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내용은 명의신탁 토지가 공익사업에 편입된 경우에 있어 수용보상금의 법률관계에 관한 문제입니다. 명의신탁에 관한 법률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여러 상담사례에서 수용보상금의 처리에 대해 많이들 고민하고 계신는 것을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라고 생각해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명의신탁 유형 중 3자간 명의신탁에 한정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3자간 명의신탁 법률관계의 대강
3자간 명의신탁은 신탁자가 매도인으로부터 부동산을 매수하면서도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그 등기명의는 수탁자로 하는 유형입니다. 계약 당사자가 계약에 따른 법률효과를 신탁자에게 직접 귀속시킬 의사가 있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부동산 명의신탁에서 신탁 당사자 사이의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고 그에 따른 소유권 이전도 무효로 됩니다. 그런데 등기명의인인 수탁자가 신탁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게 되면 제3자가 확정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각종 공익사업으로 사업시행자가 대상토지에 관하여 협의매수를 하거나 수용재결에 의해 수용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시행자가 제3자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2] 명의수탁자에 대한 보상금의 지급
사업시행자와의 보상협의 과정에서 신탁자가 실질적 소유자를 자처하며 주도적으로 임하는 경우도 있으나, 사실 사업시행자는 이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등기부상 토지소유자와 협의를 거쳐 그로부터 토지를 매수하거나 수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시행자는 토지소유자가 감정가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복한다고 하더라도 등기부상 토지소유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보상금을 공탁하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토지소유자 측에 의해 보상금증액소송이 진행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수용재결 이전에 신탁자가 수탁자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는다면 신탁자를 피공탁자로 해야겠지만, 뒤에서 보는 것처럼 신탁자의 입장에서도 굳이 그렇게 할 실익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보상 과정에서 수탁자가 토지소유자로서 보상금을 직접 지급받거나 피공탁자로서 공탁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사업시행자에 의해 보상금이 공탁되고 수용재결까지 있게 되면 수용재결일(재결서에 표시)에 소유권이 사업시행자에게 이전되므로, 이제는 신탁 당사자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의 문제만 남습니다.
[3] 이해관계의 조정 방식
이해관계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수탁자가 법에서 금지되는 명의신탁의 조력자임에도 이러한 수탁자에게 보상금까지 확정적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판례는 신탁자가 매수자금을 대는 등 수탁자 앞으로 등기명의를 이전하는 데 실질적 기여를 하였기에, 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보상금의 반환을 구할 수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8다284233 전원합의체 판결).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간명한 방식의 해결책입니다. 신탁자는 수탁자 또는 그 상속인이 변심하여 보상금을 돌려주지 않으려고 해도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판례는 신탁 당사자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에는 좀처럼 조력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명의신탁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신탁자가 명의신탁을 주장하며 자기 앞으로 소유권을 이전받고자 해도 매도인 앞으로 다시 소유명의를 환원시킨 다음에야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부 견해는 이러한 논리를 일관하여 신탁자가 수탁자를 상대로 직접 보상금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다고 하는데, 실제로 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관 5명이 이러한 반대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4] 마무리하겠습니다
명의신탁 토지가 공익사업에 편입되어 등기부상 명의자인 수탁자에게 보상금이 지급되거나 수탁자를 피공탁자로 하여 보상금 공탁이 있을 때, 신탁자는 수탁자가 취득한 보상금에 대해서 바로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신탁자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결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신탁자가 사업시행자에게, 자신이 토지소유자임을 주장하거나 자신을 피공탁자로 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이해관계 조정 방식이 언제까지 인정될지는 미지수이고, 향후 판례의 재변경에 의해 이러한 해법조차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매도인만이 이러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래전에 명의신탁이 이루어진 토지라면 당사자들에게 다소 뜬금없는 결과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김차 변호사 주요 약력]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석사(과학수사학), 박사(법학, Ph.D)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 39회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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