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원 건설, 부동산 전문 정현영 변호사입니다.
현행법상 부동산은 다수의 지분권자가 공동으로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동소유 부동산의 사용방법에 관하여 공유자들 간에 이견이 없다면 상관이 없으나, 만약 그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떤 기준으로 사용방법을 정해야 하는지를 정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민법은 공유물의 관리는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법 제265조). 따라서 공유물은 과반수 지분권자의 의사에 따라, 혹은 의견이 일치하는 공유자들의 지분이 과반수인 경우 그 일치된 의견에 따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의 공유물을 두 명이 각 2분의 1씩 지분을 갖고 있는 경우, 위 민법 규정에 따르면 해당 공유물의 사용에 관하여 공유자 전원의 의사가 일치해야 그 방법대로 사용할 수 있는바, 만약 위 두 명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유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발생합니다.
민법에 의하면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는데(법 제263조), 위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분 과반수의 일치된 의사가 없는 경우, 소수지분권자가 공유물 전부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지 위 법률의 규정만으로는 알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하에서는 최근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살펴보면서, 지분권자의 공유물 사용에 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해보겠습니다.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안과 쟁점을 간략이 요약하면,
원고는 이 사건 토지의 1/2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른바 소유지분권자로서, 그 지상에 소나무를 식재하여 토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소나무 등 지상물의 수거와 점유 토지의 인도 등을 청구하였습니다.
원심은 원고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공유 토지에 대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공유 토지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 공유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서 방해배제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공유물의 사용, 관리와 보존행위, 그리고 부동산 인도청구와 방해배제청구에 관한 민법 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민법
제263조(공유지분의 처분과 공유물의 사용, 수익)
공유자는 그 지분을 처분할 수 있고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 수익할 수 있다.
제265조(공유물의 관리, 보존)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 그러나 보존행위는 각자가 할 수 있다.
제213조(소유물반환청구권)
소유자는 그 소유에 속한 물건을 점유한 자에 대하여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그 물건을 점유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반환을 거부할 수 있다.
제214조(소유물방해제거, 방해예방청구권)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소유권을 방해할 염려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그 예방이나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고, 공유물 관리에 관한 사항은 지분의 과반수로써 정하나,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 보존행위를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존행위란 공유물 침해자로부터 공유물을 보존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공유물 사용을 방해하고 있는 자에 대한 공유물 인도청구, 방해재제청구를 의미합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전의 대법원 판결은, 소수지분권자는 공유물의 보존행위로써 공유물의 사용을 방해하는 다른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공유물 인도청구와 방해배제청구를 모두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소수지분권자는 다른 소수지분권자에 대하여 공유물 방해배제청구는 할 수 있으나, 인도청구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원합의체에서 반대의견은 둘로 나뉘어, 기존 판례대로 인도청구와 방해배제청구를 둘다 할 수 있다는 의견과, 인도청구와 방해배제를 둘다 청구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의견과 반대의견들의 근거들을 살펴보면, 위 민법 제263조에서 정한 "공유자는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의 의미를 더욱 깊이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다수의견은,
공유물의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다른 공유자와 협의하지 않고 공유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경우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 중 1인인 피고가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어, 다른 공유자인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하는 경우, 그러한 행위는 공유물을 점유하는 피고의 이해와 충돌한다. 애초에 보존행위를 공유자 중 1인이 단독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보존행위가 다른 공유자에게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행위는 보존행위라고 보기 어렵다.
② 피고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단독 소유자인 것처럼 공유물을 독점하는 것은 위법하지만, 피고는 적어도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는 공유물 전부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 따라서 피고에 대한 인도청구를 허용한다면, 피고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함으로써 피고가 적법하게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권"까지 근거 없이 박탈하는 부당한 결과를 가져온다.
③ 원고는 소수지분권자일 뿐 과반수지분권자가 아니므로 단독으로 공유물의 사용방법을 피고의 사용을 배제하는 것으로 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에 대한 인도청구의 권원이 없다.
④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공유물 인도청구 인용 판결과 그에 따른 집행의 결과는 원고가 공유물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되어, 이전의 "소수지분권자가 다른 공유자를 배제하고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와 다르지 않다.
⑤ 원고는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면서 원고의 공유지분권을 침해하고 있는 피고를 상대로 지분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하고 있는 위법 상태를 충분히 시정할 수 있다.
원고는 공유물이 종류(토지, 건물, 동산 등), 용도, 상태(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전후로 한 공유물이 현황)나 당사자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원고의 공동 점유를 방해하거나 방해할 염려 있는 피고의 행위와 방해물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방해의 금지, 제거, 예방을 청구하는 형태로 청구취지를 구성할 수 있다. 법원은 이것이 피고의 방해 상태를 제거하기 위하여 필요하고 원고가 달성하려는 상태가 공유자들의 공동 점유 상태에 부합한다면 이를 인용할 수 있다.
라고 하였습니다.
반대의견1은,
공유관계에서 소수지분권자인 피고가 자의적으로 공유물을 독점적으로 점유하는 위법 상태를 초래하여 그와 같은 위법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경우, 이를 적법한 사태로 회복하기 위하여 다른 소수지분권자인 원고는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한 피고는 다른 공유자들과의 관계에서 공유물의 전부나 일부를 독점할 권리가 없으므로, 피고의 독점적 점유는 전체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점유의 사실적, 불가분적 성질을 고려할 때 피고의 점유가 그의 지분 범위에서는 적법하고 이를 초과하는 한도에서만 위법하다고 나누어 볼 수 없다. 공유자들 사이에 아무런 합의나 결정이 없어서 피고가 보유하는 "지분비율에 의한 사용권"이 어떠한 내용의 것인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면, 피고가 내세우는 사용권이란 단지 관념적인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에게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명하더라도 피고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②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원고가 자신의 소수지분만을 근거로 하여 공유물 전부를 자신에게 인도해 달라고 청구할 수 없겠지만, 공유물의 보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자신의 지분에 한정되지 않고 공유물 전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③ 원고는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체 공유자를 위한 보존행위로서 공유물을 인도 받게 되므로 원고가 취득하게 되는 점유는 모든 공유자들을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러한 점유가 공유물을 위법하게 독점하던 피고의 종전 점유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④ 원고의 인도청구를 허용한 결과 종전 점유자인 피고가 일시적으로 점유에서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는 피고의 독점적 점유를 해제하고 위법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반사적 결과이므로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라고 하였습니다.
반대의견2는,
민법 제263조에 근거한 공유물이 사용권은 법령에 의하여서는 권리의 내용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일반적·추상적 권리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공유물의 사용 방법에 관하여 공유자들 사이에 과반수 지분에 의한 정함이 없는 경우에는 어느 공유자도 그 내용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신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수의견이 소수지분권자의 인도청구를 부정하면서도 방해배제청구를 긍정하는 것에 찬성할 수 없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공유자들 사이에 공유물의 사용 방법에 관한 결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공유자들이 가지는 "지분비율에 따른 사용권"이란 일반적·추상적 권리에 불과하고, 이를 소로써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라고 할 수 없다.
② 공유자들이 공유물을 사용하는 법률관계는 다음의 둘 중 어느 하나로 귀결된다. 공유자들이 관리방법으로 결정된 특정한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하는 모습이거나, 그러한 결정이 없이 각자 자신의 원하는 방법으로 공유물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며 대치하는 상태이다. 다수의견이 말하는, 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아무런 정함이 없음에도 공유자들이 특정한 방법으로 물건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제3의 영역은 관념적으로만 존재할 뿐 법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불가능한 상태를 달성하기 위한 명목으로 방해배제를 인정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
③ 원고 역시 소수지분권자에 불과하여 과반수 지분에 따른 결정 없이는 특정한 형태로 공유물을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가 없으므로, 원고가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피고를 상대로 토지의 인도를 청구하거나 방해배제를 청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피고의 점유는 위법하지만 원고가 그 배제를 청구할 수 없는 결과 현재의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고, 피고가 공유 토지를 지상물의 소유를 통해 점유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공유 토지를 점유하는 한 태양에 불과하여 원고가 그 철거를 청구할 수도 없다고 보아야 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사견으로, 공유물 사용에 관한 과반수 지분의 일치된 의사가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공유물을 소수지분권자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상태와, 누구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서 각 지분권자가 공유물 전부를 사용하는 상태를 구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위 사안에서 피고가 공유 토지에 원고의 동의 없이 소나무를 심어놓음으로써 위 토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태라면, 원고는 피고에게 소나무를 이전하라고 청구하여 피고의 공유 토지 독점적 사용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나무가 이전 되면 공유 토지는 누구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와 같은 상태는 언제든지 당사자간 합의 방법대로 공유물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이고, 위 합의를 위하여 빈 토지로 두는 것도 일종의 공유 토지 사용 방법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원고 입장에서는 피고가 공유 토지에 소나무를 심어 놓아 공유 토지를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와, 소나무를 이전하여 일단 사용이 가능하게 된 상태는 실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합의가 불필요한 사용, 가령 토지 위를 이동한다거나, 일시적으로 토지 일부분에 물건을 놓는 것 등, 피고의 공유 토지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통상 용인될 수 있는 사용은 소나무가 이전될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더욱이 만약 공유물이 건물인 경우, 건물을 피고가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원고도 피고의 허락을 받지 않고 같이 건물을 사용하는 것은 실제적인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유물 전부를 지분의 비율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관념적·추상적 개념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공유물의 인도는 청구할 수 없으나, 방해배제는 청구할 수 있다는 다수의견은 타당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번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심도있는 법리 탐구를 해보았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러한 기회로 생각을 단련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이런 시간은 대부분의 변론에서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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