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여러분과 함께 할 내용은 배다른 형제자매의 상속 문제입니다. ‘배다른 형제’(이복형제, 異腹兄弟)는 보통 아버지는 서로 같지만 어머니가 다른 형제자매를 지칭하지만, 어머니가 서로 같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자매의 경우(이성동복, 異姓同腹)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배다른 형제자매가 생기는 이유"
종래 아버지가 어머니와 사별하거나 이혼하고 나서 재혼을 함으로써 배다른 형제자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때 새어머니(계모)는 기존의 자녀와 전혀 피가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친생자관계(혈연에 의한 친자관계=모자관계)가 성립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1990년 이전에는 계모자관계를 법정모자관계(친생자관계는 아니지만 법에 의해 모자관계로 간주)로 인정한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그냥 인척관계(혈족의 배우자)에 불과합니다.
새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서 새로 자녀를 출산하게 되면 이들 자녀와 기존 자녀들은 서로 배다른 형제자매관계가 형성됩니다. 기존 자녀들은 새어머니가 출산한 자녀들을 정서적으로 남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새로운 자녀들은 그냥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과 같이 태어날 때부터 손위 형제자매(누나ㆍ형, 언니ㆍ오빠)가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저 아버지가 재혼한 이력만 있을 뿐입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어떻게 성립되는지"
우리는 여기서 친자관계를 잠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친자관계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말하는데, 이러한 관계는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성립하는 관계와 법에 의해 인정되는 관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를 친생자관계(혈연에 의한 친자관계), 후자를 법정친자관계(양친자관계)라고 합니다. 친생자관계만 보면, 결국 서로 피가 섞여 있는지에 따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새어머니와 기존 자녀들은 피가 섞인 관계가 아니어서 친생자관계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어머니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출산’으로 인해 당연히 발생하지만, 아버지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이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특히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생한 자녀는 바로 친생자관계가 성립하지 않고 아버지(생부, 生父)가 자신의 자녀로 승인하는 별도의 행위가 필요하게 됩니다. 법에서는 이를 ‘인지(認知)’라고 합니다. 가족관계등록법은 생부가 혼인 외의 자(혼외자)에 대해 친생자로 출생의 신고를 한 경우에도 인지의 효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의 친생자로 추정되는 자녀에 대해서는 인지할 수 없는데, 이 부분은 지면의 제약으로 생략하기로 합니다.
혼인 중의 자녀이건, 혼인 외의 자녀이건 이들은 모두 혈연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그런데 혈연관계가 없는 배우자의 자녀를 친생자인 것처럼 허위의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본 혈연관계 있는 혼외자에 대해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와 전혀 다른 것이죠. 여자가 전 남편과의 관계에서 낳은 자녀를 재혼남과의 혼인관계에서 출생한 아이처럼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자녀를 가봉자(加捧子)라 하여, 자녀들의 입장에서는 보통 ‘새어머니가 데리고 온 자식’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이들은 새어머니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낳은 자식이 아니어서 ‘배다른 형제자매’로 보기도 어렵습니다(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다름).
그런데 과거 대법원판례는 이러한 허위의 출생신고도 입양의 실질적 요건까지 갖추면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였습니다. 피가 섞이지 않았으니 친생자는 아니지만 법정친자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면 새어머니가 데리고 온 자녀들도 양아버지(기존 자녀들의 친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2013. 7. 1.부터 시행된 민법에 의하면 미성년자 입양 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 입양을 무효로 하고 있어서, 허위의 출생신고로 입양의 효력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러한 취지의 하급심판례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배다른 형제자매의 상속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는지는 친자관계가 인정되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아버지가 재혼한 후에 출생한 자녀들의 경우 아버지나 어머니 양쪽에 친자관계가 성립되므로 재산을 상속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기존 자녀들의 경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새어머니, 배다른 형제자매와 함께 재산을 상속받게 되지만, 새어머니와의 관계에서는 친자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계모자관계로서 인척관계에 불과) 새어머니의 재산은 상속받을 수 없게 됩니다. 평소 친형제자매처럼 지냈다고 하더라도 이 지점에서 서로를 다르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배다른 형제자매가 제3순위 상속순위를 갖는 ‘형제자매’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아버지, 새어머니가 순서대로 돌아가시고 나서 기존의 자녀로 아들 1명이 있었는데, 그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였다면(다른 직계존속이 없는 경우를 상정), 그 재산을 배다른 형제자매가 상속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어머니가 재혼을 하여 다른 남자와의 관계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판례는 아버지가 같은 형제자매들끼리[부계(父系)의 방계혈족]의 상속만 인정하였지만(어머니가 재혼하여 낳은 자녀들과는 상속이 인정되지 않음), 현재는 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상속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봅니다. 이복형제들은 부모 중 한쪽이 다르기는 하지만 피가 섞여 있는 것은 틀림이 없으므로, 일반 형제자매들과 동일하게 상속이 이루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 간의 관계가 소원했거나 좋지 않았다면 좀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죠.
[김차 변호사 주요 약력]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고려대 법학과 졸업 / 경북대 석사(과학수사학), 박사(법학, Ph.D)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 39회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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