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상담오는 유형 중에 하나인데 헬스장,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필라테스 등 운동 시설을 장기간 등록했다가 도중에 그만두고 환불받으려고 할 때 그 환불금액에 항상 입장차이가 있다.
1. 어떤 법률이 적용되는지
위와 같은 사건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약칭: 방문판매법)의 적용을 받는다. 웬 방문판매법...?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고 아래와 같이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법이 적용되는 것이다. 계속거래에 관한 내용은 제30조 ~ 제34조에 규정되어 있다.
방문판매법 제2조(정의)
10. “계속거래”란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또는 부정기적으로 재화등을 공급하는 계약으로서 중도에 해지할 경우 대금 환급의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를 말한다.
2. 해지권의 존재
원래 개인 사이에 계약을 맺었으면 별도로 해제,해지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 쪽 마음대로 계약을 종료할 수 없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31조에서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계약 중간이라도 언제든 해지하겠다는 의사표시만 하면 즉시 계약은 종료된다.
단, 업체측 잘못 없이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그만두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 금액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방문판매법 제31조(계약의 해지)
계속거래업자등과 계속거래등의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별도의 규정이 있거나 거래의 안전 등을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3. 어떤 업종에 적용되는지
가. 계약 해지 시 발생하는 위약금이나 반환해야 할 금액에 관한 내용은 방문판매법 제32조에 규정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산정기준은 고시(계속거래 등의 해지·해제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의 환급에 관한 산정기준)를 통해 정하고 있다.
나. 해당 고시 제3조를 보면 듀오 같은 국내결혼중개업, 인터넷 강의(인강)를 제공하는 컴퓨터 통신교육업, 헬스,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미용업, 학습지업에 적용된다.
4. 위약금은 얼마인지
위 산정기준 고시에 따르면 위약금은 아래와 같이 결혼중개업은 20%, 그 외 다른 업종은 10%의 위약금이 발생한다.
5. 이용횟수, 기간에 따른 공제액은 얼마인지
이 부분이 많이들 헷갈리는데, 고시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계속거래 등의 해지·해제에 따른 위약금 및 대금의 환급에 관한 산정기준 제5조 제1항
소비자는 사업자에게 지급한 계약대금에서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의 의사표시가 사업자에게 도달한 시점까지 공급받은 단위에 해당하는 단위대금, 부가상품의 가액, 제4조에 따른 위약금을 공제한 나머지의 환급을 청구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소비자가 지급한 금액 - 위약금 - 해지 시점까지 이용금액 에 해당하는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0만원에 5개월의 헬스 이용권을 샀는데 1달 이용 후 해지하는 경우, 위약금 10만원(10%), 한 달 이용했으므로 약 20만원(더 정확히는 일수를 따져서 해야한다) 이므로 30만원을 공제한 7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개인PT 30회를 끊었고 실제로는 10번만 갔다면, 역시 10% 위약금과 총 지급한 금액의 1/3만 제외하고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6. 정상가 공제 가능한지
가. 그런데 많은 헬스장 등 운동시설에서는 결제시 이벤트 가격으로 결제하더라도 환불할 때는 '정상가'를 적용하여 공제한다고 계약서에 기재한다. 이 문구 때문에 가격차이가 확 생기게 되고 법적 쟁점 역시 확 늘어난다.
나. 약관규제법 준수 여부
1) 대부분 헬스장 등 운동시설에서는 미리 작성된 계약서로 고객과 계약한다. 그렇다면 해당 계약서는 약관에 해당되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칭:약관법)의 적용을 받는다. 사건 해결에 필요한 주요 조항은 아래와 같다.
제3조 약관의 작성 및 설명의무
② 사업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고객에게 약관의 내용을 계약의 종류에 따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방법으로 분명하게 밝히고, 고객이 요구할 경우 그 약관의 사본을 고객에게 내주어 고객이 약관의 내용을 알 수 있게 하여야 한다.
③ 사업자는 약관에 정하여져 있는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한다. 다만, 계약의 성질상 설명하는 것이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사업자가 제2항 및 제3항을 위반하여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무효다)
제5조 약관의 해석
②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제6조(일반원칙)
①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다.
②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2.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3.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제9조(계약의 해제ㆍ해지)
계약의 해제ㆍ해지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무효로 한다.
1. 법률에 따른 고객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배제하거나 그 행사를 제한하는 조항
4.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로 인한 원상회복의무를 상당한 이유 없이 고객에게 과중하게 부담시키거나 고객의 원상회복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
2) 내용이 많아 어려운데 차차 살펴보면, 계약서에 정상가 차감한다고 적어 놓더라도 만약 그것을 고객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무효이고 위에서 본 방식대로 계산해서 돌려줘야 한다. 소송을 하게 되면 고객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하였음을 업체측에서 증명해야 한다.
3) 또 간혹 이벤트가로 결제한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적는 곳도 있는데 역시 법률(방문판매법)에 따른 고객의 해지권을 배제하는 조항이어서 무효이다. 즉 액수가 문제이지 환불 자체는 무조건 가능하다.
다. 잘 설명했다면 정상가 차감이 가능한지
판례를 여러 검색어로 많이 찾아봤는데 보통 다투는 금액이 소액이어서 소송까지 잘 가지 않아 판례 숫자가 적다. 현재 대법원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이고 2심 판례 두 개가 입장이 나뉜다.
1) 정상가 차감 가능하다는 판례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헬스장 이용약관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8조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31조에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나, ... 이 사건 이용권은 1년분 헬스장 이용료를 선급하는 대신 정상요금보다 할인된 가격에 헬스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으로, 그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으로 헬스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위와 같은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하기는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할 별다른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쉽게 말해 장기간 이용하는 대신 단위당 가격을 싸게 해줬던 것이니, 계약기간 보다 적게 이용할 경우 정상가를 기준으로 차감해야 한다는 판결이다.
다만 해당 판결에서 원고가 약관규제법과 방문판매법 31조만 주장했는데 방문판매법상 소비자에게불리한계약의 효력없음 조항까지 주장했다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변호사 없이 혼자 소송하셔서 관련 법률을 모두 주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판사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으면 법이 있어도 그렇게 판단할 수가 없다.
2) 소비자가 지급한 가격을 기준으로 차감해야 한다는 판례
계약서는 약관에 해당하는데,
1 할인하여 판매된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계약해지로 인한 고객의 원상회복청구권을 포기시키고 있고,
2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환불금 정산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며, 3 PT 계약은 특정 금액을 '정가'로 규정해 놓고 상시 각종 명목으로 그보다 인하한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정가가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존재하고 액수가 부풀려 질 가능성이 높으며 고객의 입장에서는 애초 할인가 자체를 기준으로 삼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점 등을 고려하면,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렵고, 계약의 해지로 인한 고객의 원상회복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조항으로서 약관법 제6조 제1항 및 제2항 제2호, 제9조 제4호에 따라 무효이다.
쉽게 말해 이벤트 가격이라고 하지만 사실 1년 내내 각종 명목(신년, 방학, 명절 등등 많을 것이다)으로 할인 판매 하고 있으니 정가는 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것이고 사실상 환불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므로 무효라는 것이다.
위 재판은 원고측에 변호사님이 선임되어 진행되었다 보통 소액이라 변호사를 선임하기로 결정하기 쉽지 않은데 대체 어떤 사정이 있었을지...
3) 공교롭게도 위 두 판례 모두 2021년에 선고된 것이다. 관련된 여러 판례들은 헬스장측이 설명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판결 등 다양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정상가 차감은 안되고 소비자가 실제 지급한 금액을 기준으로 횟수에 맞는 금액을 차감하는 것이 맞다는 쪽으로 느껴진다.
7. 형사처벌의 가능성
방문판매법에는 업체측에 대해 형사처벌에 관한 규정도 두고 있다.
제34조(금지행위 등) ① 계속거래업자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계속거래등의 계약을 체결하게 하거나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방해하기 위하여 소비자를 위협하는 행위
2.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거래하거나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방해하는 행위
3. 계속거래등에 필요한 재화등을 통상적인 거래가격보다 현저히 비싼 가격으로 구입하게 하는 행위
4. 소비자가 계속거래등의 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하였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이에 따른 조치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행위
5.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를 방해할 목적으로 주소ㆍ전화번호 등을 변경하는 행위
6. 분쟁이나 불만 처리에 필요한 인력 또는 설비가 부족한 상태를 상당 기간 방치하여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
7. 소비자의 청약이 없는데도 일방적으로 재화등을 공급하고 재화등의 대금을 청구하는 행위
8. 소비자가 재화를 구매하거나 용역을 제공받을 의사가 없음을 밝혔는데도 전화, 팩스, 전자우편 등을 통하여 재화를 구매하거나 용역을 제공받도록 강요하는 행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주로 해지하고 환불요청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끄는 4호로 자주 처벌받게 된다.
이렇게 헬스장 등 운동시설 환불관련 쟁점을 얼추 다 정리해 놓았다. 환불을 다 받을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고 해도 이를 실제로 실현하는 데는 들인 돈에 비해 너무 많은 시간이나 비용이 소모되니 참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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