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원 민사 전문 정현영 변호사입니다.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손해가 발생한 것은 분명한데, 그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확실치 않는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은 개별 약정과 각종 특별법에서 정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대비해 위약금을 걸어두는 것은 개별 약정에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예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법에서 정하는 대상이 그 법에서 정한 의무를 불이행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때에는 손해를 배상할 것을 규정한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청구권의 직접적인 근거는 개별 약정 또는 각종 특별법에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약정 내지 특별법이 없다면 민법을 보아야 합니다. 손해배상청구권의 근본은 민법에 있기 때문입니다.
개별 약정 내지 특별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은 그 내용이 방대하여 한꺼번에 다 들여다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의 근본이 되는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에 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민법은 손해배상청구권의 법적 근거로 불법행위와 채무불이행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경우에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하고, 각각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양 청구권이 경합합니다.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먼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보겠습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요건은, 상대방이 ① 고의 또는 과실로 ② 위법한 행위를 하여 ③ 손해가 발생하였고, ④ 상대방의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었을 것입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형사법상 죄의 성립과 자주 관련됩니다. 하지만 형사법상 죄의 성립 요건과 별도로 판단되며, 특히 구별되는 부분은 형사법상 죄는 고의를 요구하나 민법상 불법행위는 과실로도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위 "과실"에 관하여, 사회평균인으로서의 주의의무 위반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사회평균인이란 그때그때 상황에서 보통인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으로서의 과실은 이른바 추상적 과실만이 문제되는 것이고 이러한 과실은 사회평균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지만, 그러나 여기서의 '사회평균인'이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인 일반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의 구체적인 사례에 있어서의 보통인을 말하는 것이다.
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12532 판결
그리고 가해자가 "위법한 행위"를 했어야 하는데, 위법한 행위란 법령을 위반한 것뿐만 아니라 계약관계에서 발생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도 포함합니다. 위법행위의 정도는 사회통념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법행위 성립요건으로서의 위법성은 관련 행위 전체를 일체로만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문제가 되는 행위마다 개별적·상대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어느 시설을 적법하게 가동하거나 공용에 제공하는 경우에도 그로부터 발생하는 유해배출물로 인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는 그 위법성을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경우의 판단 기준은 그 유해의 정도가 사회생활상 통상의 수인한도를 넘는 것인지 여부이다.
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1다734 판결
그리고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손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합리적으로 판단합니다.
민사 소송에서는 주로 감정을 통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합니다. 신체손해의 경우에는 신체감정, 재산손해의 경우에는 부동산 또는 물건에 대한 시가감정, 건설 하자의 경우에는 하자감정을 통해 손해배상액을 산정합니다.
감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개별적인 입증자료를 통해 손해액을 입증해야 합니다. 개별적인 입증자료만으로 손해액이 모호한 경우에는 법원에서 직권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나, 그것이 안되면 결국 정신적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는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의 위법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인과관계는 모든 인과관계가 다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상당인과관계이어야 합니다. 상당인과관계란, 법률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위법한 행위와 피해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일반적인 결과 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8다221676 판결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위 요건들이 모두 입증되어야 인정됩니다.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으므로, 원고가 입증을 다하지 못하면 청구가 인정되지 않게 됩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기간"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이내,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입니다.
다음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보겠습니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상대방이 고의 또는 과실(귀책사유)로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손해가 발행했을 때 성립합니다.
채무불이행의 경우에는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않은 것 자체가 위법하기 때문에 별도의 위법성을 요하지 않습니다.
채무불이행에 있어서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이 행하여지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가 바로 위법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고, 다만 그 이행하지 아니한 것이 위법성을 조각할 만한 행위에 해당하게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채무불이행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은 불법행위에서의 고의 또는 과실과 같은데, 구별되는 점은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에 대한 입증책임의 귀속입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서는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을 원고가 입증해야 하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에서는 원고가 약정 위반 사실을 입증하면, 피고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다는 점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임차인의 임차물반환채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이 그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려면 그 이행불능이 임차인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은 것이 아님을 입증할 책임이 있으며, 임차건물이 그 건물로부터 발생한 화재로 소실된 경우에 있어서 그 화재의 발생원인이 불명인 때에도 임차인이그 책임을 면하려면 그 임차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38182 판결
계약상 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했는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무불이행이 있으면 곧 발생하리라고 예상되는 손해(통상손해)가 손해액이 될 것이고, 피해자에게 특별히 발생하는 손해가 있고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 부분(특별손해)도 손해액에 포함됩니다.
민법 제393조(손해배상의 범위)
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②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의 책임이 있다.
그리고 계약상 의무 불이행과 손해의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채무불이행시부터 진행하며, 그 기간은 각 채무의 성질에 따릅니다(ex : 일반채권 10년, 상사채권 5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둘 다 상대방의 고의 또는 과실을 요구합니다.
상대방에게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100%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과실상계가 문제 될 여지는 없지만, 상대방에게 과실이 있고 피해자에게도 주의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에는 과실상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과실상계란 피해자가 손해 발생에 기여한 경우 그 기여한 정도를 배상액에서 상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민법
제396조(과실상계)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
제763조(준용규정)
제393조, 제394조, 제396조, 제399조의 규정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에 준용한다.
대법원 판례는 사회통념상 피해자에게 단순한 부주의가 있는 경우에도 그로 인해 손해가 확대되었다면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법상 과실상계 제도는 채권자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주의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 공평의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채권자의 그와 같은 부주의를 참작하게 하려는 것이므로 사회통념상 혹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단순한 부주의라도 그로 말미암아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원인을 이루었다면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고,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의 과실상계 사유의 유무와 정도는 개별 사례에서 문제된 계약의 체결 및 이행 경위와 당사자 쌍방의 잘못을 비교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이 때에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한 것이 아닌 한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원 2000. 6. 13. 선고 98다35389 판결
반면에, 대법원 판례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하여 고의적으로 사태를 야기한 경우에는 과실상계 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민법 제396조는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 있어서 채권자에게도 채무불이행에 관한 과실이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으로서는 채무자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고의에 의한 채무불이행으로서 채무자가 계약 체결 당시 채권자가 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에 관하여 착오에 빠진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이용하거나 이에 적극 편승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그 결과 채무자가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게 되는 경우 등과 같이 채무자로 하여금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채권자의 과실에 터 잡은 채무자의 과실상계 주장을 허용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7다88644 판결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과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 그리고 과실상계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실제 사례에서는 개별 약정, 각종 특별법에서 정한 대로 손해배상을 많이 하지만, 그러한 약정, 특별법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약정과 특별법도 민법상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성격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위 민법상 일반론에 관한 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알아두시고, 여러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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