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및 개인의 회생과 파산 상담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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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파산

법인 및 개인의 회생과 파산 상담의 급증 

이정선 변호사

지난 10년간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벌써 2023년 12월입니다. 누구나 12월이 되면 하는 말입니다만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느낌입니다.  세월의 흐름은 나이와 같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벌써 50대 중반이라서 그런지 최소 시속 50km이상은 되는 듯 합니다. 제가 파산회생업무를 시작한지 벌써 16년이 되어가고 있고, 그 사이 여러 사건을 처리하고 강의요청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제가 도산업무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변호사님 사무실은 오히려 잘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지 10년은 더 된 듯 합니다. 2007년에 개인파산관재인 업무를 시작하면서 도산과 인연을 맺고 2014년에 법인파산관재인 업무를 시작하면서 회생업무도 시작하고 전문성이 보완되면서 사람들과 도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제 답변은 같았습니다. 말은 많은데 실제 신청사건은 많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파산관재인 업무가 법원에서 일을 받아서 하는 것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정말 다릅니다. 


올해는 다릅니다.


그런데 올해는 많이 다릅니다. 새해 벽두부터 매출액 200억원을 넘던 건설관련 회사가 갑작스런 원청의 발주 중단으로 1년 만에 파산신청을 하게 되어 신청을 도왔고, 올해 법원으로부터 사건 처리를 요청받는 사건 중에도 건설관련 업종이 많습니다. 또한 의류 관련 업체의 도산 상담도 많이 늘었습니다. 제가 파산관재인으로 처리한 사건도 있고 동대문에서 법인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사장님들도 회사 유지가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이뿐 만이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 사기와 관련될 수 있는 부동산 법인의 도산 상담도 부쩍 늘었고 아파트 분양에 참여했다가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대출을 받아야 하는 수분양자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여 입주를 포기하고 막대한 대출금에 대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못이겨 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려고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별탈이 없었고, 특히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팽배해 있던 위기감 속에서도 정부의 금융기관 만기 연장 유도 등으로 잘 버텨왔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내년 총선이 있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정부에서 어떻게 해서든 버티게 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른 것 같습니다. 위기를 버텨오던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의 사업체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분야를 가릴 것 없이 도산 상담이 늘고 있고, 로톡에 상담 슬롯을 열기 바쁘게 상담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도산 상담이 피부로 늘었지만 실제로 신청에 들어가는데 필요한 비용이나 서류 마련이 어려워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가 어려움에 처해있음을 피부로 느낍니다. 


조금 더 일찍 전문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저에게 상담을 오는 분들이나 제가 강의 기회가 주어지면 꼭 언급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운영하는 사업체가 어려워지면 또는 개인 재무상황이 어려워지는 듯하면 혼자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말고 빠른 시간내에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하라는 것입니다. 의학에서도 예방의학이 병이 발생한 후의 치료학보다 더 가치를 더해가는 것처럼, 회사의 운영상황이나 개인의 재무상황이 악화될대로 악화된 후에 도산상담을 받는 것은 너무 늦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생신청을 고려하고 상담을 오는 분들의 많은 경우는 이미 회사가 파산상태에 이른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면 채무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하여 노력하므로 금융비용 지출을 중단한 상태에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는 하지만, 사업체의 펀더멘탈이  최악의 상황에 이른 후라면 금융비용지출을 멈추는 것만으로는 정상화가 어렵습니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하루 빨리 전문가를 찾아야 할 것이고, 아니 평상시에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제가 예금보험공사나 수협 등 여러 곳에서 도산 강의를 하고 있지만, 추가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학의 경영학과나 로스쿨에서 도산실무를 강의하고 싶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대기업처럼 성공하는 모습만을 그리는 것이 아닌, 상시적인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한가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두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빚은 갚아야 하고, 특히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가서라도 돈을 빌려서 갚아야 한다는 마음을 가진 분이 많습니다. 저도 도산업무를 시작하기 전에는 그랬고 지금도 다른 사람의 돈을 쓰거나 하면 반드시 갚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격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업체나 재무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경우에는 조금 달리 보아야 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진 이후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카드론 등을 통해 돌려막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백발백중 오래지 않아 파산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빌린 돈은 꼭 갚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카드론을 받아서 먼저 빚을 갚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소위 편파변제에 해당하게 되는데, 이로인해서 파산이나 회생신청을 하는 경우 지인들을 상대로 사해행위취소소송이나 부인권 행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상담을 하다가 편파변제가 문제되어 파산신청을 유보하기도 합니다. 어려워지기 전에 또는 어려워지는 느낌이 있을 때 저나 도산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면, 무리해서 변제하지 말라고 하고 특히 지인에게 돈 빌리지 말것을 강조할 것입니다. 인터넷으로 눈팅만하는 것보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더 생생하고 바로 느껴지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실수를 막을 수 있거나 가래로 막을 것을 호미로 막을 수 있게 됩니다. 금전적 문제가 발생할 듯하면 전문가를 먼저 찾아 상담하는 습관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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