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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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무죄! 

최원재 변호사

사건 당시 만 18세의 미성년자였던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하여 이른바 '현금수거책'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사건 당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채 행위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2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었고,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대법원 2024. 7. 31. 2024도9087, 대전지방법원 2024. 5. 22. 2023노624).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들이나 범행의 도구로 이용되는 사람들 모두 객관적으로 보면 상식에 맞지 않는 범죄자들의 말에 속아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지시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중 금전적으로 피해 입은 사람들만 피해자로 분류하고, ‘결과적으로 범행의 도구로 이용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중대하고 그 경위에 비난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주관적 고의를 쉽게 인정할 수 없다는 2심의 설시가 돋보이는 사건입니다. 2심 법원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유리하게 인정된 사정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피고인은 2022. 6.말경 구직사이트를 통해 '캔들포장 알바 채용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하였는데, 다음날 사장이라는 사람이 연락을 해서 “지인이 대표로 있는 재무설계 회사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여 그 일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와 같은 업무 시작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자신의 채용과정이 이례적이라거나 자신이 채용 이후 하게 될 업무가 범죄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② 피고인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루어진 업무 지시에 따라 현금수거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재무설계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전달받는 업무라고 설명받았고, 피고인에게는 재무설계 관련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고객에게 피고인을 소개할 때 회사에서 알려주는 이름을 사용하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100만원씩 나누어 무통장 입금하라는 지시와 의뢰인의 세금 문제 때문에 그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피고인은 사건 당시 만 18세의 미성년자였고, 이 사건 전에는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해본 경험 외에는 사회생활을 한 경험이 전혀 없었다는 것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회사 측의 설명을 그대로 신뢰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자신이 하는 일이 재무설계 회사의 단순한 사무보조업무라고 믿었을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

 

③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삭제하지 않고 남겨두었는데, 만약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과 관련된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더라면 이러한 자료를 삭제하지 않고 남겨둘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

 

④ 피고인은 총 7회의 현금수거업무를 하는 동안 13만원의 일당(급료 12만원에 교통비 1만원 가산)을 받았는데, 피고인이 지급받은 대가가 지나치게 높지 않다고 보인다는 점

 

⑤ 보이스피싱 범죄, 즉 사기의 범죄를 인식한다는 것은 피해자들이 누군가에게 속아서 돈을 건네는 것이라고 인식하여야 하는 것인데, 피해자들이 자신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돈을 건넨다고 피고인이 인식하였던 것이므로 이를 두고 사기 범죄의 가능성을 피고인이 미필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보이스피싱 범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는 추상적인 사정을 근거로 삼아 피고인에게 보이스피싱 범행에 관한 고의를 쉽게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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