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가 가능한 음주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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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가 가능한 음주사건 

이희범 변호사

가 가능한 음주사건 


무죄 주장이 가능한 음주 사건도 있을까

음주 운전 사건에서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음주 사건은 증거가 명백하고 다툴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음주 운전 사건에서도 드물게 무죄 주장이 가능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피고인이 아무런 준비 없이 무죄 주장을 하다가는 양형에서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그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명백히 음주를 하였고 음주 후에 운전을 하였는데 무죄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무죄 주장이 가능한 경우는? 


가. 피고인의 ‘운전’사실이 명백하게 증명되지 않은 경우


음주운전 범죄에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은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 됩니다. 검사는 피고인이 운전을 하였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해야 하고 만약 피고인의 행위가 도로교통법상의 ‘운전’이 아니라면 이는 음주 운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 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차가 움직였거나 피고인이 운전의 고의를 가지지 않고 차가 움직인 경우는 무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또한 운전 즉시 적발이 아닌 운행을 종료하고 한참 후에 사후 적발로 인해 피고인이 술에 취한 사실은 명백히 인정되고 운전을 한 정황이 있는데도 CCTV나 블랙박스에 의해 피고인이 운전을 해서 차량을 움직였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는 경우 이는 범죄사실의 객관적 증명이 된 경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무죄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나. 음주 수치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을 하였는지의 기준이 되므로 검사는 음주운전죄를 적용하는 경우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하여야 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 방법으로는 호흡측정, 혈액 측정 및 위드마크에 의한 측정 등이 있으나 모든 방법에는 오차가 존재하고 음주운전 당시 음주운전 수치가 명백히 입증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피고인은 무죄입니다.특히 피고인의 음주 수치가 처벌 기준을 근소하게 넘은 경우 음주운전 시점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 시점인지 하강 시점인지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전을 종료한 때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치를 약간 넘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치를 초과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음주 후 30분~90분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이르고 그 후 시간당 약 0.008%~0.03%(평균 약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약 운전을 종료한 때가 상승기에 속하여 있다면 실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보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대법원 2013. 10. 24. 선고 2013도6285 판결 등 참조)그렇기에 피고인의 경우 최종 음주 시점과 운전 종료 시점으로부터 음주 측정 시점까지 시간적 간격이 90분 이내이고 측정 수치가 근소한 차이라면 피고인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것입니다.이외에도 음주 후 차량을 운전하였으나 운전을 종료한 후부터 음주 측정을 하기 사이에 피고인이 술을 더 마신 경우도 운전 당시 음주 수치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아 무죄 주장이 가능합니다.


다. 위법 수집 증거에 의해 음주 사실이 증명된 경우


형사소송에서 위법수집 증거배제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위법한 절차에 의하여 수집된 증거의 경우 증거로서 부정되는 법칙을 말합니다.(형사소송법 제308조의 2) 하지만 이는 모든 위법 수집 증거에 대하여 적용되지는 않고 증거수집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됩니다.예를 들면 피의자의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음주 측정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위법한 음주 측정이고 그 요구에 따른 측정 결과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로서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의식 불명자 등에 대한 강제 채혈의 경우 법원으로부터 영장 또는 감정처분 허가장을 발부받지 아니한 채 동의 없이 신체로부터 혈액을 채취하고 사후에도 지체 없이 영장을 발부받지 아니하였다면 이는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여 수집하거나 그에 기초하여 획득한 증거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이렇게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아니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검사가 이러한 증거로 피고인을 기소하였다면 무죄를 다툴 수 있습니다.


라. 위험운전치상죄에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황’이 입증되지 않은 경우


일명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치상죄는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을 처벌하겠다는 범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법령의 의미가 모호하다 보니 어떤 상황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실제로 작년 법원이 혈중 혈중알코올농도 0.12%, 두 번이나 음주 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피고인에게 “언행 부정확, 보행 비틀거림, 혈색 붉음’이라고 된 경찰 정황 보고서만으로 피고인의 주의 능력·반응속도·운동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고인에 대한 음주 측정 사진으로 보면 눈빛이 비교적 선명하다”라며 다음 날 이뤄진 조사에서도 사고 경위를 비교적 상세히 기억했다며 정상적인 운전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라며 무죄를 선고해 논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검사는 위험운전 치상죄를 적용하려면 음주 사실 외에도 음주로 인하여 정상 운전이 전혀 불가능했다는 점까지 입증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험운전치상죄로 기소된 사람은 음주 운전 당시 정황과 음주 수치에 따라 무죄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마. 교특법 위반(치상), 위험운전치상죄에서 피해자의 ‘상해’ 사실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폭행에 수반된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 중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상처나 불편 정도이고,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의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였는지는 객관적,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 성별, 체격 등 신체, 정신상의 구체적 상태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15018 판결 등 참조).만약 사건 사고 현장에서 피해자에게 교통사고에 따른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거나, 피해자에 대한 진단서가 피해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에 의존한 임상적 추정에 따른 것뿐이거나, 피해자가 사고 당일 병원을 방문하였으나 그 후에는 별다른 진료나 치료를 받지 않았고 거동이 불편하다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특별한 지장이 있던 것도 아니었던 점 등이 보인다면 이는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형법상의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할 수 있습니다. 즉 피고인이 일으킨 교통사고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형법상 ‘상해’로 평가될 수 있는 상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면 비록 피고인이 음주 운전을 하다가 이 사건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죄나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바. 긴급피난에 해당하는 경우


작년 재밌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피고인이 음주 상태에서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하였는데, 대리운전기사가 도로를 출발하여 잠시 운전하는 도중에 목적지까지의 경로에 대하여 피고인과 이견이 생겨 갑자기 차를 정차한 후 그대로 하차·이탈하자, 혈중알코올농도 0.097%의 술에 취한 상태로 위 도로의 약 3m 구간에서 자동차를 운전하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위와 같이 운전한 행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로서 상당한 이유가 있어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3. 23. 선고 2019고정2908 도로교통법위반)

위와 같이 피고인이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였지만 운전한 행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거나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무죄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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