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고(살인예고) 글을 게시하면 어떤 범죄로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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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예고(살인예고) 글을 게시하면 어떤 범죄로 처벌받을까? 

현승진 변호사



https://www.news1.kr/articles/?515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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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던 신림역 살인예고 사건과 관련하여 피의자가 살인예비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사건 외에도 살인예고 글을 올린 많은 사람들이 재판을 받고 있거나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살인예고 사건은 법률적으로 간단한 사건이 아닙니다. 범행의 내용에 따라 성립하는 죄명이 달라질 뿐 아니라, 일부 죄는 성립 여부 자체가 법적으로 논쟁의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①예고한 범행을 실제로 행하려는 의도가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던 경우와, ②예고한 범행을 하려는 의도는 없이 장난으로 글을 작성한 경우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신림역 살인예고 사건과 같이 예고한 범행을 실제로 행하려는 의도가 조금이라도 있었던 경우(1차 공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음)에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찰은 정보통신망법위반으로도 공소제기를 하였으나 이는 이전에 인터넷 게시판에 불안감을 조장하는 글을 올린 것을 포함해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행위에 대한 공소제기이므로 살인예고 사건 1건만으로 바로 정보통신망법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죄는 살인예비, 협박 등입니다.


살인예비는 사람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예비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법정형으로 벌금형이 없고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습니다.

예비행위는 범행도구의 준비, 범행장소의 물색과 같은 것 뿐 아니라 범행 후를 대비한 준비 등도 포함됩니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는 피의자가 미리 흉기를 구매한 점(추후에 결제 취소함) 등을 근거로 살인예비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기소하였습니다.

또 검찰은 피의자의 행위가 신림역 인근 주민이나 상인들을 피해자로 하는 협박죄가 될 수 있다고도 판단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살인예비와 협박 모두 법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살인을 하기 위해 흉기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그 흉기로 살해할 대상이 확정되지 않았다면 살인예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1958. 9. 1. 선고 4292형상387 판결).

물론 검찰에서는 신림역 인근의 여성들이라는 것으로도 살해 대상이 특정되었다고 주장하겠지만,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살해 대상이 특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잘 정리된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 다투어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예컨대 누군가가 “나는 친일파를 모두 처단하겠다.”라는 글을 게시하고 칼을 구입한 경우에도 살인예비죄가 될 수 있을까요?

또한 협박죄와 관련하여, 사건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적절히 지적한 바와 같이 죄가 인정되려면 피해자에게 해악의 고지가 도달하여야 하는데, 실제로 피해자로 특정된 신림역 인근 상인들이 피의자의 행위로 인하여 해악을 인지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즉 불특정 다수가 보는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만으로 특정인에 대한 협박이 될 수 있는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밝힌 대로 “친일파를 모두 죽여버리겠다.”라고 했다고 해서 친일파들에 대한 협박죄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리고 사회적인 혼란을 가져온 범죄이니 만큼 처벌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죄형법정주의의 대원칙에 따라 처벌을 위하여 법률을 사안에 맞출 것이 아니라 사안을 법률에 맞추어 판단해야 하는 게 사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행 법률의 해석에 따라 죄가 되지 않는다면 (혹은 죄가 되지 않더라도) 국회에서 테러방지법 개정 등을 통해서 이러한 행위를 엄히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이 옳은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31026506911?OutUrl=naver
<관련 기사>

다음으로 실제 범행을 벌일 의도는 전혀 없이 사람들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로 장난 글을 올린 경우에는 협박죄와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문제 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경우에도 협박의 점에 대해서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만으로 특정한 사람들에 대한 협박이 될 수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법률적인 다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편 위계공무집행방해죄는 상대방에게 오인(誤認), 착각(錯覺), 부지(不知)를 일으켜 이를 이용하여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죄로서 그 방법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인터넷 게시판에 등에 허위의 범죄예고를 함으로써 경찰공무원 등의 직무집행을 방해하였다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형벌을 정할 때에는 행위만을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하여야 하므로(형법 제51조), 유리한 정상관계(情狀關係)를 잘 정리하여 주장함으로써 재판부의 선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살인예고와 같은 범죄예고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가 높아지면서 검찰에서는 최대한 중한 죄명으로 중한 처벌을 받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범죄에 연루된 경우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지만, 법률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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