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의료전문 변호사 이동찬입니다.
오늘은 <특이체질로 인한 의료사고>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간혹 몸이 좀 불편하여 병원에 갔더니 간단한 수술로 금방 회복된다고 하여 수술을 하였는데, 오히려 상태가 악화되고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있습니다. 가족 입장에서는 큰 병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환자가 숨이 멎은 경우 황당할 수밖에 없겠죠. 병원에서 무언가 잘못한 것 같은데, 전문 지식이 없는 피해자 측에서 의료 과실을 입증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다행히 법원은 의료사고에 있어 해당 의사가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진료상의 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합니다. 그렇다면 진료 당시 의사가 의학적으로 주의의무를 다하였지만 환자의 “특이체질”로 인해 의료사고가 발생한 경우, 해당 병원 측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까요? 한번 알아봅시다.
<case 1. 의사도 전혀 알지 못했던 환자의 특이체질>
병원에서 진료를 할 때 의사는 과거 병력 · 알레르기 등 환자의 상태에 대해 묻곤 합니다. 환자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예컨대 특정 약물에 쇼크 반응이 있는 환자가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아, 의사가 모른 채 그 약을 처방하여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간 경우, 모든 책임을 의사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왠지 불공평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수술 후 하루 만에 사망한 환자의 가족들이 의료진의 과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의료소송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 A씨는 수술 후, 잠깐 의식이 있어 회복을 위해 일반 병실로 옮겨졌는데요. 주치의는 환자가 깨어난 것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퇴근합니다. 그리고 의식 상태가 점점 희미해지는 A씨에 대해, 당직 인턴 의사와 간호사들은 마취에서 깨고 있는 상태로 짐작하여 안일하게 대처하였습니다. 그러다 다음 날 새벽, A씨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되었고 응급처치를 하였으나, 결국 A씨는 사망하고 맙니다. 이에 A씨의 부모님이 의료과실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부검 결과, A씨는 “소뇌 동정맥기형”이라는 특이체질이 있어 수술 후 급성 소뇌 출혈로 사망하였습니다. 이에 법원은 응급 상황에서 당직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고, A씨의 특이체질로 인해 당시 의학 수준으로는 도저히 A씨의 사망을 막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한편 법원은 A씨의 특이체질과는 별개로, 의식이 혼미한 환자의 사후 관리에 있어 해당 의료진이 충분하면서 최선의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주치의는 수술 후 담당 환자의 경과를 제대로 보지 않았고, 당직 의료진들도 마취에서 쉽게 깨어나지 못하는 환자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였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의료진들의 사후 대처로, 비교적 위험성이 적은 수술을 받았음에도 죽음에 이른 A씨나 그 가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이라고 인정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법원은 해당 병원이 A씨에게 3,000만 원, 그의 부모에게 각각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합니다.(서울고등법원 2004. 10. 7. 선고, 2003나34498 판결 참조)
직접적인 사인은 A씨의 특이체질로 인한 것이므로 의료 행위와 사고에 대한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일반 환자들에 대한 수술 후 사후 관리 측면에서 의료진들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일부 있다고 본 것입니다.
<case 2. 의사가 환자의 특이체질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경우>
이번에는 의사가 환자의 특이체질을 예견할 수 있었으나,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입니다.
환자 B씨는 입원 중 특정 약물을 투여하였다가 부작용이 나타나 약제 복용을 중단하였습니다. 이후 주치의인 K씨는 간단한 검사를 통해 B씨의 상태가 호전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치료를 위해 같은 약물을 다시 투여하였는데요. 결국 B씨는 해당 약물에 대한 부작용으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 주치의 K씨는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 해당 약물을 투여한 것이고, 사인은 B씨의 특이체질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법원은 약제 부작용으로 복용을 중단하였다가 재투약 하는 과정에서 의사인 K씨가 B씨의 특이체질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예견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해당 약물을 다시 투약한 것이 B씨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5다64774 판결 참조)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의사에게 손해를 전부 배상하라고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특이체질이 결합되어 발생한 사고이므로, 민법상 ‘과실상계 원칙’에 의해 의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일반적인 경우보다 제한한 것입니다. (이를 의사의 책임제한법리라 합니다)
<결론>
결국 의료사고를 당한 피해자에게 특이체질이 있는 경우 병원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의료사고가 특이체질에 기인한 것인지, 그 당시 의사가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환자의 특이체질로 인해 의료사고가 발생하였고 의사가 당시 환자의 특이체질을 알 수 없었다면, 그 외 의사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를 살펴봐야겠죠. 그리고 의사가 환자의 특이체질을 알고 있거나 의학적으로 예상할 수 있던 경우라면, 그에 따른 적합한 의료 행위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환자와 동일한 방법으로 치료하여 환자가 의료 사고를 당했다면, 해당 의사의 책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의사가 고의로 피해자를 해한 것이 아니라면 피해자의 특이체질이 사고 발생 요인으로 일부 작용되었으므로 손해 전부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법원에서 의료과실 소송이 제기된 경우 의사의 진료 과실을 사실상 추정한다고 하여도, 관련 지식이 없는 일반 피해자들은 의학적 · 법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특이체질로 인한 의료사고의 경우 더욱 일반적이지 않고, 병원 측에서 그에 대해 알 수 없었다고 하면, 오히려 피해자 측이 환자의 특이체질에 대한 의사의 예측 가능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전문적인 영역인 만큼 의료소송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법원조차 일반인이 의료과실을 입증하기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정도니까요. 때문에 의료소송에 특화된 법률전문가의 조력은 고려할 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특이체질로 인해 의료 사고를 당하신 경우, 주저 말고 의료소송 경험이 충부한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 보시기를 강력하게 권해드리는 이유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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