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명날인, 서명날인 뭐가 다른 거죠
기명날인, 서명날인 뭐가 다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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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명날인, 서명날인 뭐가 다른 거죠 

김차 변호사

일상생활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계약서 말미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는 행위를 하게 됩니다. 이는 법적으로 해당 문서의 작성 명의인을 밝히는 중요한 일입니다. 작성 명의인이 없는 문서는 문서로서의 효력이 없으니까요.

 

 

“날인”

예로부터 동양문화권에서는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 마지막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와 같이 작성 명의인이 진정한 것임을 표시하기 위해 도장을 찍는 행위를 ‘날인(捺印)’이라고 하고, 그 도장은 ‘인장(印章)’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문서에 빨간 인주가 묻어 있어야 왠지 좀 진정성이 있어 보이는 정서는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막도장’이라 해서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만들어서 찍을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인감증명서에 날인된 인영(印影)과 동일한 인감도장의 날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도장을 찍는(날인) 방식은 좀 불편합니다. 도장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고 잉크나 인주가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서명”

반면 서양에서는 서명(signature)을 하죠. 이제 서명을 하는 문화는 우리에게도 많이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다양한 전자서명(electronic signature)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데, 은행거래를 할 때 터치패드에 전자펜 서명을 하는 방식은 비교적 단순한 방식이라 할 수 있고, 공동인증서 등을 등록하고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도 이제는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전자서명도 기술적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는 거죠.

 

 

“기명날인”

그러면 기명날인(記名捺印)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이름을 기재하고 날인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기명날인은 이름을 자필하고(스스로 적고) 도장을 찍는 방식 외에 인쇄 또는 타이핑된 이름 옆에 도장만 찍는 방식도 가능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반드시 자필을 요구하는 ‘서명날인’과 구분됩니다. 이름 옆에 도장을 찍는 동양의 방식과 서명을 하는 서양의 방식을 모두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그런데 서명을 허용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재소자의 문서행위를 그 예로 들 수 있는데, 이 경우 재소자가 해당 문서에 무인(拇印, 지장)을 찍고 교도관이 본인의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방식(무인증명)으로 합니다. 

 

“기명날인 ≡ 서명”

법률에서는 대체로 기명날인 또는 서명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명날인과 서명의 효과가 같은 것으로 보는 거죠. 예컨대, 민법에서 다음과 같은 규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428조의2(보증의 방식) ① 보증은 그 의사가 보증인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이 있는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효력이 발생한다.

 

제1068조(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서명날인”

그런데 법률 중에는 간혹 ‘서명날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명날인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표시하여 ‘서명 및 날인’이라고 규정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통 서명이라고 하면 속된 말로 날려서 적는 이름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러한 의미라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직접 쓴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자(正字)’로 자신의 이름을 직접 쓰면 서명이 되는 것입니다. 간혹 이상한 기호를 자신의 서명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컨대 별표를 그린 다음 동그라미를 치는 방식입니다. 이런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서명으로 보기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법에서 서명날인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인쇄 또는 타이핑된 글자 옆에 날인만 하는 경우 그 효력이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판례는 공인중개사가 거래계약서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서명만 하고 날인을 하지 않은 경우 이러한 행위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서명 및 날인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봅니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16698 판결 참조). 민법에서도 성년후견의 대상이 되는 피성년후견인이 유언을 하려면 의사가 심신 회복의 상태를 유언서에 부기(附記)하고 서명날인하도록 하고 있는데(민법 제1063조), 여기서 말하는 서명날인도 기명날인이나 날인과는 다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차 변호사 약력]

  • 법무법인 세영 파트너 변호사

  • 사법시험 47회, 사법연수원 37기

  • 고려대 법학과 졸업, 경북대 과학수사학석사/법학박사

  • 한국비교공법학회 부회장, 한국부패방지법학회 감사

  •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책임교수

  • 대구광역시 법무담당관(지방서기관)

  • 한국산업단지공단 법무지원센터 변호사

  • 국선전담변호사(국민참여재판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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