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원 민사 전문 정현영 변호사입니다.
토지 위에 건물이 지어져 있는데, 그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른 경우, 토지소유자는 그 소유권에 기하여 건물소유자에게 건물 철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어진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좋은 것은 아니므로, 토지소유자가 항상 건물 철거 청구를 할 수 있다고 허용하는 것은 왠지 꺼림칙한 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토지소유자가 자신의 토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는 박탈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법원 판례는 일정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가 건물소유자로 하여금 토지를 계속 사용하게 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보고 토지소유자의 건물 철거 청구권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대법원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란,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이 동일인에게 속하였다가, 매매 등의 원인으로 각각 그 소유자를 달리하게 된 경우에, 그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으면 건물소유자로 하여금 토지를 계속 사용하게 하려는 것이 당사자의 의사라고 보아 관습법에 의하여 건물소유자에게 인정되는 지상권을 말합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지와 그 지상의 건물이 동인인의 소유에 속하였어야 합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매매계약 등 법률상 규정된 것이 아닌 원인으로 각각 소유권을 달리하게 되어야 합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다른 사람에게 귀속될 때 당사자 사이에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어야 합니다.
위 요건을 전부 충족한다면 건물소유자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합니다.
그런데 대법원 판례는 위 각 요건을 세부적으로 살펴 어떤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성립이 부정되는 경우는 대체로 토지소유자가 건물소유자에게 토지를 사용하도록 허락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크게 침해하는 경우 등입니다.
먼저 위 1.요건인 "동일인 소유"에 관하여 살펴보면,
동일인으로 소유권이 귀속된 것이 원인무효로 이루어졌다가, 이후 원인무효를 이유로 등기가 말소되어 소유권이 달라진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4189 판결).
건물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미등기나 무허가 건물에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나(대법원 1991. 8. 13. 선고 91다16631 판결), 그 건물을 원시취득한 경우에 한합니다. 즉, 미등기건물이 대지와 함께 양도되었는데 대지에 대해서만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 대지가 경매되어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8. 4. 24. 선고 98다4798 판결).
원소유자로부터 대지와 건물이 한 사람에게 매도되었으나 대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만 경료되고 건물의 소유명의가 매도인 앞으로 남아 있어 형식적으로 대지와 건물이 그 소유명의자를 달리하게 된 경우에도, 대지의 점유·사용 문제는 매매계약 당사자 사이의 계약에 따라 해결할 수 있으므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되지 않습니다.
토지공유자 중 1인이 공유토지 위에 건물을 소유하다가 대지지분만을 양도한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하면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대해서까지 지상권설정의 처분을 허용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93. 4. 13. 선고 92다55756 판결, 대법원 1998. 9. 27. 선고 87다카140 판결)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한 경우, 명의신탁 해지만으로는 건물소유를 위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86. 5. 27. 선고 86다카62 판결).
타인 토지 위에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신축한 건물을 매수한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66. 5. 17. 선고 66다504 판결).
토지매매에 수반하여 토지소유자가 토지대금을 다 받기 전에 매수인에게 그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할 수 있도록 토지사용을 승낙하였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당사자 사이에 그 토지에 관한 지상권설정의 합의까지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된 경우에, 토지매수인은 비록 위 사용승낙에 기하여 건물을 신축 중이었다 하더라도 그 토지를 신축건물의 부지로 점유할 권원을 상실하고, 건물소유자에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88. 6. 28. 선고 87다카2895 판결).
나대지상에 가등기가 경료되었고, 그 뒤 대지소유자가 그 지상에 건물을 신축하였는데, 그 후 그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경료되어 대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인정하면 애초에 대지에 채권담보를 위하여 가등기를 설정한 사람의 이익을 크게 해치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건물을 위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94. 11. 22. 선고 94다5458 판결).
위 2.요건인 "매매 등"에 관하여 살펴보면,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을 달리하게 되는 경우란 매매, 대물변제, 증여, 공유물 분할, 강제경매, 공매 등입니다. 통상 매매 등으로 소유권이 변경되기 전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한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강제경매로 인하여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에는, 경락인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매각대금 완납시가 아니라 경매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기준으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52140 판결).
강제경매로 인하여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본압류에 이어진 가압류가 있었던 때에는 가압류가 있었던 때를 기준으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2. 10. 18. 선고 2010다52140 판결).
강제경매로 인하여 건물과 토지의 소유자가 달라진 경우, 압류나 가압류가 있기 이전에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다가 강제경매로 그 저당권이 소멸한 경우에는, 그 저당권설정 당시를 기준으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동일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09다62059 판결).
위 3.요건, 즉 건물을 철거한다는 특약이 없어야 하고, 건물철거에 대한 합의 등 특별한 사정에 대한 입증책임은 그러한 사정을 주장하는 자(건물철거를 주장하는 자)가 집니다.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면, 건물소유자는 건물이 철거될 때까지 토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으므로, 토지소유자가 건물의 철거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토지사용권은 건물의 유지 사용에 일반적으로 필요한 범위에 한하며, 지료는 당사자간 합의 또는 법원의 결정으로 정합니다.
단, 법정지상권 취득 당시의 건물이 멸실되어 다시 신축하거나 건물의 독립성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것을 개축하여 양 건물이 동일성을 상실한 경우에는 건물소유를 위한 법정지상권은 소멸합니다(대법원 1985. 5. 14. 선고 85다카13 판결).
이상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르게 된 경우에 관한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만약 건물을 철거당할 위험이 발생하였다면 위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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