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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형 집행유예를 받은 사례 

연제웅 변호사

벌금형 집행유예




A와 B는 사귀는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둘은 서로 다투다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헤어진 이후에도 A와 B는 다툼이 지속되었습니다.

이에 A가 B를 스토킹 및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하여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서로 사귀다가 헤어진 경우에 법정에 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서로 모르는 사이일 때보다 더 지저분하게 소송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A와 B는 서로 사귀는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헤어지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헤어진 이후에도 서로 다툼이 지속되었습니다. 이후 남성 A가 여성 B를 고소하였고, 여성 B는 기소되어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공소장 기준으로 여성 B는 죄질이 매우 나빴습니다. 공갈, 공갈 미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명예훼손, 주거침입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공소장에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성 B가 변호인에게 털어놓는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남성 A가 여성 B에게 병을 옮겼고 남성 A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싸움이 격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남성 A 또한 여성 B에게 똑같이 공갈, 주거침입 등의 범죄행위를 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남성 A는 집요하게 증거를 채집한 반면 여성 B는 생각하기도 싫어서 모든 증거를 삭제한 상태였습니다.

이 사건은 실무적으로 보았을 때 몇 가지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재판은 기본적으로 증거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여성 B에게 유리한 증거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여성 B는 주된 잘못은 남성 A가 하였는데 자신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이 사건은 의학적인 논점이 들어가 있어서 중요 논점을 파악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주변 지인 의사들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해보고 일부 내용은 의학적인 논점을 공부하여 남성 A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찾아내었습니다.

남성 A는 여성 B에게 질병을 옮겼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성 A는 해당 질병과 상관없는 진단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이를 발견하지 못하였고 여성 B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기소를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남성 A가 몇 가지 부분에서 거짓 증거를 제출하였음을 입증하자 재판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여성 B가 비교적 과격하게 남성 A에게 항의하였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판사로서도 판결 내리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재판이었습니다.

형식적인 법 적용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여성 B가 잘못을 했음은 명백했습니다. 그러나 도덕적인 잣대로 본다면 남성 A가 오히려 정말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남성 A는 여성 B에게 병을 옮겼음에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고 사건과 상관없는 진단서를 제출하여 수사기관을 우롱하였습니다. 그리고 남성 A는 법정에서도 거짓 진술을 일삼았습니다.

재판부는 고심 끝에 여성 B에게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여성 B로서는 만족할 만한 재판이었습니다. 여성 B도 자신의 잘못은 기본적으로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항의한 부분은 분명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성 B는 상대방 남성 A에게 무조건 사과하고 잘못했다고 말하는 재판은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습니다. 상대방 남성 A의 잘못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건은 변호사가 실무적으로 보았을 때는 재판이 참 어렵구나 싶은 사건이었습니다. 본 사건은 실무적으로 보면 양형을 다투는 사건에 해당합니다. 이럴 경우 보통 변호사들은 피고인의 억울한 부분을 잘 다루지 않습니다. 전부 인정하는 형태로 재판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본 사건의 경우에는 남성 A의 거짓을 집중적으로 찾아내어 무죄 사건에 가깝게 사건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남성 A의 거짓 진술과 가짜 진단서를 입증하자 피해자와 피고인의 경계가 무너지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판사는 이를 고려하여 양형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해준 것입니다.

판사 입장으로서는 자신의 재량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선처를 하여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여 주었던 것입니다.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 형법 제62조 제1항


재판에는 생각보다 변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경력을 쌓은 변호사라도 재판은 항상 어려운 것입니다. 이 재판의 경우에 다툰다는 것은 형량을 높일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재판부에서 진실한 반성을 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일 위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대방 남성 A의 잘못을 정확하게 찾아내자 오히려 형량을 크게 낮출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에게도 이 판단은 항상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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