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세영의 김차 변호사입니다.
행정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하려고 할 때 사전에 점검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종종 이런 내용들을 뒤늦게 인지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글은 행정소송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나, 행정심판과 관련하여 특별히 문제되는 내용이 있으면 별도로 언급하겠습니다.
[1] 소송요건, 특히 제소기간에 유의해야 합니다
먼저 민사소송과 다른 행정소송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특히 민사소송에 비해 소송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행정소송은 행정처분의 위법성 판단(본안 판단)을 받기 위한 것인데,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이러한 판단도 받지 못하고 그 이전 단계(본안 전 판단)에서 각하 판결을 받게 됩니다. 소송요건 충족 여부는 소송법적 내용이어서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이중에서 특히 제소기간의 경우 일단 기간이 지나버리면 추후에도 보완할 수 없는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소송요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소기간 외의 다른 소송요건은 사후보완이 가능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를 보완하여 다시 소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제소기간이 지나버릴 수가 있습니다. 제소기간을 놓치게 되면 처분의 취소가 아니라 무효확인을 구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처분이 무효로 인정되려면 그 위법성이 중대할 뿐만 아니라 ‘명백’해야 하므로 그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모두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처분일을 기준으로 한 제소기간 제한도 있으나, 통상적으로 처분서를 받게 되면 그로부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90일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3개월 가량이 무척 긴 것 같지만, 처분관서에 민원을 제기하고 불복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선임할 변호사를 물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그 후에도 선임된 변호사가 서면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데 또 시간이 계속 흘러가기 때문에 결코 넉넉한 기간이 아닙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경우 재결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이러한 90일을 계산하도록 하고 있는 점입니다. 행정소송을 주된 불복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준비가 덜 되었다면 행정심판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2] 다투려는 대상이 처분인지 아닌지, 기본적인 체크사항입니다
일반적으로 행정소송은 ‘항고소송’을 말하는 것이고, 이러한 항고소송은 ‘처분’을 대상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행정소송으로 불복할 수 있는 것은 행정처분에 한정되고, 행정처분이 아니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처분이 아닌 것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각하판결을 받게 되겠죠.
행정청로부터 ‘처분서’를 받게 되면 통상 처분성이 문제되지 않습니다만, 실제로는 문서의 제목이 ‘처분서’라고 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명칭으로 붙여져 통보됩니다. 다만, 처분인 경우에는 이러한 문서에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으로 불복할 수 있는지 여부, 그 절차나 기간 등을 명시하도록 되어 있어서(행정절차법 제26조), 이러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으면 적어도 처분청이 행정처분으로 인식하였다는 것이 되어 처분으로 보는 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불복 여부 등에 관한 내용을 담당자가 착오로 빠뜨리거나 처분이 아닌 것으로 오해해서 기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처분(각종 인허가 및 그의 거부 등)이 아니라면 행정소송으로 다투려는 대상이 행정처분인지 아닌지에 대해 먼저 전문가의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괜히 엉뚱한 것을 다투다가 정작 다툼의 대상이 되는 행정소송은 제소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3] 행정소송에는 ‘당사자소송’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행정소송’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항고소송’으로 인식한다고 함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행정소송 중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당사자소송’이 있습니다. 당사자소송은 처분을 다투는 것이 아니라 처분을 원인으로 하는 법률관계와 같이 공법상 법률관계를 다투는 소송유형입니다.
종래 실무는 공법상 법률관계를 다투는 소송임에도 민사소송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당사자소송으로 인정되는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2023년 행정소송규칙을 제정하면서 예시적이기는 하지만 당사자소송의 대상이 되는 사건 유형들을 명문화하였습니다(제19조). 법률전문가들도 꼭 확인해야 할 내용입니다.
[4] 집행정지는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간혹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일에 골몰하다가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든 경우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영업정지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침익적 처분’이라고 합니다)에 대해서만 가능합니다. 다만,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하더라 수익적 처분 발급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의 경우 원칙적으로 집행정지가 불가능합니다(최근에 몇 가지 유형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는 합니다).
이러한 집행정지가 있게 되면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 등이 정지가 되므로 행정심판이든 행정소송이든 불복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종전과 같이 영업을 할 수 있고(영업정지의 효력정지), 행정기관의 후속처분을 저지할 수 있게 됩니다(체납처분의 집행정지). 최종적인 재판결과가 불리하게 나오더라도 처분의 효력이나 집행을 늦춤으로써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향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집행정지 신청은 본안소송 제기 후 또는 동시에 하여야 하므로 민사의 가압류, 가처분과 같이 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미리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행정심판에서도 집행정지가 가능하므로 행정심판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행정소장을 먼저 제출하고 행정심판청구와 집행정지신청을 함으로써 이들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도 가능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률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5] 행정심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합니다
앞서도 제소기간 문제를 해결하고 조기에 집행정지를 받기 위해 행정심판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건 행정소송에서 정말 중요한 사항합니다. 그 외에도 행정심판 단계에서 처분이 감경되면(예컨대, 영업정지 3개월 → 영업정지 1개월) 그대로 처분이 확정되어 행정소송에서 다시 중한 처분으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행정심판에서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인정되어 취소결정이 있으면, 처분청은 더이상 불복할 수 없게 되어 사건이 그것으로 바로 종결됩니다. 그 이유는 행정심판의 결정은 행정심판위원회가 처분청을 대신해서 처분을 직접 취소ㆍ변경하는 것(취소ㆍ변경재결) 또는 상급행정관청으로서 처분청에게 처분을 취소ㆍ변경할 것을 명령하는 것(취소ㆍ변경명령재결)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처분의 근거가 되는 법률에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이전에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치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무원의 징계에 대한 행정소송의 경우 소청심사를 거쳐야 하고, 운전면허 취소ㆍ정지에 대한 행정소송의 경우 행정심판을 거쳐야 합니다(시ㆍ도경찰청장에 대한 이의신청은 임의적 절차입니다). 과세처분에 대한 소송(지방세도 마찬가지입니다)의 경우는 좀 특이한데, 국세청장에 대한 심사청구나 국세심판원장에 대한 심판청구 중 어느 하나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이의신청은 임의적 절차입니다). 이들 경우에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행정소송을 바로 제기하면 각하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청구기간이나 제소기간을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6]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 밖에도 사안에 따라 검토할 사항은 더 많이 있지만, 일반적인 행정사건에 반드시 체크해야 할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행정소송의 소송요건 중에 제소기간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과 행정심판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세영의 김차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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