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포털사이트 메인에서 “‘도로 위 벼 밟았더니 돈 내놔라'..운전자 울린 황당 사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운전자가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도로를 운전하는 중 누군가 도로 위에 널어놓은 벼를 밟게 되었고, 이로 인해 바퀴에 감긴 비닐·천막을 제거하기 위해 애를 먹고 차량 밑에 쌓인 벼로 인해 현장을 벗어나기도 어려웠는데 벼를 깔아놓은 농민이 배상을 요구해서 결국 40만원을 지급하고 합의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1102406000165
이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적반하장이라면서 분노하는 댓글을 달았는데, 과연 법적으로 잘잘못을 따지면 어떻게 될까요?
먼저 기사에 나온 것처럼 운전자의 과실이 70%까지 인정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운전자의 과실이 일부 인정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길에 함부로 물건을 둔 쪽의 책임이 더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기사 내용처럼 소송을 통해서 잘잘못을 가리게 되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실익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송은 원칙적으로 배상을 청구하는 쪽에서 제기해야 하는데 상대방이 50만원(기사에서 상대방이 요구한 배상액)을 받자고 소송까지 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즉 상대방도 소송으로 청구하는 게 실익이 없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사안과 같은 경우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과실이 더 크다고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상대방은 50만원은커녕 절반도 받지 못하고 소송비용까지 부담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안에서는 보험회사에서 40만원으로 합의를 하였다고 되어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라면 보험회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5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는데 40만원으로 합의를 했다는 것은 고객의 과실이 약 80%라고 인정했다는 것이니까요. 내 보험회사가 내 편에서 대신 소송을 하고 싸워주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요구를 거의 다 들어준 셈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이 도로 위에 물건을 함부로 두는 것은 사고가 나지 않아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4호, 제68조 제2항은 교통에 방해가 될 만한 물건을 도로에 함부로 두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운전 중 과실로 타인의 물건을 파손하였더라도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처벌을 하지 않으므로 기사의 운전자가 처벌받은 일은 없습니다.
따라서 기사의 사안에서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처방법은 상대방의 배상요구에 일절 응하지 말고, 도로교통법위반으로 상대방을 고발하는 것입니다(상대방의 행위는 분명히 도로교통법 위반인데, 경찰에서는 왜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합의 권고만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최악의 경우라도 상대방에 대한 배상은, 보험료 조금 인상될 수 있는 것을 감수하고 보험처리를 하면 그만이고, 사람이 다친 것이 아닌 이상 형사적으로 문제될 것도 없으며 상대방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설령 상대방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대처가 쉬워질 수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아무리 봐도 보험회사와 경찰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함부로 놓아둔 물건으로 인해서 차량이 파손되거나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물건을 놓아둔 쪽에서 차량 수리비나 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한 경우 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까지 배상해야 할 수 있고 업무상과실치상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