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병원 입점 지연시 약국 분양계약 해제
판례로 보는 병원 입점 지연시 약국 분양계약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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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로 보는 병원 입점 지연시 약국 분양계약 해제 

최아란 변호사

안녕하세요.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입니다.

약국의 매출은 처방전의 수와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내과나 소아과 등 일일 처방전 발급량이 많은 병원이 입점해있는 건물의 경우, 약국 입점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러한 사정은 누구보다 상가 건물 분양업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병원이 입점하기 좋은 위치에 있는 상가 건물의 분양업자는 먼저 약국 자리를 지정하고, 해당 자리에는 시세 대비 높은 분양대금을 책정하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병원 입점에 성공할 경우 과에 따라 분양대금과 별도로 수수료 명목의 금원을 챙기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분양자가 "병원을 입점시켜주겠다"라고 약속하고 약국을 유치하였는데 병원 유치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경우, 약국 수분양자는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있는지부터 살펴야

약국 수분양자가 병원 입점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분양자에게 병원을 입점시킬 의무가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양자가 언제까지 병원 몇 개 과를 입점시켜주겠다"라고 약정했다는 점에 대한 확실한 주장과 입증이 필요합니다. 실제 판례에서는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병원 입점 의무의 유무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약국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사건

수원지방법원 2021. 9. 15. 선고 2020가합12151 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9. 15. 선고 2020가합12151 판결에서는

① 분양계약서에 '본 건물에 약국은 원고가 분양받은 1개 호실만 지정하기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위 분양계약서와 같은 날 작성된 약국 입점 계약서에는 '본 건물 3, 4, 5층의 병원의 진료과목은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정형외과(4개과)이며, 10년 임대계약을 체결하기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위 약국 입점 계약서에는 분양자가 특정일자까지 병원 임대 관련 사항을 수분양자에게 제공하면, 수분양자는 병원 임대 관련 사항을 확인하고 분양자에게 추가금액을 지급하기로 되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외에도 약국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인정된 사례는 상당히 많은데, 해당 사건들 대부분에는 분양계약서 또는 분양계약 당시 작성된 별도의 서류에 분양자의 병원 입점 의무를 추단하게 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약국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1. 1. 8. 선고 2020가합100805, 2020가합102160 판결에서는

① 분양계약서에 약국 독점 지정 계약이라고는 정하고 있으나 병원 입점에 대한 기재가 없는 점,

② 원고의 약국 분양계약 체결에 앞서 분양대행업체 직원이 원고에게 '곧 시행사가 병원 입점 관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니 그보다 며칠 빠르게 약국 분양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한 것은 병원 분양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점,

③ 분양대금이 인근 상가 대비 고가로 책정된 것은 약국 독점 운영에 따른 대가일뿐 병원 입점 의무와 직결되지 않는 점,

④ 피고가 병원 입점을 위해 노력한 것은 상가 가치 상승을 위한 것이지 이 사건 분양계약상 피고의 의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분양자에게는 병원 입점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요컨대 위 사건에서는 분양자에게 병원을 입점시킬 의무가 있다는 점을 나타낸 명시적인 서류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부에서는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지 못한 것입니다.

결국 약국 분양계약을 체결할 당시 분양자로부터 "병원을 입점시켜주겠다"라는 명시적인 서류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서류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병원 입점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분양계약을 해제하고 분양대금을 돌려받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분양계약을 해제하려면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병원 입점 의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입점하는 것이 약국 분양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병원이 입점되지 않으면 약국 분양계약의 목적이 달성되지 아니하여 수분양자가 그 분양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여겨질 정도"의 사정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병원 입점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약국 분양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한 사건

대구지방법원 2021. 7. 1. 선고 2020가합206360 판결에서는


① 약국 분양계약 당시 분양자가 책임지고 병원을 입점시켜주겠다는 확약서 등을 작성한 점,

② 약국을 운영하기 위하여는 같은 건물 내에 충분한 수의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는 병원이 있어야 하고, 만약 같은 건물에 병원이 입점하지 않거나 예상보다 적은 수의 병원이 입점함으로써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수의 처방전이 발급되는 경우에는 그 약국을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 점

등 약국 수분양자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려 병원 입점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다면 이를 이유로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요즈음에는 병원 근처가 아니면 약국 운영이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따금 분양자들이 '병원이 입점되지 않았더라도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거나 '병원 입점을 위해 충분히 노력하였으니 분양계약은 해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판부는 분양자의 주장을 배척하고 "병원 입점이 되지 않았다면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분양자에게 받아낼 금액은?

분양자에게 병원 입점 의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면 다음으로 확인할 것은 분양자에게 얼마를 받아낼 수 있는지 입니다.

기지급된 분양대금 + 손해배상금을 반환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사건


대구지방법원 2021. 7. 1. 선고 2020가합206360 판결은 분양자의 병원 입점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약국 분양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판단한 사건입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은 분양자는 수분양자에게

원상회복으로서 분양자는 수분양자로부터 지급받은 분양대금 전액을 반환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손해배상으로서 수분양자가 병원이 입점될 것이라고 믿고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 역시 반환하여야 한다

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맺음말

약국은 병원과의 관계에서 철저히 을의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이로 인해 약사들은 병원 건물에 입주하기 위해 부동산 컨설팅 업체에는 적정한 건물을 물색해주는 비용으로 고액의 컨설팅 수수료를 지불하고, 신규 분양 건물의 경우 분양자에게 고가의 분양대금도 모자라 병원 입점 수수료를 지급하는가 하면, 병원에는 지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 내지 수억 원의 금원을 별도로 지급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앞서 살핀 판례들을 보면, 법원은 열악한 지위에 놓여 있는 약사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므로 분양자가 약속과는 달리 병원 입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 먼저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병원 입점 의무의 이행을 촉구하시는 것부터 차근차근 법적 대응을 시작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 최아란 변호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앞장서서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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