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 파산선고의 의미
인천지방법원은 2023. 7. 14. 11시 인천부평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의료법인 AA의료재단에 대한 파산선고 결정을 하였다(인천지방법원 2022하합94 법인파산선고). 코로나 이후 많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정부주도에 따른 대출금 만기 연장으로 폭탄 돌리기가 계속되다가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등으로 더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병의원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환자의 급속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병의원들이 엔데믹에 이르러서는 환자 진단 및 처치 등으로 경영상황이 호전된 경우가 있었으나, 구조적 어려움에 놓인 병의원은 회복이 여전히 어려웠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의 경우, 오래 전부터 경영을 중단하거나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호소해 왔으나, 각 이해 당사자의 입장 차이로 뚜렷한 구제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병원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의료법인을 해산할 수 있도록 하거나 경영상황이 좋은 의료법인이 다른 의료법인을 합병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법 등이 검토되어 왔다. 그러나 해산 절차 등을 거쳐 의료법인이 소멸할 경우 지역의 랜드마크인 병의원이 소멸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지자체 등에서 법인의 자산처분 등에 대한 허가를 보류하거나 파산절차 등의 진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제시하고 어려운 경영 상황을 어떻게 해서든 버티게 하는 경우가 많고, 합병에 관한 규정은 여러 차례 의료법 개정안에 반영되었지만 실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였다.
제3자가 자금을 투여하여 경영권을 이전하는 방안은 기존에는 허용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의료법인이 사무장 병원으로 전락되는 실제 사례가 빈번히 적발되는 상황 속에서 2019년 의료법 제51조의 2에서 의료법인의 임원 선임과정에서의 금전수수를 금지하는 명문 규정을 두면서 이러한 방법도 활용이 불가능해졌다. 즉 경영위기에 빠진 의료법인은 법적인 탈출구가 봉쇄되었고 그나마 사실적으로 행해지던 경영권 이전도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인천지방법원 파산부의 AA의료법인에 대한 파산선고 결정은 기존 제도를 활용한 한계 의료법인 해소 방안으로서 의미가 있다.
법률사무소 건우의 이정선 변호사가 대리한 의료법인 AA의료재단에 대한 법인파산 신청에 대하여 인천지방법원 파산부가 7개월여 만에 파산선고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 동안 경영위기에 놓인 의료법인의 회생신청은 많았지만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진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의료법인 삼성제일의료재단에 대한 파산선고는 회생절차를 통해 기회를 부여하였으나 이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파산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라는 점에서 사례가 조금 다른 경우로 볼 수 있다(서울회생법원 2021하합100207 법인파산).
이번에 파산선고를 받은 AA의료재단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의료법 위반 등의 법률 이슈가 대두되면서 병원 경영이 불가능해진 상황 속에서 코로나 위기로 폐업 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지자체에 해산 등의 절차 진행을 문의하더라도 자산 처분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하면서 정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2022년 세모에 이사장이 이정선 변호사와 문제 해결을 논의하다가 이정선 변호사의 도움으로 의료법인에 대한 파산을 신청하였다.
이정선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의료 및 파산회생 전문변호사로 역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옵티머스자산운용(주)에 대한 법인파산 관재인을 예금보험공사와 함께 맡아 주목을 받은 이 분야 전문 변호사이다. 이정선 변호사는 2022년 초 의료법인의 경영위기 극복 방안에 관한 법적 고찰이라는 제목으로 고려대학교 김규완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많은 회생파산을 다루는 변호사들이 기업체 등 주식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의료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낸 법률사무소 해울에서 근무하고 대한의료법학회 학술이사를 지내는 등 의료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이후 서울회생법원 개인 및 법인파산관재인 업무를 오랜 기간 수행하면서 이론과 실무를 쌓아온 이정선 변호사는, 그 동안 실무에서 겪은 문제점에 대한 해결을 위하여 연구를 지속해 왔다. 2022년 2월 박사 학위를 받은 위 논문은 실무 경험을 토대로 한계 의료법인의 해소 방안으로 합병 제도 도입 등의 제도 변경과 함께 현재 운영되는 회생과 파산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AA의료재단에 대한 파산선고는, 경영 위기에 놓인 한계 의료법인의 파산선고 결정을 통해, 국회의 논의를 통한 해결책 도입이 어려운 현재의 상황 속에서, 기존 제도를 활용한 사례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위 법인에 대하여는 파산관재인이 선임되어 법인에 대한 실사를 거친 후 법인 소유 부동산 등에 대한 현금화 과정을 거쳐 채권자에 대한 배당을 진행하게 된다. 일반적인 법인 파산의 경우 현금화 과정을 거친 후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경우가 적고 배당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그 비율이 매우 낮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전에 진행된 CC의료재단에 대한 법인 파산절차에서는, 법인의 기본재산인 토지 등의 가격이 설립 당시보다 많이 올라, 신고된 채권을 전부 변제하고도 현금과 토지 등의 재산이 남는 상황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 파산관재인은 재판부와 협의를 거처 남은 재산을 재단의 이사장에게 처분하게 하였고, 이후 위 법인 이사장은 위 의료법인의 정관에 따라 잔여 재산을 을지의료재단에 기부하여, 환자들 치료를 위한 연구 등에 사용되도록 하였다.
위 CC의료재단 사건의 경우, 비록 채무자가 신청한 사건은 아니지만, 한계 의료법인에 대한 파산선고를 통해 법인을 정리하고 채권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남은 재산을 타 의료법인에 기부하여 본래 목적에 사용되도록 하여 한계 의료법인의 정리가 사회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한계 의료법인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지역사회의 흉물로 전락하는 등의 문제로 남지만 파산 절차를 통해 공정하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이러한 AA의료재단에 대한 파산선고는, 파산회생 절차를 오랜 기간 처리해 오면서 실무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해 온 이정선 변호사의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정선 변호사는 위 법인에 대한 파산선고일이었던 2023. 7. 14.에, 비영리법인에 대한 회생절차 중 가장 규모가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명지학원에 대한 회생절차에서 삼일회계법인과 함께 절차를 진행하여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아 인가를 받아내기도 하였다(서울회생법원 2022회합100020 법인회생). 파산과 회생절차에서 이정선 변호사의 능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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