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상대방이 지급하기로 약정한 돈을 '약정금'이라고 칭합니다. 약정금은 당사자들 간 자유로운 합의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이 약정 사실을 부인하거나, 아직 지급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음을 주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약정금의 특성상 진심이 아닌데도 '각서'로 하여금 지급할 것처럼 거짓으로 약정하거나, 실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허무맹랑한 약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어 이에 대한 법적효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종로변호사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이러한 약정은 부부, 사실혼, 연인관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바, 다양한 분쟁이 결국 약정금청구소송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협의이혼하면서 지급하기로 한 1억6,000만원
약정 효력 인정된 사례
원고와 피고는 1996년 경 혼인하였습니다. 피고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가정주부였는데, 피고는 원고와 가족들 모르게 다단계판매나 유사수신행위에 관여하는 등으로 많은 채무를 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수시로 채권자들이 찾아와 채무변제를 독촉하였고, 원고가 여러차례 피고의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일을 반복하다가, 부부갈등이 심해지면서 결국 2015년경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와 협의이혼을 하면서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매매하여 매매대금 1억6,000만원 전액을 2015. 10. 까지 지급할 것이며, 만일 이를 위반할 경우 법정 최고이자를 지급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주었습니다.
그런데 피고가 이를 지키지 않자, 원고는 "이 사건 각서는 혼인기간 중 원고가 피고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것들을 1억6,000만원으로 정산하고 피고가 20일 이내에 이 사건 아파트를 처분하여 변제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며 피고를 상대로 약정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법원은 아래와 같은 점을 들어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피고가 밖에서 많은 채무를 지게 되었고, 원고가 대출을 받아 피고의 채무를 대신 갚아 주는 일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가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협의이혼 무렵에 이 사건 각서 외에는 이혼에 따른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관하여 다른 합의가 없었으며, 당시 원고 명의로 보유하는 적극재산은 장래의 퇴직급여청구권을 제외하면 거의 없었고 피고의 채무를 대신 갚아 주기 위하여 발생한 원고의 금융기관 대출채무가 1억원을 훨씬 초과하였으며, 원고는 피고가 2010년에 이미 이 사건 아파트를 처분한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채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계속 소유하고 있는 줄로 믿고서 이 사건 각서를 작성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서는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혼인파탄에 따른 위자료와 재산분할, 혼인기간 중 원고가 대출을 받아 피고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것에 대한 구상금을 모두 포함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기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서 민법상 화해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에 법원은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서에서 약정한 1억6,000만원과 이에 대하여 변제기 다음날부터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입니다(춘천지법 2022가단5XXXX).
'이혼하지 않을 시 1억 원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약정 효력 없다고 본 사례
원고와 피고는 2000년 경부터 교제하면서 동거하는 사이였습니다. 당시 피고는 배우자와 별거관계에 있었던 터라, 원고는 피고에게 이혼절차를 마치기를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1. 4. '피고는 2011. 5. 까지 이혼 서류정리를 마치겠다. 이를 어길 시에는 1억 원을 현금으로 주겠다'는 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배우자와 이혼하지 않았고, 이에 원고는 "피고는 각서에서 정한 기한은 물론 지금까지도 이혼 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바, 피고는 이 사건 각서에 따라 원고에게 약정금 1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법원에 1억 원을 청구하는 약정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이 사건 각서는 배우자와 법률혼 관계에 있는 피고가 법률상 배우자가 아닌 원고에 대하여 특정 시한까지 법률혼 관계를 해소하기로 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1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인바, 이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을 조건으로 삼은 법률행위로서 그 조건만이 아니라 증여계약까지 전체 약정이 무효라고 본 것입니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약정을 유효하다고 본다면 정당하게 보호받아야 할 법률혼을 해소하도록 강제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 그 조건 뿐만 아니라 금전지급의 의사표시 부분까지 모두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라고 판단, 1심은 물론 항소심 모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입니다(인천지방법원 2019나7XXXX).
약정금은 그 효력이 인정되더라도 지급조건이 성취하였는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는 않았는지 등도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합니다. 누구나 약정금청구소송의 원고 또는 피고가 될 수 있고, 이와 관련하여 상대방과 정 반대의 주장을 하는 경우 까다롭게 대립하게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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