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사고후미조치의 해석에 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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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사고후미조치의 해석에 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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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사고후미조치의 해석에 관한 소고 

현승진 변호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사고후미조치의 해석에 관한 소고(小考)




2016. 12. 2.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이 개정되어 사고 발생 시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할 의무가 명문화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 도로교통법위반(사고후미조치)의 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들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대법원은 2016. 12. 2. 개정된 도로교통법(법률 제14356호) 제54조 제1항 시행 이전에도 수많은 판결을 통하여 사고 운전자에게 피해자에 대한 인적사항 제공의무가 있다고 판시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무에 관하여 도로 교통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제거하여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까지 인적사항 제공 의무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즉 대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고에 대해서, 대법원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위와 같이 안전확보조치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죄의 성부를 판단하였을 뿐 그와 같은 경우까지 인적사항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보지는 않았음이 명백합니다.

한편 대법원이 인적사항 제공 의무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경우에 대해서도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 확보를 전제로 한 신원확인 조치는 규범의 보호목적을 벗어나는 것이라는 점, 사고야기자에 대한 규제(운전면허에 대한 행정처분)와 처벌을 위하여 신원확인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은 진술거부권의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점, 명문의 규정 없이 국민에게 작위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할 수 있다는 점, 사고발생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자에게 피해회복의무를 전제로 신원확인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부당한 점' 등을 이유로 이를 비판하는 반대 견해가 존재하였습니다(사법연수원, 2013형사실무강의, 148~149면 참고).

따라서 현행 도로교통법은 일부 반대 견해에도 불구하고 기존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인된 신원확인 조치의무를 명문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고, 결국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2호의 의무는 기존 대법원 판례와 같이 교통 상의 위험과 장해를 방지하여야 할 필요성이 없는 경우까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함이 타당합니다(同志: 울산지방법원 2017. 9. 14. 선고 2016고단2928, 2017고단1738(병합) 판결).

이에 더하여 사고에 책임이 있는 자에게 스스로 자신의 신원을 밝힐 의무를 지우는 것은 범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인적사항을 밝힐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헌법이 보장한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은 경청할 가치가 있는 것인바, 헌법에 합치되도록 법률을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원의 의무를 고려할 때 사고운전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더욱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게다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은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서 정한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도주한 경우를 가중하여 처벌할 것을 명문으로 정하고 있음에도 대법원은 해석에 의하여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2호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바(대법원 2021. 2. 10. 선고 2020도15208 판결 등 참고), 현행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의 존재 자체가 어느 경우에나 사고운전자에게 인적사항 제공 의무를 부과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이와 같이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2호는 대법원의 축적된 판례에 의해서 이미 인정되고 있던 신원확인조치 의무를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해석에 있어서도 대법원의 기존 판례에 따라야 할 것이라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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