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컬로든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서승효입니다.
저는 배우 브래드 피트를 매우 좋아하는데요(never gets old).
며칠 전 우연히 브래드 피트 관련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브래드 피트가 회사 지분과 관련하여 제기한 소송 결과였습니다.
제가 국제변호사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기사 내용만으로
브래드 피트가 어떤 소송을 진행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대강 어떤 취지의 소송을 했는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사를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브래드 피트가 우리나라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면?'
자, 그래서 준비해 보았습니다.
'브래드 피트 소송으로 알아보는 민사재판'
함께 살펴보러 가시죠!
1. 사건의 개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2008년경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 포도농장을 가지고 있는 와인 회사
'샤토 미라발(Chateau Miraval)'을
6,000만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샤토 미라발 인수 당시의 지분은
브래드 피트가 60%, 안젤리나 졸리가 40%이었으나,
브래드 피트가 2014년경(둘의 사이가 아주 좋았던 시절)
안젤리나 졸리에게 10%의 지분을 증여함으로써
둘은 50 대 50의 평등한 지분권자가 되었습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애당초 제3자의 개입없이
둘만이 지분권자로서 샤토 미라발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었기에,
'일방이 샤토 미라발의 지분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자 할 경우 다른 일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라는 약정
(이하 '이 사건 지분 양도 금지 약정'이라고 합니다)을 체결하였습니다.
그러나, 2016년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이혼.
브래드 피트와 이혼한 안젤리나 졸리는 2021년 10월경
브래드 피트로부터 어떠한 동의도 받지 않은 채
투자회사 '누벨(Nouvel)'을 통하여 자신의 샤토 미라발 지분 전부(50%)를
스토리 그룹(러시아 보드카 재벌 그룹) 산하의 와인 회사
'테누테 델 몬도(Tenute del Mondo)'에 매각하였습니다.
테누테 델 몬도(더 정확히는 러시아 보드카 재벌 그룹의 수장 유리 셰플러)를
비지니스 파트너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브래드 피트는
2022년 2월경 테누테 델 몬도에 대하여 지분 인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안젤리나 졸리에 대하여는 증여받았던 지분 10%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브래드 피트가 제기한 소송 (1)
: 주주지위부존재확인의 소
1) 확인의 이익(+소의 상대방)
확인의 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권리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자기의 권리에 대한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 되는지,
즉 '확인의 이익'이 있는지에 관해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죠.
테누테 델 몬도는 현재 자신이 50% 지분권자임을 전제로
샤토 미라발 운영에 개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브래드 피트 입장에서는
자신이 동의하지도 않은 데누테 델 몬도가
샤토 미라벨의 주주일 수 없습니다.
주주가 아닌 자가 회사 운영에 간섭해
다른 주주인 브래드 피트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는 꼴이지요.
테누테 델 몬도와 직접적 계약관계가 없는 브래드 피트로서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주주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브래드 피트가 소송으로써
'테누테 델 몬도가 주주가 아니라는 확인'을 구할 이익은
있다고 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
브래드 피트는 누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해야 할까요?
테누테 델 몬도? 아니면, 샤토 미라발?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2016다275679)를 살펴 봅시다.
1. 원고 1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확인의 소에는 권리보호요건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있어야 하고,
확인의 이익은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인정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시흥유통관리 주식회사(이하 ‘원고회사’라 한다)의 주주인 원고 1은,
피고가 원고회사의 사내이사로서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거나 업무를 집행함으로써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주주인 원고 1이 불이익을 입게 되는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는데,
원고 1로서는 원고회사를 상대로 피고의 사내이사 지위 부존재확인을 받아야만
피고가 원고회사의 경영이나 업무에 참여하는 것을 배제할 수 있고,
피고 개인을 상대로 원고회사의 사내이사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는 확인판결을 받더라도
확인판결의 효력은 원고회사에 미치지 아니하므로,
원고 1의 이 사건 소는
피고의 이사 지위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볼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회사가 아닌, 임원 개인을 상대로 한
임원지위부존재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브래드 피트는
주주인 테누테 델 몬도가 아닌,
테누테 델 몬도가 현재 주주로 되어 있는 회사 '샤토 미라발'을 상대로
'테누테 델 몬도가 샤토 미라발의 주주가 아니다'는 소송
즉 주주지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하는 것입니다.
정신이 없지요? :)
확인의 소는
a. 피고를 누구로 삼을지
b. 확인의 대상인 법률행위를 무엇으로 특정할지
가 매우매우 중요하답니다!
이와 관련해서 더 많은 내용을 공유하고 싶으나,
너무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전하면
흥미를 잃어버리실 것 같아
이쯤에서 그만하겠습니다!
2) 주식양도 무효 사유
확인의 이익이라는 소송요건을 충족했으니
본안에 관한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입니다.
브래드 피트는
안젤리나 졸리가 테누테 델 몬도에게 지분 50%를 매각한 계약이
'효력이 없다'라는 주장을 해야합니다.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사유는 뭐가 있을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브래드 피드와 안젤리나 졸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지분 양도 금지 약정'입니다.
(off the top of my head)
사실, 이것 말고는 다른 항변 사유는 없어 보입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사건 지분 양도 금지에 위반하여 브래드 피트의 동의 없이 주식을 양도하였습니다.
그럼, 그 주식양도의 효력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일까요?
자, 중요한 내용이 나옵니다.
!!!!! 집중 !!!!!!
우리 상법 제335조 제1항은, "주식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발행하는 주식의 양도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위 규정은 "회사와 주주간" 주식양도를 제한한 경우에 관한 것이므로,
"주주간" 또는 "주주와 제3자간" 주식 양도 금지 계약이 체결된 경우
어떻게 규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하였습니다.
대법원 판례(99다48429)가 나오기 전까지는요.
우리 대법원은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회사와 주주들은 1994. 6. 3. 이 사건 합작투자계약시에,
그리고 주주들을 대리한 소외 주식회사 포항제철과 소외 주식회사 경방은 1994. 9. 4. 투자약정시에,
피고 회사 발행 주식의 양도제한에 관하여
"합작회사(이하 '피고 회사'를 말한다)가 사전에 공개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합작회사의 설립일로부터 5년 동안,
합작회사의 어느 주주도 합작회사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당사자 또는 제3자에게 매각, 양도할 수 없다.
단 법률상 또는 정부의 조치에 의하여 그 주식의 양도가 강제되는 경우 또는 당사자들 전원이 그 양도에 동의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위 예외의 경우나 설립일로부터 5년이 경과한 후 합작회사의 공개 이전까지
포항제철이나 코오롱 이외의 주주가 보유하는 합작회사의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하고자 할 경우에는
포항제철과 코오롱이 주식 매입시의 각자의 주식보유비율에 따라 동 주식을 우선 매수할 권리가 있다.
이때 양도인은 우선 포항제철과 코오롱에 서면으로 동 주식의 양도를 청약하여야 하고,
그 양도가액은 합의된 가격 또는 감정에 의한 공정가격으로 한다.
위 계약들에 의한 주식의 양도제한에 위배하여 합작회사의 주식이 양도된 경우
그 주식양수인은 위 계약들에 따른 어떠한 권리와 이익도 가지지 아니하며,
그 주식의 양도인은 본 계약 및 위 합의서 등의 서면에 의한 약정 및 의무에 대하여 계속 책임을 진다."
라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약정은,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그 양도에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등 그 양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설립 후 5년간 일체 주식의 양도를 금지하는 내용으로,
이와 같은 내용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정관으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주주의 투하자본회수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와 같이 정관으로 규정하여도 무효가 되는 내용을
나아가 회사나 주주들 사이에서, 혹은 주주들 사이에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또한 무효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약정 가운데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으면 양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으나,
이 역시 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양도제한 요건을 가중하는 것으로서
상법 규정의 취지에 반할 뿐 아니라,
사실상 양도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양도를 곤란하게 하는 것으로서
실질적으로 양도를 금지한 것과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라고 판시하면서,
주주간 체결된 주식 양도 금지 계약의 효력 유무 역시
상법 제335조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참고로, 위 대법원 판례의 1심, 2심 법원은
'우리 개정 상법상 미국회사법의 폐쇄회사 법리는 실정법적 수용이 일단락되어
더 이상 그 법리가 우리의 실정법규를 넘어서는 해석론으로 도입될 필요성도 현저히 해소되었으므로
개정 상법이 명문으로 인정하지 아니하는 주주간 계약에 의한 주식양도의 제한은,
설사 주식양도를 제한하는 주주간 계약의 체결사실을 주식양수인이 미리 알았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주주간 계약의 사단법적 효력이 인정될 수 없고,
다만 주식양수인의 회사에 대한 권리 주장이 특별히 사회질서에 반하여 권리남용이 될만한
매우 예외적인 사항들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됨에 지나지 않는다.'
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대법원 판례 내용에 따르면,
"이 사건 지분 양도 금지 약정의 실질적인 내용은
다른 주주인 브래드 피트의 동의가 없는 한 주식을 양도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상법 제335조 취지에 반하여 무효이다"
라고 볼 가능성이 높을 것 같습니다.
3) 소결
그럼, 최종 결론을 내봅시다.
브래드 피트가 샤토 미라발을 상대로 제기한
(테누데 델 몬도의)주주지위부존재확인의 소.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관련 기사 내용을 기초로 본 변호사가 임의로 판단한 내용이므로, 실제 소송시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3. 브래드 피트가 제기한 소송 (2)
2편에서 계속됩니다 :)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