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남이는 지적장애인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작은아버지 부부와 함께 4년을 살았는데 그 사이 작은아버지 부부는 갑남이의 전재산인 3,600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갑남이는 작은 아버지부부를 준사기죄, 횡령죄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작은아버지 부부와 함께 살지 않았던 기간 동안 가져간 돈만 피해금액으로 인정했습니다.
바로 친족상도례 때문이었습니다. 과연 친족상도례가 뭘까요.
1. 친족상도례란
이 조항은 절도죄, 사기죄, 횡령죄, 배임죄, 장물죄, 권리행사방해죄에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 법에 따르면 아버지가 내 돈을 들고 나가도 절도죄로 고소해봤자 처벌을 받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법이 이제 더 이상 적용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바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때문입니다.
2. 헌법재판소의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결정
가. 유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의심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심판 대상 조항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실제로 어떤 유대관계가 존재하는지 묻지 않고, 피해자의 처벌 의사나 범죄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형을 면제하는 판결을 선고하도록 한다.“라고 보았습니다.
사실상 부모가 부모 같지 않은 경우에도 단지 나를 낳아준 혈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못하게 막는 것이 부당함을 인지한 것이지요.
나. 피해 금액을 고려하지 않은 규정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형 면제) 적용 대상인 친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해당 조항이 적용되는 재산범죄 가운데 불법성이 경미하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서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미성년자나 장애인 등 취약한 지위에 있는 가족 구성원의 경제적 착취를 용인할 수도 있다." 라고 판시했습니다.
즉, 형법 제328조 제1항의 친족이기만 하면 그 피해 금액이 얼마인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처벌할 수 없는 것이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아버지가 나를 속여 50억 원을 가져가도 아버지이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면하는 것입니다.
자식의 돈을 이 정도나 속여 가져가는 아버지라면 우리가 생각하는 아버지는 아니겠지요.
다. 달라진 가족 관계
덧붙여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과거 농경시대 대가족 하에서는 가족적 혈연집단의 공동소유 개념으로 재산권을 파악했고, 재산의 형성과 소비 등이 기본적으로 공동생활체 속에서 이뤄졌으며, 동거 친족의 재산 침해는 가족 내에서 자율적으로 피해를 회복하고 화해와 용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핵가족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는 등 가족의 규모가 축소됐고, 산업 구조도 농림·수산업의 비중이 줄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증가하는 등 고도화해 경제활동의 양상도 과거와 현저히 달라졌다.
친족 사이의 유대와 신뢰 관계는 절대불변의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와 산업구조, 시대 구성원들의 경제활동의 양상을 포함한 생활양식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제는 예전처럼 모든 가족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아닌 것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3.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친족상도례의 효력
헌법재판소는 2025. 12. 31.까지 이 규정을 고치라고 결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조항을 적용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 규정을 고칠지는 입법기관의 마음입니다.
물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유에 영향을 받겠지요.
적어도 지금처럼 부모라는 이유로 혹은 배우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처벌을 못하는 경우는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가족의 일에 되도록 외부 세력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입장이 이러한 친족상도례를 도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남보다 못한 가족도 많으니까요.
엄연한 불법을 본인이 용서 못하였는데 법이 용서해 준다는 것은 기괴한 일입니다.
이제 가족이라는 이름에 숨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어려워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