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임차인이 월세를 내지 않을 때, 바로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임대인은 극히 드뭅니다. 대다수의 임대인들은 임차인을 상대로 밀린 월세의 지급을 촉구하고, 보증금에서 공제해주며 몇 개월을 기다려줍니다. 그러나 임차인은 이러한 임대인의 배려를 무시하고 보증금이 다 소진될 때까지 계속해서 월세를 연체하곤 합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데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럴 때 임대인으로서는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 세입자를 내쫓고 싶을텐데요. 그렇게 했다가는 큰일납니다. 아무리 월세를 내지 않는다고 한들 여전히 세입자는 그 집안에서의 사생활의 평온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 법률의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만에 하나 집주인이 월세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을 따고 세입자의 짐을 꺼내놓기라도 한다면 세입자는 집주인을 주거침입죄 등으로 고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월세를 못받은 것도 억울한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합의해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해야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집주인은 억울할수록 더욱더 법률의 힘을 빌려야만 하는데요. 오늘은 명도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먼저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세입자를 이사 보내는 데에 성공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
의뢰인은 오피스텔의 소유자입니다. 약 1년 전, 의뢰인은 젊은 남자에게 자기 소유의 오피스텔을 임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세입자가 처음 얼마간 월세를 지급하고서는 그뒤로 도통 월세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세입자와 연락을 시도해보기도 하고, 직접 전화를 해보기도 하였지만 도무지 세입자가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의뢰인은 세입자의 가족이라고 자처하는 사람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었는데요. 세입자가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월세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조만간 밀린 월세를 다 낼테니 기다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입자의 가족조차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은 임차인의 가족이 대신 월세를 지급하겠다기에 그 말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날짜가 되어도 월세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밀린 월세는 늘어갈 뿐이었지요.
의뢰인은 이후에도 몇 차례에 걸쳐 또다시 세입자의 가족의 약속을 믿고 기다렸지만 그때마다 의뢰인의 기대는 처참히 무너질 뿐이었습니다.
보증금이 모두 소진된 상황, 만기까지 도래
이 사건 건물은 원룸 오피스텔인지라 보증금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세입자가 계속해서 월세를 내지 않자 결국 보증금조차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계약서에 명시해두었던 임대차기간도 만기가 도래했습니다.
세입자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입자 측에서는 '기다리면 돈을 다 주고 나가겠다는데 왜 이렇게 보채느냐'라며 적반하장 격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부터 강제집행까지
의뢰인은 더이상 세입자 측의 말을 믿고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이에 법률사무소 아란을 찾아 세입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진행하였는데요.
원룸이나 오피스텔 처럼 1인 가구가 거주하는 건물에 대해 명도소송을 진행하실 때에는 반드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진행하셔야 합니다.
신속하게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인용 결정을 받은 후, 즉시 집행관 사무실에 강제집행을 신청하였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근거로 강제집행을 신청하게 되면, 법원에 소속된 집행관이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직접 방문합니다.
그리고 세입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집행관은 열쇠 수리공을 불러 합법적으로 문을 따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 다음 집 안의 잘 보이는 곳에 '이 집은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이 되어 있으니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하지 말라'라는 취지의 법원 결정문을 부착합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집주인이 명도소송을 하기 전에 합법적으로 집 안에 들어가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한데요. 집행관과 함께 집 안의 상황을 짧게나마 살펴보고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의뢰인은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강제집행 당시 집 안의 상황을 본 다음, 훼손된 부분 없이 집이 말끔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후, 밀린 월세를 지급하고 자진퇴거한 세입자
그로부터 며칠 후, 세입자 측에서 먼저 의뢰인에게 연락을 취해 왔습니다. 세입자는 의뢰인에게 밀린 월세는 모두 지급할 예정이며, 2주 이내에 이사를 나가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바로 의뢰인에게 밀린 월세를 전액 지급했습니다. 또 그로부터 며칠 뒤, 세입자는 깔끔하게 짐을 정리하고 이사를 나갔습니다.
* 이 사건의 의뢰인은 점유이전금지가처분과 함께 명도소송을 진행하셨으므로, 이사 확인 후 명도소송의 소를 취하하셨습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집주인의 법적 대응의 시작을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세입자들은 아무리 자신이 월세를 내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구도 자신의 집 문을 열고 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믿음에는 제법 근거가 있습니다. 집주인이 마음대로 문을 따고 들어갔다가는 주거침입죄에 해당하니까요.
그러나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을 받아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세입자의 동의가 없어도 집행관이 합법적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 법원에서 발행한 서류를 집 안에 부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서류를 떼거나 제3자에게 점유를 이전하게 되면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비밀표시무효죄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세입자 입장에서 보자면
누군가 내 집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법원에서 서류를 붙여놓고 갔다
이 서류를 떼는 것만으로도 나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라는 강력한 경고를 받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이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면몰수하고 계속해서 이사를 나가지 않는 세입자들도 있습니다만, 극히 악성 임차인이 아닌 이상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강제집행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 사건에서처럼 말이지요.
그러므로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않고 버틴다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셔서 명도소송보다 빠르고 간편한 건물 인도를 노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부동산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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