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관련 판례와 소송대응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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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사고 관련 판례와 소송대응방법 

홍경열 변호사

급발진 사고 관련 판례와 소송대응방법


최근 이슈가 되고, 또 주기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으나 해결되지 않고 있는 급발진 의심사고

급발진과 관련된 소송 상 이슈에 대해서 판례를 정리하고 소송을 진행하는 방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급발진 소송에서 차량의 결함이 인정된 케이스는 딱 한번 뿐이고, 그 케이스 역시 아주 특이한 상황에서 인정된 것이며, 확정된 판례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 법원의 입장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두 가지 판례를 소개함으로써 급발진에 대한 우리 법원의 입장을 추측해보고 

나아가 소송 상 대응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의견을 내고자 합니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17. 1. 20. 선고 2015고단912 판결]

위 판례는 형사 사건에 대한 판결로 급발진 사건이 민사 건인데 왜 형사 판례를 거론하는지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 사건에 대한 판결문 내용 중에는 급발진에 관한 유의미한 판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 사건의 피고인은 승용차를 운전하여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갓길에서 급가속하여 4차선부터 1차선까지 조향장치를 변경하여 연달아 충격함으로써 피해자 6명에게 상해, 금전적으로 3,200만 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하였다는 이유로 도로교통법 및 교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사고의 원인이 피고인의 운전미숙이나 조향작동과실이 아닌 차량의 결함이라고 주장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차량결함을 의심하였고, 피고인이 유죄라고 판단하기에는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되지 않았다고 판단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우리 법원이 급발진을 인정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급발진이 의심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피고인이 운전을 잘못한 것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최소한 급발진이라는 현상이 있을 수 있고,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라는 것이 있다는 정도의 판단은 법원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 법원은 급발진이라는 것이 없다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 사건에서 법원이 급발진을 의심한 정황은 아래와 같습니다.

피고인은 최초 경찰 피의자신문 당시 “차가 이상했어요. 진짜 이상했다니까요”라고 진술하였고,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도 브레이크를 밝았으나 차량이 제동이 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

사고 당시 피고인이 운전한 00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가장 먼저 충돌한 ** 차량을 충돌하기 100여미터 전부터 “엄마야” 등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을 확인

감정인 OOO의 교통사고 원인감정{특히 수사기록 00면 이하의 블랙박스 영상사진(#2)}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에서 4차로 진행중인 ** 차량의 우측면을 충격한 직후 ++ 차량과 2차로 충돌하기 전 제동등 영역에 전구가 점등된 불빛이 식별되는 등 급발진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

00센터 또한 감정인 이계두가 지적한 같은 프레임{피고인 운전의 차량이 ** 차량과 1차로 충돌한 직후의 피고인 차량 테일 렘프(Tail Lamp) 부분}의 피고인 차량의 브레이크등을 분석한 결과, ‘브레이크등’ 적색 부분이 다른 부분의 적색보다 더 밝게 나타나므로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

만약 피고인이 운전미숙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받은 것이라면 소나타 차량과의 강한 충격으로 인해 가속페달에서 피고인의 발이 떨어지게 되고 충격으로 인한 운동에너지의 감소 등으로 피고인 운전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어야 할 것으로 보임에도 ** 차량에 장착된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소나타 차량과의 강한 충격 후에도 다른 차량들을 매우 빠른 속도로 밀어붙이는 영상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이 제동장치 이상을 포함한 차량결함의 의심


이상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피고인은 사고 직후 차량의 결함에 대한 주장을 한 사실이 있고, 차량 충격 훨씬 이전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차량과의 강한 충격으로 인해 가속페달에서 피고인의 발이 떨어지게 되고 충격으로 인한 운동에너지의 감소 등으로 피고인 운전의 차량이 속도가 줄어들어야 할 것임에도 속도가 빠른 상태로 다른 차량을 밀어붙이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급발진을 의심하였습니다.

해당 사건 차량의 EDR을 제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EDR 상으로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으로 표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EDR은 운전자가 조작한 내용이 아닌 차량이 인식한 신호를 기록하는 것으로 실제 조작과 다르게 기록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위 판례에서 유의미한 사실을 알아낼 수 있는데 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우리 법원은 급발진이라는 현상이 없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2. 사고 전부터 이상작동의 징후가 인정된다면 급발진을 의심할 수 있다.

  3. 물리적 법칙(관성의 법칙)을 근거로 급발진의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이중에서 제가 집중하는 것은 3번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5**** 판결]

위 판례는 최초로 급발진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입니다. 위 재판은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판결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 법원이 최초로 민사사건에서 급발진을 인정하고 

차량결함에 따른 책임을 물은 이유에 대해서 유의미한 정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 사건 재판부가 급발진을 인정한 사유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사고 장소 이전 300m부터 200㎞/h 이상의 속도로 고속 주행하는 것이 확인되는데, 위 주행 중에 다른 자동차들이 달리지 않는 갓길로 진행

2. 비상경고등이 계속 작동되었음.

3. 사고 이전 평균 80~100㎞/h 로 운행하였으나 급가속되었고, 과거 운전자가 과속 등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실이 없음

4. 브레이크 등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브레이크가 딱딱해져 밟히지 않았을 가능성 인정

즉 재판부는 운전자가 평소 달리지도 않은 속도인 200㎞/h라는 비정상적인 속도로 달렸고, 사고가 나기 이전부터 차량의 이상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행동(비상경고등, 갓길 주행 등)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급발진을 인정한 것입니다.

여기서도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급발진 소송에 대한 접근

제가 실제로 급발진의심사고 소송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 두 가지 판례에 제출된 내용은 물론 그 이상의 정보와 입증자료를 제출하였지만 안타깝게 법원은 차량결함에 의한 급발진을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페달을 착각해서 밟을 정도로 급박하지 않은 정차 후 서행 출발 상황이었다는 점, 

충격 후 단 1%도 가속페달 변위량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물리법칙에 반한다는 점, 

EDR에 기록된 것이 실제 엔진작동과 다르다는 점, 

운전자가 건강상 문제가 없고 이전에 사고를 낸 적도 없다는 점 등을 모두 주장하고 입증하였으나 

항소심에서도 급발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존중해야겠지만, 저는 판결에 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재판을 하면 당연히 패소할 수 있고 패소한 경우 판결문을 읽어보면 재판부의 판단이 일응 이해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급발진 소송은 판결문을 납득할 수 없었고 논리적으로 주장을 반박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적으로 급발진을 주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증거와 입증방향을 정리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1. 우리 법원이 급발진이라는 현상 자체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는다면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2. 그럼에도 급발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급발진이 아니고서는 설명되지 않는 명백한 증거가 필요하다.

  3. 따라서 사건과 관련된 모든 증거 수집에 집중해야 한다.

  4. 핵심적인 증거는 EDR, 사고 당시 전후방 블랙박스 영상, 사고 현장 주변 CCTV 영상, 가능하면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기타 영상과 녹음파일입니다.

  5. 특히 녹음파일이나 블랙박스 영상에는 소리가 녹음되어야 좀 더 유의미한 가치가 있고, 가능하면 사고 전 오래 전부터, 결함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녹음이나 녹화가 되어 있으면 좋습니다.

  6. 만약 가능하다면 결함이 발생한 시점부터 동승자 등을 통해 상황을 녹화하면서 위험하지 않다면 운전자의 발(제동장치 작동 여부 확인)을 직접 찍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7. 이상의 자료를 근거로 EDR과의 비교를 통해 모순을 찾고, 물리법칙에 반하는 부분과 경험칙에 반하는 부분을 찾아서 논증합니다.


이상의 내용은 제가 경험한 급발진 소송과 수집한 판례를 근거로 현재 우리 법원의 입장이 무엇인지를 가늠해보고 이길 수 있는 급발진 소송의 자료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한 것입니다.

소송에서 100%는 없고, 아무리 제 의견으로 급발진이 인정되어야 함이 명백한 사건이라도 패소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하고 수행한 과정에서 느낄 때 이러한 문제제기와 소송이 이어지다가 보면 분명 우리 법원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고, 특히 차량결함에 대한 강한 의심이 드는 사건이 하나만 사례를 만들면 급발진도 인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차량 급발진이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하셨다면 상담을 통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보았으면 합니다.

혹시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셨다면 가능한한 많은 증거를 수집하여 상담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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