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지듯 마음이 멀어지면 몸이 멀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부부라 하더라도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상대방이 잠자리를 거부하게 된다면 그 과정에서 거절을 당한 배우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실감과 배반, 그리고 위축감과 우울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길어지면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어버려 일탈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고 모든 것을 상대방의 책임으로 돌리게 됩니다.
좀처럼 답을 얻을 수 없는 지구상 최대의 난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처럼 잠자리 거부로 외도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에도 누구의 책임이 더 크냐를 두고 설전이 오고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배우자의 잠자리 거부가 이혼사유가 되는지, 잠자기 거부로 인해 외도를 저지른 유책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소송이 제기될 경우 쌍방 유책이 인정될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배우자의 잠자리 거부 이혼사유될까
우리 법원은 부부 간 성관계 역시 결혼의 본질 중 하나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없이 관계를 거부하는 것 역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면 잠자리 거부 사유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재판상 이혼 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부부 중에 성기능의 장애가 있거나 부부 간의 성적인 접촉이 부존재하더라도 부부가 합심하여 전문적인 치료와 조력을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은 일시적이거나 단기간에 그치는 것이므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될 수 없다."(2010. 7. 15. 선고 대법원 2010므1140 판결 등)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잠자리를 거부하던 당사자가 이혼을 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원고측은 잠자리 거부로 인해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구체적 사유로 입증해야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내의 잠자리 거부로 외도 저지른 남편이 이혼 소송 제기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혼인관계가 파탄난 것만으로도 이혼을 인정하는 파탄주의를 따르게 될 경우 우리나라 현행법 체제에서는 이혼 상대자에 대한 부양 책임에 대해 어떠한 법률 조항도 두지 않고 있어, 경제적 약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호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책임 없는 배우자가 희생될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간통죄도 폐지된 상황에 파탄주의를 도입하게 된다면 더더욱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혼인의무 등을 소홀히 한다 하더라도 일방적으로 유책 배우자에게 유리한 법체계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내의 잠자리 거부로 외도를 저지른 남편이 더이상의 파탄난 혼인관계를 정리하고자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까요?
표면적으로는 남편의 유책사유가 커 보입니다. 유책배우자가 직접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란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일단 정당한 사유 없는 잠자리 거절도 경우에 따라 이혼사유에 해당하므로 선제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뒤 쌍방 유책으로 방어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잠자리 거부 아내가 이혼을 반대하고 있다면
잠자리 거부를 이혼사유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것이 실질적인 혼인관계 파탄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니 잠자리 거부를 유책사유로 주장하는 경우 입증여하에 따라 또는 사안에 따라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이혼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혼 판결을 받기란 더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원고측의 외도 행위는 명백한 유책사유에 해당하는데도 피고측에서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을 설득해서 이혼조종절차에서 합의를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일 쌍방 유책으로 소송을 끌어갈 경우에는 잠자리 거부 사유 뿐만 아니라 다른 유책사유에 대한 입증이 추가적으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쌍방유책으로 이혼판결이 난다면 서로간의 위자료 책임은 상계할 수 있고 재산분할에 대해서만 각자의 기여도를 따져 분할 판결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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