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건은 비밀 유지 의무 원칙에 따라 많은 내용이 각색되어 기술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발단
가. 4차 술집에 갔다가 헌팅에 실패한 A
의뢰인 A는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202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들뜬 마음으로 친구 B와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초저녁에 시작된 술자리는 1차를 거쳐, 2차, 3차, 4차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A의 주량은 소주 2병입니다. 그런데 이미 3차가 끝났을 당시 소주 2병과 맥주 8병을 마신 상태라 만취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4차 술자리 장소에 들어갈 때부터 아무런 기억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하는 CCTV 영상에 근거하여 기술함)
A와 B는 4차로 간 술집 테이블에 앉은 후, 바로 옆 테이블의 여성 2명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시 후 만취한 A가 여성들의 테이블로 다가가 합석을 제안하였으나, 거절당하였습니다.
나. 술자리 도중 갑자기 여성 C의 가방과 핸드폰을 들고 가버린 A
그렇게 만취 상태에서 또 술을 마시던 중, B가 먼저 테이블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A가 일어나 잠시 B를 깨우던 중, 아까 헌팅을 했다가 거절당한 테이블로 다가갔습니다. (그 때 여성분들은 담배를 피러 나간 상태임) A는 갑자기 여성 C의 가방과 핸드폰을 들고 가게를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는 그 술집 주변을 배회하다가, 술집 바로 옆에 있던 노상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고 있었습니다.
다. 잠시 후 여성 일행들에게 발각되어 모든 물건을 돌려줌
자리로 돌아온 여성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가게 주인에게 부탁하여 CCTV를 돌려보고 A의 행동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B를 깨워 함꼐 A를 찾으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가게 바로 옆 노상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고 있는 A를 발견하였습니다. 여성들이 거세게 항의하였고 A는 모든 물건을 돌려주었습니다. 그 후 여성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 의하여 절도 피의자로 입건되었습니다.
2. 본 사건의 특징 - 행위를 부인할 것이 아니라, 불법영득의사, 책임능력의 부존재를 주장해야 하기에, 매우 법률적인 사안임
절도 사건 피의자가 된 경우 무혐의를 받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내가 실제로 그 물건을 가져가지 않은 경우
2) 가져갔으나, 내 머릿속에 절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없는 경우 / 또는 만취하거나 잠들어서 책임능력이 없는 경우
A의 경우 여성 C의 가방을 가져온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1) 의 주장은 할 수 없습니다. 단 A는 만취한 상태였기에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하는지 아예 알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2)의 주장을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2)의 경우 판례와 법률적 개념이 들어가야하기에 변호사 선임이 필수적입니다.
3. 법적 조력 방향
가. 변호인의견서 제출 - 불송치 또는 불기소를 받기 위한 핵심!! 완성도 높은 변호인의견서가 결과를 좌우함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게 '경찰관은 전문가이니 내가 가서 솔직히 말하면 억울함을 풀어주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경찰이나 검사는 그냥 공무원이고,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분들의 사건은 이번 달에 빨리 처리해야할 수십 개증 사건 중 뻔한 절도 사건 한 개에 불과합니다. 특히나 만취 절도 사건의 경우 CCTV에 나오는 모습만 보고 거의 대부분의 수사관은 '피의자가 기억나는데도 거짓말을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저는 항상 첫 경찰 조사 전에 '피의자가 어떤 이유에서 불법영득의사, 책임능력이 없었는지'를 의견서에 상세히 담아 제출합니다. 그래야 수사관이 '이 사건은 좀 다른가?' '진짜 억울한 사람인가'라고 생각할 계기를 가집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불송치 또는 불기소가 가능해집니다.
본 사건은 변호인의견서로 아래 내용을 주장하였습니다.
1) A는 만취했었기에 심신상실 상태였음
-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행위는 처벌되지 않아야 함
2) 만일 A가 음주할 당시, 만취해서 절도하게 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에 해당하여 처벌되어야 하나
- A는 자신이 만취해서 절도에 휘말릴줄은 꿈에도 몰랐었음
3) CCTV 상 A의 거동이 만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지 않지만
- 드물게 심신상실이어서 의식이 없으면서도 걷거나, 말을 하거나, 심지어 본 사건처럼 목적성 없이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경우 역시 존재함
- 따라서 CCTV 상 A가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특정 행동을 보였다고 하여 무조건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라고 단정해서는 안 됨
4) A에게 의사능력과 판단능력이 있었다고 보기에는, 그 행동이 너무 부자연스러움. 예를 들어
- 4차 술자리 장소에는 사방에 CCTV가 설치되어 있음
- A는 자신의 신용카드로 술값을 결제함
- A는 친구 B를 술집에 두고 갔음
- 심지어 C의 물건들을 가지고 나갔음에도 멀리 도망가지 않고, 바로 옆 노상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고 있었음
; 이러한 행동은 맨 정신에서, 절도의 고의를 가진 사람이 한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움

(CCTV가 사방에 설치되어 있는 상태에서, 술값을 결제하고, 물건을 가져가는 것은 몹시 어색함)

(A가 정말 절도할 고의를 가졌다면, 물건을 가져나온 후 노상 분식집에서 우동을 먹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 경찰 조사 참석
법률적인 쟁점이 많은 사건은, 특히 경찰 조사 시 변호인의 역할이 큽니다. 모든 경찰 조사시 동석하여 진술 조력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담당 수사관이 매우 편파적이었습니다. A의 말을 거의 들어주지 않은채 A의 행동이 드러난 CCTV 영상을 들이밀며, 절도의 고의가 있었지 않느냐며 압박하였습니다.
4. 법적 조력 결과
1) 담당 경찰 수사관은 끝내, A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하여 송치하였습니다.
- 담당 수사관에게는 절도의 고의, 불법 영득의사, 원인에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등 법률적인 개념에 대해서 판단한 능력도, 의지도 없었던 것입니다.
2) 하지만 담당 검사는 제 의견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A의 절도 혐의에 대해서 불기소 하였습니다. 최고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5. 본 사건의 시사점
정말 저에게 만취 상태에서의 절도 사건 의뢰가 유독 많이 들어옵니다. 2024. 3월 한달동안 만취 절도에 대해서 무혐의가 가능한지 문의하시는 분이 매우 많습니다. 그럴때마다 사건을 개별적으로 분석하여 어떤 근거로 불송치를 받아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드립니다. 그래서 무혐의를 주장할지, 기소유예를 노릴지에 대한 판단할 수 있게 도움 드립니다. 그래서 제 성공 사례에는 만취를 근거로 고의, 영득의사, 책임능력 부존재를 주장하여 불송치 내지 불기소를 받은 사례가 매우 많이 있습니다.
본 사건은, 경찰 조사 전 미리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하여, 담당 검사의 불기소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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