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증거(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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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거(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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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거(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 배제 

현승진 변호사



일전에 미란다 원칙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위법수집증거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 드렸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위법수집증거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볼 예정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라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불법 증거는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지요.

얼마 전 극장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인 ‘범죄도시’에 보면 마블리 형님이 여기저기 우격다짐으로 들어가서 마약 찾아내서 체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현실에서 그런 식으로 수사하면 잡은 범죄자들 전부 풀어줘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미란다 원칙에 관한 글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고 체포를 하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고 위법한 체포 중에 수집된 증거나 그걸 바탕으로 수집된 2차 증거 전부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 외에도, 예를 들어서 수사기관이 불법 도청으로 취득한 증거, 영장 없이 압수수색해서 취득한 증거, 고문이나 강압을 통해서 획득한 증거는 모두 증거로 쓸 수가 없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증거가 명백하게 나왔는데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증거로 쓸 수 없는 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법이 너무 범죄자 편을 드는 게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예를 한 번 들어볼게요.

경찰에 쫓기던 소매치기가 여러분이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건물로 들어간 건 맞는데 몇 호로 도망갔는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경찰관이 집집마다 모두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가서 수색을 합니다. 여러분이 샤워를 하고 있는데 그냥 막 들어와서 문을 벌컥 열어젖히고는 “어, 여기에 없네.”라고 하면서 나가버립니다. 결국 범인은 다른 집에서 잡혔습니다.

이런 경우에 결국 범인을 검거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해도 될까요?

지나친 과장이 아니냐고, 수사기관이 그렇게까지 할 리가 없지 않느냐고 하실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삼례 나라 슈퍼 사건, 약촌오거리 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8차 사건 등 수사기관의 불법 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들에서도 경찰이 고문과 협박으로 자백을 받아내고 증거를 조작하였을 것이라고 의심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억울하다는 주장에 대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마 수사기관이 그렇게까지 하겠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긴 시간이 지나고서야 수사기관이 불법을 자행하였음이 드러났지요.





지금도 대한민국의 어디에선가 수사기관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무시한 채 수사를 하여 억울한 피해자가 만들어지고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고 간혹 이와 같은 점에 대해서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일본 군국주의가, 독일의 나치즘이 자행했던 일입니다. 또한 막상 나 자신이나 내 가족이 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소가 되는 경우에 당연하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형사사법체계에서는 열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원칙인 것입니다. 민사사건과 달리 억울한 옥살이로 잃어버린 인생은 어떻게도 보상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아무리 많은 사람을 죽인 연쇄살인범도 적법절차와 국민의 인권을 무시한 국가권력보다 많은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을 한번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 겁니다. 따라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국가권력의 위법행위가 무엇보다 제재 받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권력의 위법행위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법원이 밝히고 있듯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사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미란다 판결이 나왔을 때 미국 경찰과 검사들은 범죄자들을 다 풀어주게 생겼다면서 연방대법원을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죠. 미란다 역시 다른 증거를 바탕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요.

결국 절차를 위반해서 수집한 증거를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을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범죄자가 무죄로 풀려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은, 수사기관에 의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비해 훨씬 낮고, 전자보다 후자를 보호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 위법수집증거 배제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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