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새로운 국면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새로운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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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새로운 국면 

김차 변호사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수단인 이의신청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저의 행정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이의신청이 행정쟁송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행정법의 가장 중요한 문제, 청구기간 및 제소기간"

실무와 이론을 모두 통틀어, 행정법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문제청구기간(행정심판의 경우)과 제소기간(행정소송의 경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핵심은 법이 원칙적으로 행정처분을 다툴 수 있는 기간을 매우 짧게 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민원인이 행정처분을 다투고자 한다면 쟁송 로드맵을 짜서 각 단계별로 이러한 기간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행정쟁송을 관장하는 기관(행정심판위원회 또는 법원) 역시 이러한 기간이 지나 접수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본안 판단(청구의 당부 판단)이 불필요하게 되므로 조기에 걸러낼 필요가 있습니다.

"이의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은 처분이 아닙니다"

불이익한 행정처분을 받게 된 민원인 중에는 처분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 그 잘잘못을 따지면서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미로 이의신청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민원처리법)에서도 법정민원의 거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과 행정청의 결정 및 통지의무를 제도화하고 있습니다(제35조). 즉 처분의 근거법률에서 이러한 이의신청을 규정하고 있지 않더라도 민원처리법이 이의신청에 관한 일반법으로 기능하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의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원처분을 유지하는 취지로 기각결정을 하는 경우, 많은 민원인들이 이러한 기각결정이 위법하다고 하면서 행정심판을 제기한다는 점입니다. 기각결정을 하나의 처분으로 보는 것입니다. 행정심판은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에(행정심판법 제3조) 이의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이 처분일 때만 행정심판이 적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래의 행정처분이 그대로 유효하게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각결정을 별도의 처분으로 볼 이유는 없습니다. 판례 역시 원칙적으로 같은 입장입니다(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두45953 판결 참조). 실무상 행정심판위원회는 기각결정이 아니라 이의신청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대해 불복하는 것으로 선해하거나 당사자에게 직접 석명을 구하여 심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겠으나, 쟁송기간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됩니다.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의 쟁송기간에 관한 규정..."

행정소송법은 행정심판을 거친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에 관하여 처분을 받은 날이 아닌, 행정심판의 재결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기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제20조 제1항 단서). 이처럼 이의신청에 대해서도 이의절차를 거친 경우 원처분을 다투는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쟁송기간을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하게 되면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행정기본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개별법률에서는 이의신청에 관해서만 규정하고(이마저도 규정하지 않고) 이러한 절차를 거친 경우의 쟁송기간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종종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민원인들의 상당수는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 통지를 받으면 그로부터 90일의 쟁송기간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거부결정이 처분이 아님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고, 이와 같이 쟁송기간을 계산할 수 있는 근거도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원처분을 기준으로 하면 쟁송기간이 이미 지난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사건들은 본안 판단의 필요 없이 각하로 처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기본법 제정 후의 새로운 국면"

그런데 2021. 3. 23. 행정기본법이 제정되고 이의신청에 관한 같은 법 제36조가 2023. 3. 23.부터 시행되면서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제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행정기본법

제36조(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의신청에 대한 결과를 통지받은 후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는 자그 결과를 통지받은 날(제2항에 따른 통지기간 내에 결과를 통지받지 못한 경우에는 같은 항에 따른 통지기간이 만료되는 날의 다음 날을 말한다)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제 이의신청을 거친 경우의 쟁송기간 문제는 해결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기각결정을 심판청구의 대상으로 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한 경우 그 처리 문제만 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심판대상이 원처분임을 명확히 하는 행정기본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향후 개정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청구인에게 석명권을 행사하여 심판대상을 명확히 하는 실무 운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글을 마치겠습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처분청에 대한 이의신청은 쟁송기간만 까먹고 결과는 뻔한 불필요한 절차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행정기본법 제36조의 시행으로 인해 그 활용도가 한층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행정심판 청구기간이나 행정소송 제소기간에 특별히 불이익을 받을 일이 없고, 오히려 행정쟁송을 위한 자료를 확보하거나 이를 준비하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으니, 이의신청이 불복제도로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차 변호사 주요 약력]

  •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석사(과학수사학), 박사(법학, Ph.D)

  •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 39회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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