여 육군규정 위반 등 징계사유가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적어도 형법상 직무유기죄는 법리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 아울러 피의자가 그동안 직업 군인으로서 9년간 성실히 근무하였다는 점, 다수의 표창과 업무유공을 인정받은 점, 이 사건 이외에 아무런 전과가 없고 입건된 전력도 없는 점 등 정상자료도 충실히 주장하였습니다.
5. 처분결과 및 진행상황
이에 군검찰은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피의자에 대하여 추변의 의견을 받아들여 최종 무혐의처분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군인을 포함한 공무원 사건의 경우, 검찰에서 사건을 처분하면서 그 결과를 피의자의 소속 기관에 통보하게 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피의자가 소속된 부대에 이 사건 처분결과(무혐의)를 통보하였고, 소속 부대에서는 피의자의 행위(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하급자에게 공유)에 대하여 징계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에 추변은 이 사건이 무혐의로 종결되었으나 이후 징계 여부 등에 대해서도 소속 부대 법무실 담당자와 컨택하면서 계속 체크하고 있습니다.
6. 결론 요약
최근에 비교적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직무유기, 직권남용죄 등은 판례가 그 성립여부를 비교적 엄격하고 까다롭게 보고 있으므로, 각 죄명별 구성요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실관계 및 그에 대한 입증자료를 바탕으로 정치한 법리적 주장이 요구됩니다.
아울러 군 형사사건의 절차, 수사기관 구성원 등에 대하여 잘 알고 있어야 변론 및 수사대응이 가능하고 실무를 해보지 않는 이상 이를 잘 알기 어려운데, 군법무관으로 3년을 근무하며 군검찰, 법무실장(참모) 등을 두루 역임한 추변은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했고 피의자에게 억울함이 없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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