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부동산 전문이기도 하고, 전월세 보증금 관련은 주변에서도 흔히 하는 고민이어서 상담도 많이 하고 소송까지 가는 사건도 많은데, 대부분 임대차계약 기간이 끝나고 한 동안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뒤에야 변호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미리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 명확히 해야할 것들을 간략히 소개하려고 한다.
1. 계약 종료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고 증거를 남기자
전세보증금은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에 집을 다시 돌려주고 동시에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그러니 먼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어야 한다. 문제는 계약서에 적힌 계약 기간만 믿고 가만히 있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저절로 계약이 이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다. 즉 계약이 종료되지 않고 늘어난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계약의 갱신)
①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更新拒絶)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원래의 계약 종료일에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다행히 다시 2년을 꼬박 다 버텨야하는 것은 아니고, 임대인에게 제대로 나가겠다고 통지하고 3개월이 지나는 날이 계약 종료일이 되어 그때서야 보증금을 요구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2(묵시적 갱신의 경우 계약의 해지)
① 제6조제1항에 따라 계약이 갱신된 경우 같은 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은 언제든지 임대인에게 계약해지(契約解止)를 통지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따른 해지는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이 지나면 그 효력이 발생한다.
이처럼 예기치 못하게 원래 계약 종료일에 나가지 못하게 될 수 있으니 계약 종료일 전 2개월 전까지(ex. 계약종료일이 6. 30.이라면 4. 30.이전까지) 꼭 임대인에게 "원래 계약 종료일 언제언제 나가겠습니다." 의사표현을 해야한다. 그리고 문자나 카톡, 전화통화로 꼭 증거를 남겨야 한다.
만나서, 혹은 통화녹음을 하지 못한채 전화상으로 나가겠습니다. 하고 임대인이 알겠다고 하더라도 증거가 없으면 임대차 계약 종료를 인정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 꼭 반드시 제발! 증거로 남기자.
2. 임대인이 다음 임차인 구해질 때까지 보증금을 못주겠다고 한다면...
"계약 종료일에 나갈테니 그때까지 보증금을 준비해주십시오"라고 했을때 돈을 안돌려주는 임대인 대부분은 "그만한 돈을 어떻게 가지고 있냐, 다음 임차인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완전히 틀린 말이어서 보증금을 주지 않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 소송가서도 당당히 저 주장 하시는 임대인분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연히 법원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대인은 다음 임차인을 구하는지와 상관없이 현재 임차인과의 계약 종료일에 보증금 전액을 돌려주어야 한다.
법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렇다고 가만있을 수는 없고, 계약 종료일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는 우선 다음 이사갈 곳에 필요한 금액, 대출 계획 등 자금계획을 정리하고 만약 종료일에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발생할 손해액을 정리한다. 현재 전세대출에 대한 이자, 이사갈 곳의 보증금 부족분에 대한 대출 이자 등이 있을 것인데 이를 정리하여 임대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낸다.
문자나 전화로 고지해도 법적인 효력에서 차이는 없지만 임대인이 우체국에서 내용증명을 받으면 좀 더 사태를 심각하다고 느끼게 되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변호사사무실에서 작성된 정리된 내용증명을 받으면 더더욱 효과가 좋다. 이 단계에서 임대인이 따로 대출을 받든 어떻게든 해서 보증금을 마련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또 다른 효과로는 미리 어떤 손해가 날지 고지해야 추후 소송에서 그 손해분도 배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유는 법적으로 특별손해이기 때문인데 아무튼 해당 피해를 미리 고지하지 않으면 단순히 보증금 + 소송촉진법상 연 12%의 지연손해금이 끝이기 때문에 대출이자 등 손해가 크다면 이것도 반드시 미리 고지 하여야 한다.
3. 계약 종료일이 1-2주 앞으로 다가왔다면
위와 같이 고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이 돈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이제 임차권등기명령과 지급명령/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일단 앞서 보냈던 내용증명을 다시 한 번 보내서 보증금 준비를 촉구한다.
이사를 가서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추후 경매에서 우선순위로 배당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사를 가야한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마친 후에 가야한다. 임차권등기명령 과정이 넉넉잡아 일주일은 걸리기 때문에(이것도 법률 개정으로 매우 빨라진 것이다) 미리 준비했다가 임대차계약 종료와 동시에 바로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도 실무상 법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정말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는지? 이기 때문에 위에 말한 것처럼 계약 종료의 증거를 잘 모아놔야 한다.
동시에 전세보증금반환청구 지급명령 혹은 민사소송도 빠르게 준비한다. 임차인은 이사를 가지 않고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 국가나 다른 채권자가 경매를 신청하면 그 과정에서 경매 배당에 참여해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을뿐이다. 임차인도 판결문을 받아야 살고 있는 건물에 경매를 신청할 권리가 생긴다. 그리고 판결문이 있어야 꼭 그 건물이 아니라도 임대인의 다른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인이 순순히 돈을 주지 않는다면 그저 임대인을 독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송을 빠르게 준비해서 더욱 압박해야 한다. 또 소송을 빨리 제기할 수록 받을 수 있는 이자의 금액도 더 커진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계약 종료를 명확히 의사표시하고 증거를 남기는 것이다! 이것만 있어도 추후 변호사에게 도움 받을 때 아예 시작조차 불가능한 상태는 되지 않으니 미리미리 준비해서 다들 사고 없는 계약 종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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